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0년..인천경제자유구역 부활의 노래
◆ 레이더뉴스 ◆
차일피일 미뤄지던 제2여객터미널 준공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온 것은 영종도에서 200㎞ 떨어진 강원도 평창에서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영향이 크다. 일종의 '나비효과'다. 인천국제공항의 지난해 이용자는 5400만명으로, 이미 공항시설의 적정 수용능력(연간 4400만명)은 물론이고 최대 수용능력(연간 5000만명)마저 넘어섰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면 평소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게 되는데 지금 시설로 이들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말고는 이렇다 할 기반시설이 없었던 영종도에서는 제2여객터미널 외에도 최근 활기를 띠는 부동산 개발이 많다. 영종도 제2국제업무지구에서는 인스파이어IR가 1조5483억원을 들여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를 내년 착공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5성급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데, 업계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만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인스파이어IR는 KCC와 미국 리조트 업체 MTGA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영종도 북쪽 미단시티 내 8만9171㎡ 용지에는 리포앤드시저스(LOCZ) 카지노복합리조트가 다음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를 이미 통과했고, 건축허가도 받았다. 총 사업비는 2조3000억원 규모다. 미단시티 서쪽 끝에서는 복합쇼핑몰 '굿몰'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 준공될 예정으로, 1000개 매장과 오피스텔 168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제1여객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복합카지노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는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미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지난 27일에는 개장 100일 만에 방문객 30만명을 돌파했다. 카지노 외에 대규모 쇼핑시설과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갖춰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카지노와 메인호텔, 컨벤션센터를 운영하는 '1차 개장' 상태다. 글로벌 유명 위스키 브랜드인 '로열살루트'와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주에' 등이 이 리조트에 전용 라운지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에 2차 개장을 하는데 부티크호텔과 쇼핑시설, 스파, 클럽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처럼 영종도에는 수조 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가 도처에서 진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이다. 다른 지역 같으면 이 중 한 건의 호재만 있어도 집값이 들썩이기 마련이지만 영종도는 그동안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택시장 호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영종도에서 쇼핑몰 등 생활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다 보니 출퇴근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서울 인근 지역에 주거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전체 직원 8115명 중 6831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은 고용 안정성이 낮아 선뜻 인천공항 근방에 집을 사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은 인천공항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각종 복합리조트와 스태츠칩팩코리아반도체 직원까지 합치면 하반기에 1만5000가구 수준의 주택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6월 말 현재 영종도 내 미분양 아파트는 2158가구에 불과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컨설턴트인 이승송 청라호반공인 대표는 "정규직 전환이 실현되면 고용 안정성을 얻게 된 근로자들이 인근에 집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때마침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른 것도 아직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영종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종도 공항신도시와 운서지구 등이 위치한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901만원에 불과하다. 서울(2004만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고 인근 청라(1099만원), 송도(1315만원)와 비교해도 훨씬 저렴하다. 그에 반해 영종도의 서울 접근성은 여의도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로 약 45분밖에 안 걸릴 정도로 뛰어난 편이다.
이미 입주가 이뤄진 중산동 일대 상가는 공실이 없다. 저녁이면 거의 모든 층에 불이 들어온다. 하늘도시 내 유일한 대형마트인 진로마트에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메인 거리인 하늘중앙로 195번길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도 사람이 제법 많이 지나다닌다.
당장 생활하기에 불편해 미분양 주택이 남아 있지만 미래가치가 가장 중요한 투자 요건인 토지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영종도의 장밋빛 중장기 전망을 잘 아는 투자자들은 토지 매물이 나오는 족족 사들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의 상업·점포·단독택지 매각입찰은 2년 전부터 매번 완판되고 있다. 입찰가 및 추첨경쟁률이 계속 상승세다. 지난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입찰에서는 최고 경쟁률이 9024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177필지의 평균 경쟁률도 364대1에 달했다. 인근 공인 대표는 "강남 큰손은 물론이고 중국인 투자자들이 대리인을 통해 영종도 땅 매입에 나서는 모습도 종종 관측된다"고 전했다.
[영종도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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