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D-1]실패한 盧정부 전철 밟나.."수요 억제만으론 집값 못 잡는다"

성문재 2017. 8. 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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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대책 44일만에 '2차 대책' 발표
'수요 억제 초점' 노무현 정부 정책 닮나
수급 예측 실패시 정책 효과 기대 어려워
근본적 처방 없인 피로감·불확실성만 커져
"공급·수요 초과지역 구분해 주택 규모·평형 탄력적 적용을"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문재인 정부가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내놓은 첫번째 부동산 대책은 결국 실패로 판명됐다. 불과 44일만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은 첫 대책으로는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추가 대책에서 좀더 강도 높은 수요 억제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6년만에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고 주택거래신고제도 2년만에 다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투기 수요를 잡고야 말겠다는 호언장담에 걸맞는 고강도 카드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정책 취지대로 시장이 움직일 지는 미지수다.

◇투기 잡겠다는 文정부…노무현 정부 데자뷔

1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투기 억제 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을 연상케 한다. 당시 수급 예측 실패로 부동산 정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수요와 공급 모두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10월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LTV (주택담보인정비율) 강화로 포문을 열면서 처음 1년간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05년 초부터 다시 주택시장이 들썩이면서 그해 8월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강화했고 이듬해 3월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도입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다. 이후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대책을 잇따라 내놓은 뒤에야 시장의 과열 양상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었다.

당시 대내외 여건이 지금과 비슷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중 자본 유동성은 풍부하고 부동산 외 대체투자처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영국·호주·중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에서 집값 상승 압력이 상당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2일 발표될 부동산 대책(‘8·2 대책’)이 생각보다 강력한 수준의 규제책을 담고 있더라도 수요 억제를 중심으로 한 진단에는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과론적으로 노무현 정부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보유세를 강화하고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유동자금이 시장에 고여있는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만 쓴다고 해서 수요자들이 착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공급 확대 관련된 시그널을 안정감있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급 확대 없인 시장 안정화 어려울 것”

6·19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지역 아파트 매맷값 주간 변동률은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에는 무려 0.57%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도 활발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만4564건으로 올해 최다 거래를 기록한 6월(1만4475건)을 웃돌았다. 월별 기준으로도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후 최대 수준이다.

고강도 대책이 예상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특히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는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핀셋 규제’로 불린 6·19 대책 이후 나타난 시장 움직임에서 증명됐다. 오히려 잦은 부동산 정책 발표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질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책 효과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경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곤 미래를읽다투자자문컨설팅 대표는 “집값 안정의 근본적인 처방 없이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면 지정되지 않은 곳 중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뛸 수 있다”며 “양도세 강화의 경우 매물이 줄면서 오히려 집값이 크게 올랐던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초과 지역과 수요 초과 지역을 구분해 주택 공급 규모와 평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공급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이 시장 상황에 후행하기 보다는 시장을 선도해야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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