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컬쳐 쇼크마저 유쾌한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2017. 8. 4. 20: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팔레스타인 난민에서 아랍권의 스타가 된 '무함마드 아사프'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아사프는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에 출연해 팔레스타인계 최초로 우승했습니다.

노래를 사랑하는 소년 '아사프'(카이스 아타라)는 언젠가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기를 꿈꾸지만, 난민촌에서는 악기 하나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팔레스타인 난민에서 아랍권의 스타가 된 '무함마드 아사프'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아사프는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에 출연해 팔레스타인계 최초로 우승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오디션 이벤트보다는 아픈 유년기와 성장스토리 등 드라마적 요소에 주목한 느낌입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2003년의 가자 난민 지구는 유혈분쟁과 출입통제 탓에 감옥과 다름없는 곳입니다. 노래를 사랑하는 소년 '아사프'(카이스 아타라)는 언젠가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기를 꿈꾸지만, 난민촌에서는 악기 하나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가족에 들이닥친 불행은 소년의 꿈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립니다.

몇 년 후, 전 세계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아랍 아이돌'의 2013년도 예선이 시작됩니다. 청년이 된 아사프(타우픽 바롬)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로 합니다. 대회가 열리는 이집트로 가려고 목숨을 건 밀입국을 해야 하기에 갈등은 커져만 갑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팔레스타인 태생인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천국을 향하여'·'오마르' 등 정체성 위기를 겪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고뇌를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한 연출가입니다. 신작인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에서도 전란으로 팔다리를 잃은 남성들과 공공장소에서 춤출 수 없는 여성들의 모습을 소년 아사프의 시선을 빌려 담아냈습니다. 전작보다 눈에 띄게 유쾌한 톤을 부각한 대신, 후반부로 갈수록 감독 고유의 색채는 다소 희석된 느낌입니다.

가수의 꿈과 팔레스타인의 민족혼이 연결되는 인과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아사프는 누나와 친구들에게 행복을 주려고 사랑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나 정작 아랍 아이돌 무대에서는 중간 설명 없이 애국에 대한 노래를 부릅니다. 택시 운전으로 학비를 충당하는 아사프의 자동차에 벤츠 마크가 버젓이 달린 점도 실소를 자아냅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전체적으로 평이한 스토리임에도 인사이더의 시선으로 본 가자 난민 지구의 일상을 위트 있게 버무렸다는 점에서 온 가족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실제 가자 난민 지구 태생인 아역들의 잔망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악기 살 돈을 장만하기 위해 창업 회의를 하고, 화상채팅을 하기 위해 달구지에 발전기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정겹습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극 전체에 코란 예배와 중동 특유의 가창스타일 등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여기에 아사프의 성장스토리와 가족애를 부각해 문화권 공통의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오디션 예선 후부터 결승까지 매주 이어진 오디션은 자막과 2013년 당시의 현장 응원 영상으로 처리됐습니다. '아랍 아이돌'의 열혈팬을 자청한 아부 아사드 감독이 군중과 함께 아사프를 응원하는 모습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촬영 로케이션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분쟁지역인 가자 지구의 촬영 로케이션이 앞서 있었던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돼 있었다고 합니다. 감독과 제작진은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폐허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돌렸다는 후문입니다.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한편, 기적은 아사프의 누나 '노우르' 역을 맡은 '히바 아타라'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이번 작품의 출연료로 가족과 함께 가자 난민 지구를 벗어나 네덜란드로 망명에 성공했습니다.

아부 아사드 감독 역시 스무 살에 네덜란드로 이주해 영화인의 삶을 시작했지요. 데뷔작으로 기적을 일군 팔레스타인 소녀가 어떠한 영화인으로 자라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17일 개봉.

영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올댓시네마 플러스 제공]

jwc@yna.co.kr

☞ '갑질' 박찬주 대장 前공관병 "아들 바비큐 파티 준비까지"
☞ 50일 근무 연봉 6천만원…20여년 '꿀보직' 운전사
☞ 바닷속에서 가출 10년 넘은 남성 유골과 차량 발견
☞ "와이프 곁에 절대 묻지 말라" 남편의 간절한 소원
☞ 노인의 돈 다발 바람에 흩어져…뛰어나온 시민들 어떻게 했을까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