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호스트 홍윤주의 옛 아파트 구조를 극복한 집
구조와 디자인의 적절한 배치
홍윤주 씨의 리모델링 경험은 이번 집까지 벌써 네 번째. 아파트 앞에 업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를 의뢰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수소문해 어디가 잘한다더라 하는 소문만으로 집을 맡기기도 했다. 거듭된 공사로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비용 절감, 집주인의 의견을 얼마나 잘 반영해주는지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며 마음에 드는 업체를 선정하는 안목이 생겼다. 마감재도 그렇지만 집의 이미지와도 어울려야 하기에 모던하고 깔끔하게 시공할 만한 업체를 많이 찾아봤다. 네 번째 공사지만 본인의 의견대로 집을 고친 것은 그녀도 이번이 처음이라 할 만큼 리모델링은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말한다. “업체 선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다행히 경험 많은 젊은 디자이너들과 얘기도, 취향도 잘 맞아 공사를 전적으로 맡겼어요. 공사 외에 가구, 마감재 등 집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아이템은 모두 제가 다 고민하고 결정했어요. 도기, 수전, 스위치 커버까지. 전문가들이 보면 색다를 것도 없다고 하겠지만 정말 머리털 빠지게 연구하면서 제일 좋은 방향으로 고쳤어요.” 두 달 넘는 공사를 거치며 홍윤주 씨는 자신이 홈 리모델링 분야에선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됐다고 자부했다.
홈 리모델링은 주택 신축보다 비용이 덜 들 것 같지만 홍윤주 씨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평수만 확인하고 계약했어요. 실측할 때 처음 왔는데 구조가 너무 안 좋더라고요. 바닥과 벽을 뜯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새로 짓는 수준이었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비용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바닥과 벽은 뜯어냈지만 층고 낮은 천장은 건드릴 수 없었다. 라디에이터만 있고 바닥 난방, 배관 등은 깔려 있지 않아 배관도 깔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고 해 돌로 마감했다. 미관상 멋졌지만 물건이 살짝 떨어져도 깨져 방에는 LG하우시스 마루를 깔았다. 집의 메인 컬러는 그레이로 하고 조명과 오브제 등은 가구 컬러에 맞췄다. 10년이 지나도 지루하지 않고 뻔하지 않은 스타일을 찾았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바로 양쪽에 방문이 있어 숨이 턱 막히던 답답한 구조를 양쪽 방의 크기를 줄이고 문을 안으로 넣어 해결했다. 좁아진 방의 크기만큼 베란다를 줄였다. 거실, 방 모두 다른 분위기로 꾸미고 싶었다. 디자인 시안을 찾는 것도 오래 걸리지만 공간별, 아이템별로 찍은 수천, 수만 장의 사진 중에 최종 디자인 시안을 고르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최종 결정은 다 내가 해야 하잖아요. 시간은 계속 가고, 계획이 바뀌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어쨌든 결정은 해야 하니 100% 완벽하게 처음 계획대로 밀고나가기가 어렵더라고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도전, 인내와의 싸움이었지만 성취감은 대단했어요.” 반전문가가 된 홍윤주 씨가 홈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독자를 위해 팁을 주었다. 가구는 주문하면 배송까지 시간이 있으니 공사 시작과 함께 정하도록 한다. 살다 보면 보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름값, 유명세보다 공사를 의뢰한 업체가 얼마나 튼튼한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리모델링 경험이 얼마나 많은지도 체크한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집을 뜯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이 닥칠지 예상할 수 없다. 공사를 잘못하면 위·아래층에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하고, 예산을 초과하기도 한다. 오래된 아파트에 대한 이해도도 반드시 필요하다. 홍윤주 씨가 이번에 리모델링을 의뢰했던 업체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안을 제안해 더 신뢰가 갔다.
세밀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집 전체가 하나로 이어지도록 연출했다. 디테일이 강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세련됨을 잃지 않는 그녀의 감각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질리지 않고 유행도 타지 않고, 한 번 할 때 확실하게 해서 앞으로 10년은 신경 안 써도 되는 깔끔한 집을 만들려고 했어요. 깨끗하고 시원시원한 디자인이요.” 구조 변경을 통해 막힘없이 통하는 공간과 집 안쪽 주방까지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집을 완성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각 방마다 독립된 기능도 필요하고 공용 공간도 중요하죠. 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런 기준에 사로잡히지 않았어요. 방을 줄이고 밀어내면서 방이 본래 갖고 있는 기능보다는 우리 부부가 원하는 스타일과 용도로 고쳤어요.”
기획 : 이지영 기자 | 사진 : 백경호(프리랜서) | 시공 : 로이디자인(www.roydesign.co.kr)
Copyright © 리빙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