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Health Festival] "美선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체크..IT 의료혁명 이미 시작"
■ 다시보는 'MK바이오헬스 페스티벌' 기조강연
![지난달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MK바이오헬스 스타오디션&창업 페스티벌`에서 바이오벤처 종사자, 투자자, 예비 창업자 등 참가자들이 기조연설 강연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김재훈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7/05/mk/20170705041402277snod.jpg)
◆ 빅데이터의 힘…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 변화
디지털헬스케어 새 패러다임 세션 /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부원장
"디지털 헬스케어 덕분에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건강 관리가 더 강조되는 개인 맞춤형 치료와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부원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통신 기술 등의 발전으로 의료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변화의 밑바탕에는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 부원장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당뇨병은 가족력 있고 비만인 사람만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데이터가 쌓이면서 이제는 유전자, 체중, 나이, 성별, 흡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암세포도 유전적, 분자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기초로 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의료비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이용해 1년에 10조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식의 통계가 나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은 1990년대부터 인간 유전체를 알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정도로 정밀 의료에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양의 폭발적 증가와 더불어 이를 분석하는 정보기술(IT)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수련의 시절엔 한 사람이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고려해야 할 정보가 10개 정도밖에 없었는데,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은 1000개 정도의 정보를 알아야 진단이 가능하다"며 "그래서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해졌으며, AI와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분리해 AI에 질병 예측 등의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 유전체를 안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사용설명서'를 알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백 부원장은 "유전체가 밝혀지면서 사람의 건강과 질환의 본질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신약개발, 개방형 혁신이 제약사 성장 좌우
신약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세션 / 류준수 녹십자 상무
류준수 녹십자 상무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신약 가운데 그 기원이 다국적 제약사가 아닌 외부에 있는 것들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사의 생존과 성장을 좌지우지하는 주요한 전략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세션에서 "다국적 제약사가 보유한 임상 2상 이상 단계 파이프라인 가운데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 비중이 3분의 2에 달할 만큼 공동 개발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상업적 가치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는 임상 3상 이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 20개 중 70%는 기원이 외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 성공 확률도 자체 개발한 물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 상무는 "외부 도입 물질의 임상 성공 확률은 20%, 자체 개발 물질은 12%로 8%포인트 정도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도입 시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도입 물질에 대해 더 신중한 평가가 이뤄진다"며 "외부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더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반면 회사 내부 인력이 개발하는 과제에 대해서는 보다 관대한 심의가 이뤄진다는 설명도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간 인수·합병(M&A) 시에도 피인수 기업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류 상무는 "R&D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M&A에 가장 돈을 많이 쓴 회사는 화이자, 사노피, 로슈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로 따지면 순위가 달라진다"며 "바이오젠과 길리어드는 성과가 좋았지만 일부 제약사는 투자자금 절반도 회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녹십자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하면서 "혈액과 백신을 주요 사업으로 선택해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지만 관련 R&D 역량 확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기술 도입, 공동 연구, 벤처캐피털 투자, 조인트벤처 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IT기술 활용한 원격진료 솔루션 '닥터M 프로젝트'
카이스트 '닥터 M' 세션 / 이의진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
이의진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상으로 파고드는 헬스케어'를 주제로 카이스트의 '닥터M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닥터M'은 카이스트 내 여러 학과 교수들이 다양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등 수십 종의 원격진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교수는 "내 집 침실이나 거실에서도 응급 상황에서 정보기술(IT)를 활용하면 적절한 원격의료와 진단이 가능하다"며 "웨어러블 기기를 쓴 사용자 경험과 기기에서 나온 데이터들을 분석해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건강 관련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를 시각화해 의사 등에게 보여주면서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로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는 것. 