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컬러링북' 출간.. 역대 대통령 콘텐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티셔츠를 내가 원하는 색으로 채울 수 있다면? 지난 주 문 대통령의 컬러링북(색연필 등의 채색 도구로 삽화를 채우는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의 유년기부터 대통령 당선까지의 궤적을 담은 이 책은 대통령의 무대를 색칠 놀이라는 취미의 영역까지 확장시켰다.
이처럼 기존의 대통령 얼굴 포스터,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텀블러 등 ‘굿즈’를 넘어 대통령을 소재로 한 취미서적, 게임 등의 문화 콘텐츠로까지 확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문화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엄숙한 지도자가 아닌 내 이웃 같은 친근한 정부의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대한민국 대통령 콘텐츠의 효시 ‘YS는 못말려’

고(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이름은 ‘첫 문민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의 당선은 군인 출신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 시대의 종말을 의미했고 자연스레 그는 정권 초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친근한 이미지를 차용한 콘텐츠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대통령 풍자 유머집 ‘YS는 못 말려’가 대표적이다. 김 전 대통령 정권 초인 1993년 ‘세태 풍자집’으로 소개된 이 책은 출간 3주일도 안 돼서 20만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였다.


김 전 대통령은 어린이용 게임 서적 ‘YS는 내 친구(1994)’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2030의 추억 한 켠을 장식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출시된 비디오 게임 ‘YS는 잘 맞춰’에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퍼즐, 격투기 대결을 펼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보다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미국의 대통령 콘텐츠

한편 미국의 대통령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은 보다 노골적으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나타낸다.
미국의 작화가 M.G 앤서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2015년부터 당선된 오늘날까지 꾸준히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을 모델로 한 컬러링 북을 출간했다. 조지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등 미국의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들과 나란히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색칠하도록 하고 군중들이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시절 유세 현장을 그리는 식으로 트럼프의 지지를 표현한 것이다.
한편 앤서니는 다른 정치 거물을 소재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주인공으로 한 ‘감옥으로 꺼져 버려라(Go the F**k to Jail)’ 컬러링북도 냈으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삽화집 ‘잘 가 오바마(Goodnight Obama)’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성추문 파동 전까지 미국에서 사랑 받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기는 문화 콘텐츠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994년 클린턴 전 대통령은 EA사의 농구 게임 NBA JAM에 비밀 캐릭터로 등장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1997년 12월 백악관 여직원이었던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콘텐츠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묘사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르윈스키 사건으로 탄핵 위기를 겪은 이후 그가 가지고 있던 신뢰와 정치적 영향력의 무게 중심이 그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옮겨갔기 때문이다. 클린턴 내외의 권력구조는 일루미나티 게임 카드(일종의 예언 카드)에도 반영돼 있는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그 족쇄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쥐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정권 분노담은 게임콘텐츠들도 쏟아져
비단 친숙함만이 대통령 콘텐츠의 소재가 되는 건 아니다.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나 도를 넘는 조롱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다.
지난 2013년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게임이 유통되자 이를 두고 누리꾼끼리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문제의 커뮤니티 회원들이 ‘반대 진영에선 과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한 게임인 쥐눈박이(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한 용어) 때려잡기를 즐기지 않았냐’며 맞불을 놓으며 논란은 더욱 격화됐다.

지난 해 10월 말 국정 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정의 구현 게임 콘텐츠가 쏟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하야를 최종 목표로 삼는 게임, 대통령 언어 번역기 등의 박 전 대통령을 소재 삼는 게임뿐만 아니라 ‘모여라 촛불 집회’같은 집회 게임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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