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바이에른 유스 프로젝트, 중심에 선 정우영

2017. 7. 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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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 공식 트위터

정우영, 헤어만, 마이어, 레베데프, 요한손에 이어 데릭 켄까지 영입한 바이에른. 대대적인 유스 강화. 7000만 유로 들어 설립한 바이에른 캠퍼스 완공 눈앞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시즌 17세 이하(U17) 독일 전국 토너먼트 우승과 19세 이하(U19) 준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이 울리 회네스 회장의 지휘 아래 대형 유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정우영은 바이에른 유스 프로젝트의 출발점에 위치하고 있다.

# 바이에른, 대대적인 유스 투자 선언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016년 11월 25일, 울리 회네스가 회장으로 복귀하면서 대대적인 유스 시스템 개편을 선언하고 나섰다. 다비드 알라바 이후 바이에른 1군에서 자리잡은 유스 선수가 없다면서 유스 출신 선수들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 회네스가 유스 시스템 개편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에 기인하고 있다. 

첫째, 최근 축구 선수들의 이적료가 천문학적으로 오르면서 스타 플레이어들의 경우 바이에른 입장 내지는 분데스리가 입장에선 비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기보단 직접 슈퍼스타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둘째, 직접 육성한 선수들이 바이에른의 전술적인 철학을 이어받기에 더 용이하다는 데에 있다. 이를 통해 제2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제2의 필립 람을 육성하겠다는 게 회네스의 목표다.

바이에른 기술 이사 미하엘 레슈케 역시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바이에른은 선수 이적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구단이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규모는 아니다. 그런 식의 천문학적인 이적은 바이에른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바이에른은 매우 명확한 팀 철학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이 길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바이에른은 약 7천만 유로(한화 약 925억)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뮌헨 북부 지역에 '바이에른 캠퍼스(FC Bayern Campus)'라는 유소년 센터를 신축 중에 있다. 7월 완공 예정이고, 8월 1일부터 유스 선수들은 바이에른 캠퍼스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mOMUAf0gO-8

회네스는 이에 대해 "바이에른 캠퍼스는 오랜 기간 우리의 꿈이었다. 우리는 더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남들보다 더 나은 우리가 될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하면서 "바이에른 캠퍼스는 가장 럭셔리한 건축물이자 독일을 넘어 어쩌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스 아카데미로 자리잡을 것이다"라며 자부심을 밝혔다.

회네스가 대대적인 유스 투자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바이에른 유스팀의 성적도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먼저 바이에른 17세 이하 팀이 분데스리가 B유스 리그 남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전국 토너먼트에서도 북부 1위 베르더 브레멘 17세 이하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19세 이하 팀 역시 비록 전국 토너먼트에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9세 이하 팀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으나 A유스 리그 남부 1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4부 리가(레기오날 리가)에 속해 있는 바이에른 2군팀 역시 레기오날 리가 바이에른주 3위에 올랐다.

바이에른의 황금기에는 항상 유스 출신 선수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바이에른은 196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중소 구단에 불과했다. 심지어 같은 지역 구단 1860 뮌헨에게도 명성 면에서 밀리던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이 자랑하는 독일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도 어릴 적 1860 뮌헨 팬이었을 정도. 1963년, 분데스리가가 처음 창설했으나 1860 뮌헨에 밀려 1965/66 시즌에서야 뒤늦게 분데스리가에 승격한 바이에른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베켄바워와 게르트 뮐러, 제프 마이어, 회네스, 파울 브라이트너, 한스-게오르그 슈바르첸벡, 그리고 칼-하인츠 루메니게 같은 유스 출신 선수들의 활약 덕에 유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 3연패를 달성하며 황금기를 구축했다. 일찌감치 유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바이에른을 분데스리가의 지배자로 군림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바이에른의 2차 황금기에도 유스 출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주장 람을 중심으로 부주장 슈바인슈타이거, 뮐러, 알라바, 크로스, 바드슈투버 같은 유스 출신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바이에른은 독일 구단 최초로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다만 전임 감독 펩 과르디올라 시대를 시작으로 바이에른은 자체 유스 선수들이 아닌 영입 선수들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편에 속했다. 마리오 괴체를 시작으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티아구 알칸타라와 아르투로 비달, 사비 알론소, 후안 베르낫, 더글라스 코스타, 마츠 훔멜스(훔멜스는 엄밀히 따지면 바이에른 유스 출신이지만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메흐디 베나티아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새로 팀에 가세했다. 심지어 요슈아 킴미히와 헤나투 산체스, 킹슬리 코망 같은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도 영입한 바이에른이다. 

