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네트워크] '미친 이적료'의 시대 향한 바이에른 뮌헨의 대답

서호정 2017. 8. 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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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의 경쟁 팀들이 한 선수에 천억원을 쓸 때 바이에른은 거대한 유스 훈련장을 건설했다. 그들의 전략은 네이마르나 메시의 영입이 아닌 제2의 토마스 뮐러, 필립 람을 키우는 것이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올 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은 축구사의 새 장을 열었다. 수년 전만 해도 발롱도르 수상에 근접한 선수나 영입할 때 어울릴 법한 금액이 주전 선수 영입을 위해 어렵지 않게 지불됐다.

루카쿠(에버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8470만 유로), 모라타(레알 마드리드->첼시, 6200만 유로), 라카제트(리옹->아스널, 5300만 유로), 벤자민 멘디(모나코->맨체스터 시티, 5750만 유로), 카일 워커(토트넘->맨체스터 시티, 5100만 유로), 베르나르도 실바(모나코->맨체스터 시티, 5000만 유로) 시구르드손(스완지 시티->에버턴, 4940만 유로), 마티치(첼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470만 유로), 모하메드 살라(로마->리버풀, 4200만 유로), 보누치(유벤투스->AC밀란, 4200만 유로), 바카요코(모나코->첼시, 4000만 유로), 다비손 산체스(아약스->토트넘, 4000만 유로), 파울리뉴(광저우 에버그란데->바르셀로나, 4000만 유로) 베르나르데스키(피오렌티나->유벤투스, 4000만 유로)

그 중 하이라이트는 축구 역사상 최초로 이적료 2억 유로 시대를 연 네이마르다. 네이마르를 영입한 파리 생제르맹이 바르셀로나에 지불해야 하는 돈은 바이아웃 금액인 2억2200만 유로다.

이런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은 올 여름 이적시장을 비교적 조용히 보냈다. 리옹에서 톨리소를 영입하며 구단 지출 이적료 신기록을 썼는데, 4150만 유로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고, 분데스리가 내에서 보면 바이에른은 압도적인 지출을 하는 팀이다. 그러나 유럽 전체로 확장해서 팀이 차지하는 위상에 비하면 상당히 이성적인 자세라 할 수 있다. 종전 기록이었던 하비 마르티네스의 4000만 유로를 경신하는 데 5년이 걸렸다.

톨리소와 함께 올 여름의 주요 영입이라 할 수 있는 세바스타인 루디, 니클라스 쥘레는 호펜하임으로부터 각각 자유계약, 그리고 2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다. 그들과 클럽대항전에서 경쟁할 주요 팀들은 2~3명의 선수 영입에 1억 유로 이상을 가뿐히 썼다.

바이에른은 자금력이 뒤쳐지는 팀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 어디에 돈을 쓴 걸까? 최근 그들은 FC 바이에른 캠퍼스는 완공했다. 2015년 공사에 들어간 이 유스 아카데미에 들어 간 금액은 7000만 유로다. 바이에른은 그들에게 트로피를 하나 더 가져다 줄 수 있는 특급 선수 1명을 영입하는 대신 미래에 투자를 했다.

바이에른 담당 기자인 ‘골닷컴 독일’의 니클라스 쾨니흐 기자가 전한 FC 바이에른 캠퍼스의 규모를 보면 왜 구단이 900억원이 넘는 돈을 썼는지 알 수 있다. 뮌헨 북쪽에 위치한 캠퍼스는 바이에른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로부터 4km 거리에 있다. 팀의 창립일인 1900년 2월 27일에 착안해 잉골슈타터 거리 272번가에 위치한다.

총 30헥타르(30만 제곱미터) 규모로 1군 훈련장의 4배 규모다. 8면의 운동장과 2500명이 수용 가능한 경기장이 있다. 총 14개의 바이에른 산하 성인(2군), 유소년, 여성 팀이 사용한다.

오랜 시간 바이에른 뮌헨 2군 감독을 지낸 헤르만 겔란트가 책임자다. 실질적인 운영 전략을 짜는 브레인은 지난해까지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단장이었던 요헨 사우어다. 최근 팀의 단장으로 취임한 바이에른의 레전드인 하산 살리하미지치도 캠퍼스 운영이 주요 업무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사우어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레드볼 잘츠부르크의 현재를 만든 인물이다. 단장으로서 팀의 방향성을 만들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했다.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춘 잘츠부르크는 전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진 클럽이다. 그들의 전략은 형제 구단인 라이프치히에도 영향을 줬다.

황희찬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유망주를 영입한 사우어는 올해 초 바이에른으로부터 캠퍼스 운영을 맡아 달라는 러브콜을 받고 잘츠부르크를 떠났다. 지난 반년 동안 그는 캠퍼스에서 성장할 유망주들을 영입했는데 바이에른 뮌헨과 깜짝 성인 계약을 맺은 대한민국 18세 이하 국가대표 정우영(인천 유나이티드 유스)이 그 중 한명이다.

1999년생의 정우영 외에도 룩셈부르크 17세 이하 대표팀 미드필더인 라이언 닐스 요한손, 슈투트가르트의 막시밀리안 레베데프, 1860 뮌헨의 앙겔로 마이어, 운터하힝의 필립 헤어만, 함부르크의 데릭 켄 등 2000년 전후 출생의 유망주들이 대거 영입됐다.



바이에른은 2000년대 중후반 유스 출신의 황금 세대가 대거 등장했다. 필립 람을 시작으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토니 크로스, 홀거 바트슈트버, 다비드 알라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스 출신의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도르트문트, 호펜하임, 라이프치히 등이 육성 시스템과 인프라를 강화하며 위협이 시작됐다.

이적시장의 천문학적인 금액도 골치거리다.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등 이적료 상승을 주도하는 팀들은 수년 사이 급상승한 중계권료와 티켓 가격을 배경으로 삼는다. 파리 생제르맹은 카타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반면 분데스리가는 최대한 많은 팬들이 즐길 수 있게 티켓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중계권료 배분 체계도 어느 리그보다 평등하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지분 유지와 기업화를 규제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바이에른도 치솟는 이적료 경쟁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임계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투자한 것이 유스 시스템이다.

울리 회네스 바이에른 뮌헨 회장은 “미쳐가는 이적 시장과 연봉 폭등에 대한 우리의 답이다. 다른 클럽들이 선수를 영입해 경쟁력을 키울 때 우리는 이 곳에서 기술적, 전술적으로 능수 능란한 재능을 키워 팀이 지향하는 축구를 잘 해 내는 선수로 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우어 단장도 “이제야 호펜하임, 라이프치히, 도르트문트와 비슷한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이번 시즌은 인프라와 시스템의 전환기가 될 것이다. 거대한 인프라 활용에 익숙해지면 좋은 선수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팀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의 발전에 있어서 옳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라 확신한다”는 회네스 회장의 자부심 넘치는 발언에는 독일식 사고가 드러난다. 대세를 거스르고 뿌리를 강화하는 기본으로 돌아간 바이에른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나을까?

사진= 바이에른 뮌헨, Getty Images

영상= 바이에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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