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전쟁' 잠시 휴전, 텅 빈 여의도..해외行 러시

2017. 7. 30.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각 당 지도부 대부분 휴가..'의원외교' 8월 초 집중
여야, '본회의 불참 사태' 여파로 출국 쉬쉬하는 분위기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설승은 기자 =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인사와 추경에 이어 증세와 탈원전까지 쟁점 현안을 두고 한 치 양보 없이 치고받던 여야 의원들이 다음 주 잠시 휴전하고 국회를 떠나 망중한을 즐긴다.

조기 대선부터 하루도 쉬지 못했다는 각 당 지도부가 일제히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일선 의원들도 공무상 출장, 가족 여행 등을 목적으로 상당수 해외로 나간다. 보좌관들까지 때맞춰 휴가를 내면서 8월 초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텅 빌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맑은 날씨를 보인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서 경찰 관계자가 햇빛가리개용으로 우산을 쓰고 근무를 서고 있다. 2017.7.26 superdoo82@yna.co.kr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번갈아 휴가에 들어간다. 각자 개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 원내대표가 주 후반에만 자리를 비워 원내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정국 구상을 위해 고향인 경남에 내려가 '정당의 생명력, 영국 보수당'과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 등 책 2권을 탐독할 계획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가족과 함께 교회 수련회에 참석해 피로를 달랜다.

다만,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준비,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전국 순회 캠페인에 각각 매진하며 휴가를 따로 쓰지 않기로 했다.

여느 때처럼 이번 피서철에도 장기간 해외에 머무는 의원들이 많다. 곧 9월 정기 국회가 시작되면 자리를 비우기가 여의치 않아 정치 하한기를 틈타 여행도 하고, '의원 외교'도 하겠다는 취지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찍이 지난 20일 출국해 불교단체와 함께 중국과 몽골의 실크로드를 순례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자 모임인 정각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지난 25일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했다. 의료계와 한의학계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오른쪽)이 엘살바도르 정부 고위 관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6명은 지난 22∼29일 국회 한·중남미포럼 대표단 자격으로 파나마와 엘살바도르를 방문했다. [박용진 의원실 제공]

민주당 박병석 의원을 단장으로 한 여야 의원 6명은 국회 한·중남미포럼 대표단 자격으로 파나마와 엘살바도르를 방문, 현지 국회의장과 대통령 비서실장, 부통령,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의원 외교를 하고 지난 29일 귀국했다.

이번 일정에 참여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한·중남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을 위한 상대국 국회의장단의 높은 지지 분위기를 만들어 우리 경제 활력을 높이는 돌파구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박정, 정재호 의원과 함께 자체 '북방경제원정단'을 꾸려 지난 27일부터 아흐레간의 일정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했다. 아시아 경제협력, 가스관과 대륙철도 연결, 북극 항로 개척 등에 관해 현지 관계자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조만간 중동 지역으로 떠난다.

정 의장은 다음 달 2일부터 13일까지 이란, 파키스탄, 미얀마 등을 순방한다. 항공기를 총 11번이나 갈아타는 강행군이다.

정 의장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과 공식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란과 파키스탄 국회의장 등도 만난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6명이 정 의장을 수행한다.

상임위 차원의 공무상 해외 출장도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권미혁, 신보라, 김삼화, 이정미 의원은 다음 달 2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해 상임위 업무와 관련한 기관을 방문한다.

권 의원은 "성평등위원회 등 정책 기구 변경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관을 돌아보려고 섭외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다"고 전했다.

다음 달 초까지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의원과 보좌관도 적지 않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중국 여행에 '실패'한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아내와 단체여행에 끼어 중국 장자제(張家界·장가계)로 가기로 하고 공항에 나왔는데, 여행사에서 제가 관용여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자를 신청하지 않았고, 저는 사적인 여행이라고 일반여권을 소지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아내 혼자 조용히 휴식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했다"면서 "좀 허탈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출타 중인 일부 의원들의 표결 불참 사태로 국민적인 공분이 일었기 때문인지 회기 중이 아닌데도 여야 할 것 없이 해외 행(行) 자체를 떳떳이 밝히기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때가 때이니만큼 의원들이 출국 사실을 쉬쉬하고, 알려질까 예민해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도 "당 지도부가 해외는 어디 알리지 말고 조용히 다녀오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왼쪽에서 첫 번째), 송영길(두 번째), 정재호(네 번째) 의원이 27일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출국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캡처]

hanjh@yna.co.kr

☞ "레드라인 임계치 왔다"…文대통령, 대북전략 '큰 틀' 전환
☞ 30대 여성 "춤춰라" 환청에 밤거리서 20분간 스트립쇼
☞ 피겨 최다빈, 연기 마친 뒤 뜨거운 눈물…피겨팬 가슴 울렸다
☞ '트럼프 때문에 갈라섰다' 美 전직 치어리더 이혼 고백
☞ 북한,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영상 공개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