프라이빗한 정원을 가진 디자인 주택

매거진 2017. 8. 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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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이 아름다운 집

경상북도 경산의 단독주택 택지 지구에 얼마 전 흰 담장을 가진 모던한 주택이 지어졌다. 아파트의 편리함에 마당의 낭만을 더한, 중정이 있는 집이다.


담으로 둘러싸인 어스름한 주택의 저녁 풍경. 어떤 마당이 숨어 있을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모습이다. 


둘 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건축주 부부는 아이들이 장성하고, 둘만이 꿈꾸던 집짓기를 실행했다. 경산에 꽤 오래 전부터 조성된 주택 단지에 마음에 맞는 땅을 찾고, 어떤 집을 지을까 많은 고민을 거쳤다. 퇴직을 한 후 어쩌면 B&B(Bed & Breakfast)를 운영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 2층은 독립적으로 구성하고자 했고, 노후에도 생활이 편리하도록 휠체어로 접근이 가능할 수 있는 집을 떠올렸다.


어느 곳에 서든 앞마당이 시야에 담기는 1층 실내. 창가 앞에 긴 테이블을 두고 가족은 나란히 앉아 식사를 즐긴다.  


대구를 기반으로 디자인 주택을 설계·시공하는 로터스 건축과 손을 잡자, 머릿속으로 구상한 집이 실체화되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미팅을 통해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읽어낸 석민호 대표는 ‘이웃과 소통하면서도 주택이 주는 즐거움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집’을 콘셉트 삼아 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영국에서 공간디자인 석사를 받고 설치미술가 겸 공간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현 작가가 힘을 실었다. 주택의 가치를 높이는 예술적 감성을 공간 곳곳에 불어 넣으며 집이 단순한 건물이 아닌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SEC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경산시

대지면적 : 389.10㎡(117.9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9.29㎡(39.17평)  |  연면적 : 211.53㎡(64.1평)

건폐율 : 33.23%  |  용적률 : 54.36%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7.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우레탄 도막방수 위 무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2종1호(THK100 단열재)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피마펜 독일식 시스템창호(24㎜ 로이복층유리)

설계 : 건축사사무소 기상

디자인&시공 : ㈜로터스건축 053-253-4533,  www.로터스건축.com


길가에 면한 담장의 모습. 포도나무가 알알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어떤 집들은 담을 낮게 하거나 아예 없애기도 하는데, 이웃의 눈을 의식하며 생활해야 한다면 주택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지요. 우리는 기능적으로 시선을 차단하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집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요소로 담장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석 대표의 말처럼 집은 앞마당의 높은 담장과 주차장 쪽의 사선 담장, 집의 우측면 수공간을 에워싼 높은 벽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각각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 입구에서 마당이 노출되는 것을 철저히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건축주는 마당에 빨래를 널고 편한 차림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며, 저녁이면 지인들과 파티를 여는 등 주택이 주는 즐거움을 오롯이 누리고 있다.

특히 빗물을 저장해 다시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된 입구의 수공간은 이 집의 백미다. 계곡에 있는 양,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경계석에 걸터앉아 이웃과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밤이면 은은히 밝히는 조명으로 정원 풍경은 더욱 낭만적이다.



GARDEN

PLAN – WALL


➊ 마당에 마련된 수도 시설. 잔디로 구획해 사각 형태로 알루미늄 가드를 두르고 그 안에 배수가 가능한 흰 자갈을 깔았다. 짙은 양잔디와 흰 자갈이 강한 색 대비를 이루며 마당에 포인트가 된다. 현무암 디딤돌은 현관으로 이어진다. ➋ 주차 공간과 안마당 사이의 담장. 가장자리를 사선 처리해 디자인적인 강렬함을 준다. 흰 담장 아래 화단은 역시 푸른 잔디와 수형이 독특한 포도나무를 심었다. 고리에 끼우는 형태의 밧줄이 대문을 대신한다. ⓒ석민호


➌ 2층 테라스에서 바라 본 1층 마당. 흔히 거실 앞 데크로 조성되는 자리를 자갈과 에폭시를 이용해 마감했고, 구배를 주어 물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중앙의 살구나무에는 한창 열매가 무르익었다. ➍ 정화조 등 시설물 상단은 자갈로 구획하고 그 위에 장독과 물확 등으로 배치해 마당을 꾸몄다. 야생화에 취미를 붙인 건축주는 곳곳에 모종을 심고 다가올 계절을 기다린다. ⓒ석민호



1st Floor

대지 동쪽에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 동산이 자리한다. 거실에서 그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 집을 남동향으로 앉히고 거실 한 가운데 다이닝룸을 배치했다. 가족들은 로터스 건축에 서 직접 디자인한 3.5m 길이의 긴 테이블에 앉아 정원을 마주한다. 부부가 나란히 같은 곳을 보며 단출하게 즐기는 식사 시간이 가장 행복한 때라고.