자연스럽게 바이에른 자체 유스 선수들은 1군에 자리잡기 힘들었다. 바이에른 유스 출신인 엠레 찬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크, 잔루카 가우디노, 그리고 줄리언 그린이 잠시 1군 무대를 경험했으나 임대를 전전하다 결국 이적 수순을 밟아야 했다.

회네스는 이러한 흐름을 끊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이제 자체 유스들에게도 1군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게 회네스의 의중이다. 회네스는 유스 출신들이 중심을 잡아야 바이에른의 황금기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바이에른은 2017/18 시즌을 앞두고 새로 펠릭스 괴체(마리오 괴체의 친동생)와 마르코 프리들, 그리고 크리스티안 프뤼히틀 같은 유스 선수들을 1군에 합류시켰다. 

# 바이에른 유스 프로젝트, 중심에 선 정우영

바이에른의 유스 투자는 올 여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룩셈부르크 17세 이하 대표팀 미드필더 라이언 닐스 요한손(2001년생)을 시작으로 슈투트가르트 유망주 막시밀리안 레베데프와 1860 뮌헨 유망주 앙겔로 마이어, 운터하힝 유망주 필립 헤어만을 차례대로 영입한 바이에른은 인천 유나이티드 유망주 정우영을 70만 유로의 이적료로 입도 선매(정우영은 아직 만 18세가 되지 않았기에 FIFA 규정상 2018년 1월 1일에나 바이에른 입단이 가능하다)했다. 이에 더해 함부르크 유망주 데릭 켄까지 영입하며 유스 선수 보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정우영이다. 정우영에 대한 바이에른 구단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이번 여름, 바이에른이 유스 및 2군 계약을 체결한 6명 중 이적료를 지불한 선수는 3명이 전부다. 이 중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영입 보도가 따로 나온 건 정우영이 유일하다. 

게다가 바이에른이 정우영에게 지불한 70만 유로의 이적료는 19세 이하 팀 계약으로 따지면 상당한 거액에 해당한다. 애당초 바이에른 구단 역사상 19세 이하 팀에서 내부 승격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 사례가 총 49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 이적료를 지불한 케이스는 17명에 불과하다. 2008년 여름, 바이에른 19세 이하 팀이 오스트리아 빈 2군팀 소속이었던 알라바를 영입했을 당시 지출한 이적료가 정우영 이적료의 1/5 정도에 해당하는 15만 유로였다.  

참고로 바이에른 19세 이하 팀 역대 최고 이적료 선수는 2006년 당시 토니 크로스(한자 로스톡 17세 이하 팀 소속)로 무려 230만 유로에 달한다. 크로스는 프란츠 베켄바워 이후 최고의 재능이라는 평가를 듣던 선수였기에 거액의 이적료가 책정될 수 밖에 없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바이에른 1군 감독 역시 여름 전지훈련 첫 기자회견에서 유스팀 계약을 체결한 정우영에 대해 이례적으로 "그는 우리와 한 번 훈련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그의 능력을 확인했다. 이것이 우리가 그를 영입한 이유이다. 그는 새 시즌에 발전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일단 정우영은 바이에른 19세 이하 팀에서 뛸 예정이다. 이미 바이에른 19세 이하 팀 감독 제바스티안 회네스(바이에른 회장 회네스의 조카이자 헤르타 베를린의 전설적인 단장 디터 회네스의 아들이다)와 함께 사진도 찍고 인사도 나눈 정우영이다.

