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단짠단짠' 소보로 먹자마자 감탄..대만 디저트 탐방기

김아름 2017. 7. 1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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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야시장은 먹거리 천국이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야시장에는 국내에도 상륙해 익숙해진 음식들과 생전 처음 보는 신메뉴가 뒤섞여 있다. 애플망고빙수와 버블티는 이제 대만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부드러운 빵을 갈라 버터를 집어넣은 버터소보로는 한 입 물자마자 '왜 이런 게 한국에는 없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본식 타꼬야끼를 재해석한 쭈꾸미야끼도 마찬가지다. 

국내 디저트 시장에 대만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공차는 아메리카노 일색이었던 국내 카페 시장에 버블티 바람을 불러왔고 뒤이어 상륙한 대왕오징어 튀김, 망고빙수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식음료 시장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왕카스테라 역시 대만 단수이가 고향이다.

[한경닷컴 유통·소비팀]은 타이베이를 직접 찾아 버블티와 망고빙수, 대왕카스테라 뒤를 이을 새 대만 먹거리를 찾아봤다.

◆단짠단짠 선봉장…누가크래커·버터소보로
 
최근 대만 디저트 시장 트렌드는 '단짠단짠(단 맛+짠 맛)'이다. 수박에 소금을 뿌려 먹는 것처럼 단 음식에 짠 맛을 더하면 단 맛이 더 강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기존 '단짠' 조합이 단 맛과 짠 맛을 적당히 줄여 어울리는 맛을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아주 단 맛과 아주 짠 맛을 더해 더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선봉에 서 있는 것이 바로 대만 여행객의 필구 목록 1호 누가크래커(유가크래커)다. 짜고 바삭한 야채 크래커와 달고 끈적한 누가를 더해 입 안에서 서로 다른 맛과 식감이 어우러지게 했다.

누가크래커는 각 매장마다 저마다 다른 레시피로 다른 맛을 낸다. 과자치고는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가장 유명한 미미크래커 같은 곳은 오전 중에 판매가 마감될 정도다.

국내에서도 누가 크래커를 취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수입과자 전문점을 중심으로 누가크래커를 들여오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GS25와 CU 등 대형 유통 체인들도 대만에서 직수입한 누가 크래커를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누가크래커는 현재 수입과자 중 판매 순위 5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라며 "커피맛 누가크래커도 들여오는 등 제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따야시장에 있는 호호미소보루 매장


빵 사이에 버터를 통째로 끼워 넣은 호호미소보루의 버터소보로 역시 '단짠단짠'의 선두 주자다. 국내에서도 직수입 제품을 구할 수 있는 누가크래커와 달리 만들자마자 먹어야 해 대만 관광객들에게는 누가크래커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쉬지 않고 빵을 구워 내 회전율이 매우 높지만 매장 앞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한 번에 10개 이상을 사 가는 손님들도 많다. 가격은 개당 35대만달러(한화 1300원, 오리지널 기준)로 저렴하다. 

버터소보로는 빵을 반으로 가른 후 가염버터를 큰 햄처럼 잘라 끼워넣어 먹는 빵이다. 달콤한 번에 버터의 소금기가 어울린다. 버터는 앵커와 에쉬르 등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고 토핑도 넣을 수 있다. 빵은 일반적인 소보로보다는 예전에 유행했던 커피번에 가까운 부드러운 식감이다. 

한 입 물자마자 따뜻한 빵과 녹아가는 버터가 입 안에서 뒤섞인다. 버터의 짠 맛이 과한가 싶다가도 빵이 그 자리를 채우며 달콤한 맛으로 보완한다. 구운 빵에 버터를 넣은 것 뿐인데도 감탄할 만한 맛이 난다.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에 입점한 '소보소보'에서 버터소보로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3000원대로 '원조' 에 비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소금커피와 땅콩엿 아이스크림도 추천할 만하다.

대만 1위 커피 프랜차이즈 85℃의 대표 메뉴인 '씨 솔트 커피'는 달콤한 라떼 위에 소금을 넣은 폼을 올린다.

폼에서 느껴지는 소금의 짠 맛이 라떼의 달콤한 맛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풍미를 낸다.

소금과 커피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중장년층에겐 커피에 단 맛을 더하기 위해 소금을 넣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소금과 커피, 우유의 조합을 시도하고 있다. 

전병에 아이스크림과 땅콩엿을 넣은 땅콩 아이스크림


지우펀의 명물로 꼽히는 땅콩 아이스크림은 땅콩의 짠 맛에 아이스크림의 단 맛을 조합한 음식이다.

얇은 전병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땅콩엿을 갈아 넣은 땅콩 아이스크림은 단짠의 왕도에 가깝다. 대만에서는 여기에 고수를 넣어 풍미를 더한다. 땅콩엿과 전병 덕분에 일반 땅콩 아이스크림과는 또 다른 맛을 낸다. 

간단하게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으면서도 전병 덕에 녹아 흘러내리지 않는다. 점점 더워지는 한국의 여름에도 적합한 메뉴다. 

타이베이=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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