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풍..2006년 버블세븐 Vs. 2017년 노블세븐
11년전 강남+수도권 일부
현재는 서울 핵심권 집중
투자수단ㆍ투자자 다양화
규제우려 불구 열기 강해
[헤럴드경제=김우영ㆍ김성훈 기자] 박근혜 정부가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피워놓은 부동산 불꽃이 활활 따오르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란 안갯속에 잠시 불길이 잦아드는 듯 보였지만 새 정부에서의 경기회복 기대를 만나며 다시 불길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를 괴롭혔던 부동산 문제가 이제 막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숙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부산 등 일부 지방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10여년 전 버블세븐(강남3구ㆍ양천ㆍ분당ㆍ용인ㆍ평촌)을 연상케한다. ‘자고나면 몇 천만원’이 예사가 아니란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85㎡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한 달 새 1억원이 올랐다면서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계속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강남3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동구와 마포구, 용산구, 과천시 등 일곱 곳이 핵심이다.
마포의 한 중개업소는 “집값이 오름세란 판단이 퍼지자 500만~1000만원씩 올리던 집주인이 이제는 3000만원씩 예사로 올린다”고 말했다.
연초 이들 지역이 눈치보기를 이어갈 때도 승승장구하던 부산의 기세는 말할 나위가 없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부산의 연초 이후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74%에 달해 같은 기간 서울(0.50%)을 크게 웃돈다. 11년 전이 버블세븐이라면 지금은 서울권의 가장 핵심 7곳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노블세븐‘(noble seven)이라 할 만 하다.
버블세븐과 노블세븐은 기본적으로 저금리를 타고 부풀어 날아오른다. 시중의 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자산가들은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가 1%인 상황에서 부동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8ㆍ31 대책으로 세제를 강화하고 대출문턱을 높였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이를 가뿐히 뛰어넘으면서 백약이 무효했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세금 낼 것 다 내고, 대출 원리금 다 갚고도 2~3억원이 남던 시절”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이미 부자들의 세상”이라며 “소득인정비율(DTI)ㆍ주택담보비율(LTV)가 강화돼도, 설사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과금을 내야해도 ‘까짓 내고 말지’라는 식이다”고 말했다.
최근 노블세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투자수단이 다양화되고 시장 참여자들의 폭도 넓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분양권 시장이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투자기간도 최소 2~3년은 잡아야 했기에 자산가들의 세상이었던 부동산 시장에 비교적 소액으로 단기 투자할 길이 확산된 것이다. 지난해 정부의 ‘11ㆍ3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록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당첨되면 로또’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갭투자’ 역시 중상층의 새 부동산 투자 공식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방식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갭투자라는 말이 본격화된 건 2015년부터다. 전세물량 감소로 전세보증금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자 갭투자를 통해 소액ㆍ단지 투자가 가능해졌다.
때문에 최근 부동산 상승을 투기세력에 의한 거품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과열 현상은 2006년과 비슷한데 그 주체는 넓어지고 자금의 성격도 다양화된 것이다. 투자수요를 분산시킬 만한 새 호재나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는한 이런 흐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엔 이전 같으면 은행 예금으로 갔을 은퇴자금이나 소액의 여윳자금도 많이 흘러들어왔다”며 “부동산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한 사람을 과연 투기꾼이라고 단정하고 일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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