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부동산시장에 만연한 불완전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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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기자는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집주인이 갑자기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하루 종일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했다.
기존에 살던 집주인이나 세입자, 그리고 거래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제대로 된 매물을 찾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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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지난 토요일 기자는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집주인이 갑자기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하루 종일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했다. 이날 의뢰인과 함께 온 5~6명의 공인중개사와 마주쳤는데 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런 얘기는 하지 마세요”다. 중개사들이 듣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집을 구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집 상태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계절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집 상태도 많이 달라진다. 여름철에 집을 구할 때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겨울철에 발생해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집을 구하는 사람들은 특정 시기의 주택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정보를 세세하게 다 알기 어렵다. 기존에 살던 집주인이나 세입자, 그리고 거래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기자는 2년 전인 지난 2015년 7월께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을 구했다. 겉으로 보기에 집 상태는 깨끗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였다. 급하게 이사를 가야 했던 기존 세입자도 집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고, 빨리 거래를 마무리하고 싶었던 공인중개사도 이에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불과 반 년 만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되자 안팎의 기온 차로 결로가 심해져 창 틈에 물이 찼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올랐다. 당시 거래를 주선했던 공인중개사에게 항의를 했지만 이미 오래 전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집주인과 수 차례 전화를 해서 항의한 끝에 겨우 안방 창문을 바꾸는 선에서 타협을 봤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었기에, 그 후에도 시간이 날 때 마다 곰팡이를 청소하는 등 불편함을 겪고 있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제대로 된 매물을 찾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함이다. 공인중개사법도 이 같은 공인중개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등을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나와 있으며, 제33조에서는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 많이 다르다.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들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부정적인 정보는 꽁꽁 숨겨 놓는다. 이 같은 행위는 금융상품으로 치자면 불완전판매나 마찬가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택 시장의 약자들에게 돌아간다. 정부가 주택가격을 안정시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만큼이나 우리 부동산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는데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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