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자재 사용설명서

매거진 2017. 7. 7. 17: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중고 자재, 제대로 쓰자

‘알뜰한 집짓기의 노하우’로 꼽히는 중고 건축 자재들. 하지만 어떻게 유통되고 쓰이는 지는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다. 중고자재 사용에 대한 유의사항을 짚어본다.


중고자재, 어디서 구하고 어떻게 쓸까?

중고자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보통 주택 단지 등 큰 규모의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나 모델하우스의 철거 현장이다.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의 중고자재 취급업자들은 후자의 비중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모델하우스는 보여져야 하는 공간 특성상 양질의 자재를 사용하는 데다 철거를 염두에 둔 시공으로 큰 하자 또는 성능 저하 없이 분리해내기 좋아 중고 자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중고자재는 가구나 욕실 도기, 인테리어 자재 등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는데,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중고 자재는 창호다. 창호는 건축 자재 중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중고자재 수요가 많은 편이다. 현관문이나 욕실·주방 가구의 유통도 활발하다. 한편 건축 구조재나 단열재, 외장재 등의 유통은 자재상을 통하기 보다는 개인간 소량 거래가 많다. 이렇게 거래된 중 고자재는 주로 펜션이나 농가, 농막 등의 소규모, 또는 지역 현장에서 쓰이는 일이 많고 자재 선택 폭이 넓은 직영시공 현장에서도 종종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자재의 가격은 대체로 새 제품 대비 40~50% 선의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대기업 브랜드 제품의 경우 좀 더 비싸게 거래된다.


규격과 크기 별로 정리된 중고 창호
모델하우스에서 철거되어 옮겨지기 전의 욕실 도기 


중고자재의 성능과 시공은 믿을 수 있을까?

대체로 모델하우스에서 나오는 중고자재들은 성능이 좋은 편이다. 유명 브랜드의 중·상등급 자재를 쓰는 경우가 많고 사용 기간도 짧아 성능 저하가 적기 때문이다. 일반 주거용 건물의 철거 과정에서도 자재가 일부 나오기도 하는데, 이 경우 사용감이 많고 성능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

다만, 중고자재상들이 운반이나 시공 면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송과정에서 제품의 손상이 발생하거나 재시공 시 성능을 효과적으로 내지 못할 수 있다. 제품의 시공은 별도의 시공사를 통해 진행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제품보다 시공비가 다소 상승할 수 있다. 인력사무소에 서 비전문 인력을 공급받아 직접 시공할 경우, 이 과정에서 부실시공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일부 모델하우스에서는 표시된 스펙과 다른(보통은 하향된) 자재를 사용하는 일이 음성적으로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철거 중고자재는 기대 성능에 못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방 가구와 자재도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우리 집에 중고자재를 사용해도 문제없을까?

중고자재는 자재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재에 따라 설계와 시공을 조정해야 한다. 한 자재상은 “시공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고자재를 구하는 경우 주택에 꼭 맞는 중고자재를 찾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대략적인 도면이 나온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자재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편, 고단열-고기밀 주택 건축을 계획할 때에는 치밀한 설계와 전문적인 시공, 정확성 높은 자재가 요구되기 때문에 중고자재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도 “중고자재는 정밀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자재에 맞춰 설계가 변경되면 다른 자재나 구조와의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선택을 당부했다.

또한, 중고자재는 사용승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일부 자재들은 시험성적서가 요구되고, 검사가 엄격한 지역에서는 납품증명서까지 요구하기도 하는데, 중고자재상은 이런 부분에서의 대응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브랜드의 제품들은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지만, 중소 브랜드의 제품인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모든 건축주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집을 짓길 원한다. 그래서 많은 건축주들에게 중고자재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고자재는 특성상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분야가 아닌 곳에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적용하고, 그 전에 꼭 건축가와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TIP | 중고자재, 더 저렴하게 구입하는 세 가지 방법

-  세트로 구매하라 이 는 창호에 주로 적용된다. 창호는 모델하우스에서 세트로 얻어지는데 자재상 입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크기의 창호만 나가고 그렇지 않은 창호의 재고가 계속 느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세트 일괄 구매 시 좀 더 할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  현장에서 입수하라 철거업자들이 자재를 수집해 집하장에 모아서 판매하게 되면 운반비를 비롯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철거 현장에서 구매자가 직접 수령해가는 경우 제반 비용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  가까운 지역에서 찾아라 중고자재는 구매자가 운반비용을 부담해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장과 자재 구매처의 거리가 먼 경우 소요되는 운반비가 상당해 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사진출처_ 세계자원 http://01047468265.iwebplus.co.kr

취재_ 신기영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6월호 / Vol.220


Copyright © 월간 전원속의 내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