다만 정우영에 대한 바이에른 구단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기에 새로운 환경 적응 및 리그 적응에만 성공한다면 빠른 속도로 2군팀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네스의 첫 목표는 바이에른 2군팀을 3부 리가로 승격시키는 데에 있다(분데스리가는 2군팀이 최대 3부 리가까지 승격할 수 있다). 회네스는 이에 대해 "우리는 최근 줄곧 3부 리가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재정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바이에른 2군팀은 3부 리가에서 뛰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4부 리가와 3부 리가는 극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4부 리가까지는 아마추어 리그로 분류되고 있다. 3부 리가부터 프로 리그에 속한다. 당연히 예산 자체가 다르고, 리그 경쟁력도 크게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 2부 리가에서 강등된 바이에른의 더비 라이벌 1860 뮌헨이 재정상의 문제로 프로 라이센스 획득에 실패해 2계단 아래인 4부 리가로 강등된 것도 프로 리그와 아마추어 리그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바이에른 2군팀은 2010/11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3부 리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알라바와 니콜라 산소네(현 비야레알 측면 공격수로 이탈리아 대표팀 승선), 그리고 디에고 콘텐토(현 보르도 왼쪽 측면 수비수)가 당시 바이에른 2군팀에서 뛰고 있었다. 이전엔 크로스와 토마스 뮐러, 그리고 홀거 바드슈투버 같은 재능들이 바이에른 2군팀을 통해 1군에 승격해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바이에른 2군팀이 2011/12 시즌부터 4부 리가로 강등되면서 자연스럽게 2군팀의 경쟁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엠레 찬과 같은 재능들이 나오긴 했으나 3부 리가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질적 수준 자체가 떨어졌다. 2014년 19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서 독일이 우승했을 당시 바이에른 유스 선수는 전무했다. 이번 2017 21세 이하 유럽 선수권 우승 멤버에도 올 여름 영입 선수인 세르지 나브리를 제외하면 바이에른 자체 육성 유스 선수는 없었다.

그러하기에 바이에른은 이번 시즌 2군팀 감독으로 17세 이하팀을 독일 전국 토너먼트 챔피언으로 이끈 팀 발터를 내부 승격시켰고, 코치에는 'A' 라이센스 이론 시험 1점 만점을 획득한 토비아스 슈바인슈타이거(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친형)를 내정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3부 리가에 승격하겠다는 욕심을 직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정우영은 회네스의 유스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영입한 선수나 마찬가지다. 즉 상징성을 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정우영이 바이에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여부는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성이 있지만 정우영은 바이에른 입장에서 단순한 유망주 영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진출처: Bild (左 정우영, 右 펠릭스 괴체)

# 2017/18 시즌 바이에른 유스 영입

데릭 켄(함부르크), 앙겔로 마이어(1860 뮌헨), 정우영(인천 유나이티드), 필립 헤어만(운터하힝), 막시밀리안 레베데프(슈투트가르트), 라이언 닐스 요한손(무소속) 

# 최근 3시즌 바이에른 2군 및 유스팀 성적

2014/15 레기오날 리가(4부) 바이에른주 2위
2015/16 레기오날 리가(4부) 바이에른주 6위
2016/17 레기오날 리가(4부) 바이에른주 3위

2014/15 19세 이하 남부 지역 5위
2015/16 19세 이하 남부 지역 8위
2016/17 19세 이하 남부 지역 1위(독일 전국 토너먼트 준우승)

2014/15 17세 이하 남부 지역 5위
2015/16 17세 이하 남부 지역 2위
2016/17 17세 이하 남부 지역 1위(독일 전국 토너먼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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