PLAN - 1F (39.04㎡)


➊ 안방 입구에서 바라다 본 오픈형 거실. 가구와 천장의 조명 선으로 공간을 구획한다. 


석 대표는 이러한 주택 생활의 여유를 제공하는 데는 기본적인 건축의 내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은 기본적인 내진 설계에 충실하고, 방수 및 투습에 있어 하자가 생기지 않도록 기밀테이프로 보완하는 등 시공에도 만전을 기했다. 또한, 성능 좋은 유럽식 시스템 창호와 미닫이창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틸트앤턴 시스템 창호는 주방에 적용하기에는 개폐 방식이 매우 불편하지요. 공간의 성격과 건축주의 동선을 읽어가며 그에 맞는 창호를 선택하는 것도 주택 설계에 있어 중요한 부분입니다.”


➋ 널찍하게 마련한 현관 공간. 2층으로 바로 올라가는 계단을 두어 각 층이 독립적이다. 


➌ 안방에 딸린 부부 욕실.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해 사용하는 공간으로 높은 창 덕분에 채광이 좋다.    ➍ 팬트리와 마주한 주방 수납 공간. 창 밖으로 보이는 화사한 행잉 화분이 집주인의 센스를 짐작케 한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벤자민무어 친환경페인트, 노루표 우레탄무황변도료, LG하우시스 친환경벽지

바닥재 : 1층 - LG하우시스 Z:IN 강마루 / 2층 - 소리잠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인탑스

조명 : 자체제작

계단재 : 뉴송 무절 판재

현관문 : 코렐

방문 : 한샘

붙박이장 : ㈜인탑스


➎ 부부침실은 아담한 규모와 안정적인 컬러 마감으로 수면에 충실하게 했다. 맞은 편으로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려 있다. 



2nd Floor

2층은 부부의 취미를 엿볼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다. 지금은 장성한 두 아들이 떨어져 살기에 가끔 와서 잠만 잘 수 있는 게스트룸을 하나 두고, 나머지는 1층처럼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느질을 좋아하는 안주인과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는 둘째 아들을 위해 소잉룸이 가장 크게 자리하고, 곁에는 어엿한 주방 공간을 배치해 편리하게 이용한다.


PLAN - 2F (25.05㎡)


2층 메인 공간은 바느질 작업실이다. 패널형 아트월로 벽면을 장식하고 별도의 주방 가구를 두어 쓰임에 불편이 없게 했다.


남편을 위한 공간은 가장 안쪽에 프라이빗하게 둔 서재다. 천장에 단차를 내어 조명과 스피커를 인입해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감상하기에도 제격이다. 남편은 이곳에서 취미로 가끔 그림도 그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한다.

2층에도 별도의 마당이 있다. 건축면적의 반을 할애한 베란다 공간이다. 촘촘한 양잔디를 깔아 맨발로 다닐 수 있어, 가족들은 이곳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기도 한다.


➋ 창을 통해 동쪽 풍광이 한가득 들어오는 서재


부부는 주택 생활을 시작하고 전에 없던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지인들과 나누는 저녁시간이 즐겁고, 각자의 취미 생활을 보내는 개인적인 시간도 크게 풍성해졌다.

“저희 집은 여느 집보다 주방은 좁지만, 팬트리 공간이 훨씬 넓지요. 1층엔 침실도 하나 뿐인데 그 역시 작지만 거기 딸린 드레스룸, 파우더룸, 욕실이 다 합하면 침실 면적이에요. 아파트와 다르게 식구가 필요로 하는 공간, 정말 누리고 싶은 공간에 면적을 할애하고 집중하니 삶이 정말 윤택해졌어요. 그게 바로 주택에 사는 매력 아니겠어요?”


➍ 2층 전면창을 통해 나가는 베란다 공간. 창호 바로 앞 부위는 배수를 고려해 자갈로 마감하고 나머지 공간은 잔디와 목재 데크로 구획했다. ⓒ석민호   


➌ 계단실을 지나 2층으로 들어서는 홀은 미니 벤치를 제작해 패브릭으로 감쌌다. 버려지는 공간 없이 효율적으로 디자인한 부분이다.    ➎ 2층 실내에서 보이는 동쪽 전경, 베란다 난간을 불투명 무늬유리로 제작해 조망을 크게 방해받지 않는다. 


안주인의 말처럼, 이 집은 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케 한다. 또한, 무엇보다 그런 디자인을 지지할 수 있는 건축주의 마음가짐 역시 집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열쇠임을 깨닫는다.


취재_ 이세정   |  사진_ 변종석, 석민호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8월호 / Vol.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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