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개월새 집값 급등.. '노무현 시즌2' 시작됐나

장상진 기자 2017. 7.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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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부동산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정부는 이에 맞서 '공급 확대' 대신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택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두 정부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직전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초기 가격 급등 ▲거래량 급증 ▲조기(早期) 규제 카드 등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2개월간은 전국 집값이 일제히 올랐지만, 최근 2개월간에는 울산, 경남·북, 충남·북 등은 오히려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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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정부·文정부 부동산 비교
盧정부 2.26%, 文정부 2.73%↑.. 첫 대응으로 각종 규제책 쏟아내
"지금은 지역별 편차 심하고 입주 물량 많아 급등 가능성 낮아"

"부동산 투기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강력한 토지공개념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10월 국회 시정연설)

"'돈'을 위해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도록 주택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 이번 대책은 1차 메시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2017년 6월 취임식)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부동산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정부는 이에 맞서 '공급 확대' 대신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택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두 정부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직전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초기 가격 급등 ▲거래량 급증 ▲조기(早期) 규제 카드 등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지역별 편차가 심하고, 대규모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당시와 같은 급등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출범 직후 2개월간 급등세와 배경 비슷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3년 서울 아파트 값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 2개월 만에 2.26%가 올랐다. 문재인 정부 취임 직후 2개월간의 아파트 값 상승폭은 2.73%였다. 서울 전역에서 5억원짜리 집이 두달 새 모두 1100만~1300만원씩 오른 셈이다.

두 급등 현상의 배경에는 모두 직전 정권의 부양책이 있었다. 김대중 정부는 주택 양도소득세를 감면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을 폐지했다. 박근혜 정부는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를 완화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지난 정부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은 상태에서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가 맞물렸다는 점에서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시기 모두 저(低)금리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렸다. 노무현 정부 초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까지 내려갔다. 19일 현재 금리는 1.25%로 장기 추세상 둘 다 저금리 시기에 해당한다. 2003년 시중 통화량은 890조원, 지금은 2450조원이다. 그러면서 거래량은 100만건 이상으로 치솟았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주택거래량은 94만5000건이다.

정부 첫 대응이 '규제'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노무현 정부는 취임 직후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 전매 금지 등의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냈다. 현 정부도 취임 1개월여 만에 주택담보 대출을 죄는 6·19 대책을 냈고, 내달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또 낸다.

"盧 정부 5년의 급등 재현 가능성 낮아"

노무현 정부 5년간 전국 집값은 24.1%, 서울 집값은 42.9%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이러한 급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낮게 본다.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2개월간은 전국 집값이 일제히 올랐지만, 최근 2개월간에는 울산, 경남·북, 충남·북 등은 오히려 내렸다. 이는 주택보급률의 장기적인 상승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엔 전국 주택보급률은 98.3%였지만, 2015년에는 102.3%로 100%를 넘어섰다. 서울 주택보급률도 93.7→96%로 올랐다.

더욱이 올해부터 2년간 전국적으로 연평균 40만가구의 아파트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기 연평균 입주량은 33만가구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입주 대기 물량을 감안하면 앞으로 가격 급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감안하면 지금의 집값이 크게 오른 게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2003년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634만원이었다. 지금은 1077만원으로 69.8% 올랐다. 당시와 지금의 1인당 GDP는 1만4220달러에서 2만9115달러(2017년·국제통화기금 추산)로 103.3% 올랐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 급등 현상이 워낙 대중의 시선을 끌어서 그렇지, 실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의 급등이 재현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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