지난해 4월부터 2년 동안 대학생과 대학원생, 교직원 35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밴드 6종을 배포해 심박수, 활동, 위치 데이터 등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다양한 서비스가 구현되고 있다며 몇 가지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Ginger.io' '코코' '인텔리케어' 등 웨어러블 기기를 우울증 치료나 정신 건강 관리에 활용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가령 'Ginger.io'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행동, 커뮤니케이션 패턴과 위치정보를 활용해 현재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우울증이 감지되면 곧장 심리치료사나 의사와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또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학생들이 만든 챗봇 '코코'는 우울감을 느끼거나 정서적인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심리 상담을 해주는데, 데이터가 쌓이면서 사람이 응답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약 90%를 자동으로 응답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 발상의 전환으로 '세상에 없는' 성공모델 개척을
창업 선배의 조언 세션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절벽 밖으로 뛰어내려라(Jump off the Cliff).'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창업 선배의 조언' 세션에서 일본의 유명 바이오 벤처캐피털리스트 가즈미 시오사키의 말을 인용하며 "이미 겪어온 표준적인 성공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창업 1세대 선배들이 '불모지'에 가깝던 척박한 환경에서 바이오 산업이 자라날 토양을 갈고닦은 만큼, 이를 자양분으로 삼아 도전하라는 얘기다. 그는 "지금의 창업 환경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절벽 밖으로 뛰어내린 선배들의 노력이 모여 '바이오 벤처도 신약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능해지기까지 3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 창업주 김용주 대표를 예로 들며 "1983년 LG화학에 입사해 비타민E를 만들어 팔려다 실패하고, 초기 항생제 제네릭(복제약)도 만들려다 실패하고, 연거푸 좌절을 맛본 끝에 할 게 없어 시작한 게 신약 개발"이라며 "그런 숱한 시행착오로 쌓아 올린 게 지금의 바이오 생태계"라고 설명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 'NRDO(No Research&Development Only)'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벤처다. 말 그대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는 하지 않고, 오직 임상이나 기술이전 같은 '개발'에만 집중해 '가상 바이오테크(Virtual Biotech)'라고도 불린다. 그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는 어린아이도 가상 바이오테크 창업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기초과학은 대학에서 가져오고, 펀딩을 받고, 실제 신약 합성이나 임상까지도 다 외주에 맡기다 임상 1상이 끝날 때야 비로소 기술을 판다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데, 이런 발상의 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기술만 있다면 바이오기업 상장 쉽게 해줘야
바이오 헬스산업 전망과 투자 세션 /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바이오 헬스산업 전망과 투자' 세션에서 "지난해까지 활성화됐던 바이오 벤처 투자가 올해 들어 급감하고 있다"며 "한미약품 기술수출계약 해지 및 변경 문제로 바이오·제약 부문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전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고 기업공개(IPO)를 활성화해 바이오 벤처 투자를 활성화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터베스트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주요 벤처캐피털(VC)들의 바이오 투자는 전체 투자(5600억원) 가운데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체 VC 투자는 5963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바이오 투자 비중은 14.3%로 떨어졌다.
임 전무는 "VC들의 대표적인 수익 실현 방법은 M&A와 IPO"라며 "M&A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임 전무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에 2억달러에 매각된 인공지능 기술 개발 스타트업 말루바(Maluuba)를 예로 들어 "기존에는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 장치(NVDIA GPU) 20개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던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후 GPU 1만개를 활용해 신속히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 업계에는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무한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큰 회사가 없다"면서 "M&A보다는 IPO를 활성화해 벤처 투자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초기 기업 투자 및 상장이 늘어나는 것은 글로벌 전체 트렌드"라며 "기술성 평가 상장 특례 제도 활성화 등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산업 규제풀어 한국형 창업 적극 뒷받침
정부 바이오산업 R D 및 창업지원 세션 / 이석래 미래창조부 과장
이석래 미래창조과학부 생명기술과 과장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 점유율을 현재 1.8%에서 2025년 5%까지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바이오 중심 신기술 개발과 경제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강력한 육성 의지를 갖고 민간 투자를 촉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이후 새로운 산업으로 바이오에 투자했으며 국가 주도로 산업 진흥을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R&D)에서 발생한 우수한 성과가 시장 성공으로 연결되는 과학집약적 산업으로 최종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벤처,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과정 전체에 걸쳐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정보기술(IT) 중심으로 모든 기술과 산업 융합이 나타났다면 이제는 바이오기술(BT) 중심으로 융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바이오 경제는 제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3대 산업 합계 규모를 뛰어넘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장은 바이오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기술 창업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좋은 기술에 대한 투자가 민간 자본이 투입된 창업으로 이어지고 이후 인수합병 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연결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지출에 대한 지원, 벤처 투자 확대, 클러스터 확충 및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순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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