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이 소설은 올해로 문학 인생 43년을 맞은 이외수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장편소설 『장외 인간』을 출간한 지 12년 만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구원은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진정한 구원을 위해서는 생각뿐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함을 힘주어 말한다.

소설은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이 식물들의 제보와 도움을 빌려 사회악을 고발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을 보여준다. 눈빛과 마음으로 식물의 상태를 감지하는 꽃가게 주인 한세은, 예리한 분석력을 소유한 괴짜 검사 박태민, 정의를 위해 홀로 투쟁하는 기자 노정건이 식물들과 함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꾸려간다. 그러므로 이 회사의 주된 보복대상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4대강 사업을 주도한 사람들이다. 그러는 가운데 동물 학대, 성폭력, 언론왜곡, 뇌물수수 등을 자행한 인물들을 밝혀내고 식물들과 공조해 그들을 개과천선하도록 이끌어 준다는 내용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인간의 본성마저 상실한 세태를 여지없이 보여주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 존재의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왔는데 이 소설 역시 식물과 대화하는 은둔형 외톨이를 통해 환경파괴와 인간성 상실을 극복할 대안을 찾는다.

『저스틴맨』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문제를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 기법으로 예리하게 짚어낸다. 특히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익명성의 악, 그리고 그 악의 폭력성과 맹목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스틴맨』에서는 동일한 방식으로 일곱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피살자들은 모두 이마에 구멍이 난 상태로 발견된다. 피살자들 간에는 어떠한 접점도 없고, 살해 동기도 알 수 없다. 경찰의 수사는 속수무책이고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극에 달한다. 더 이상 경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누리꾼들이 나서고, 그들 중 '저스티맨'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가 등장해 갖가지 자료와 논리를 동원해 살인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면서 폭박적인 인기를 끈다. 소설은 중반 무렵까지 일곱 건의 연쇄살인에 얽힌 사연과 저스티맨의 논평,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과 설전이 교차하면서 긴박하게 이어진다.

『저스틴맨』은 다수의 힘으로 반대 의견을 씨를 말리듯 누르고, 소수가 되면 언제든 태도를 바꿔 안전한 다수 속으로 숨어 목청을 높이는 인터넷상 우리들의 모습을 한 편의 소동극을 보는 것처럼 신랄하면서도 위트있게 그린다. 스스로 판단하려는 의지를 잃어버리고 휩쓸려 다닐 때, 폭력적인 도취와 마녀 사냥이 발생하기 쉬우며, 진실을 보는 눈마저 잃게 된다는 경고를 소설은 우리에게 보낸다.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12분의 1은 꿈을 꾼다. 수면 주기는 잠의 깊이와 뇌파의 종류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마지막 단계에서 안구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두뇌활동은 활발해지면서 선명한 꿈을 꾼다. 렘(REM) 수면 또는 역설수면(逆說睡眠) 단계다. 그러나 잠자고 꿈꾸는 사이 벌어지는 일들은 아직 미지의 영역에 가깝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잠'은 역설수면 다음 단계인 미지의 6단계를 탐험하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린다.
「스물여덟 살 의대생 자크의 어머니 카롤린은 수면을 연구하는 신경생리학자다. 카롤린의 설명에 따르면 6단계 수면은 좀더 깊은 잠을 인공적으로 유도해 얻어지는 단계다. 심장 박동은 더 느려지고 몸은 이완되지만 두뇌활동을 더욱 활발해진다. 그러나 6단계 수면을 확인하기 위한 비밀실험 도중 피실험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카롤린은 다음날 실종된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자크는 꿈에서 20년 뒤의 자신을 만난다. 미래에서 온 48살의 자크가 자초지종을 전한다. 카롤린이 수면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다음 실험을 성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떠났다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카롤린은 강연에서 자각몽을 완벽히 통제해 불안·우울·공격성·자살충동 등을 제거한 말레이시아 세노이족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수면 전문가이자 임상심리의사인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다. 저자는 우리 몸 안에는 시계가 있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각이 있는데, 좋은 타이밍은 우리가 선택하거나 추정하거나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타이밍은 이미 우리 안에 즉 유전자 안에 정해져 있다고 귀뜸한다.
저자는 사람에게는 네가지 시간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잠을 깊게 자지 않는 돌고래 유형, 새벽부터 사냥을 나가는 사자 유형, 낮에 활동하고 밤에 쉬는 곰 유형, 해가 지면 생기를 찾는 늑대 유형이 그것이다.

이 책은 시간 유형별로 일, 돈, 생각, 관계, 건강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알려준다. 책에 나오는 '생체시간 퀴즈'를 풀어보면 누구나 자신의 시간 유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언제 점심을 먹을지, 언제 섹스를 할지, 언제 연봉을 올려달라고 말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내면의 생체시계에 따라 일과를 조금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질 뿐아니라, 업무적으로도 더 성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양을 조선의 도읍으로, 나라의 중심으로 만든 세 건조물은 종묘와 궁궐, 도성이다. 한양으로 천도한 태조에게 도평의사사에서 올린 글에는 '이들은 모두 나라를 가진 사람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바입니다'라고 하여 세 건조물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세 건조물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면서, 지금 서울의 밑바탕을 이루는 옛 서울, 한양의 이면과 내면 찾기를 시도한다.
책은 도성의 역사를 따라가며, 시대의 변화와 임금들의 치세를 읽어본다. 【태조는 한양을 새 나라의 도읍으로 고르고 불과 두 해 겨울 만에 도성을 완성하였다. 도성을 쌓기 전에 그 자리를 직접 돌아보기도 하였고 완공된 후에도 타락산에 오르는 등 합쳐서 세 차례에 걸쳐 도성을 돌아보았다.∼】계속해서 책은 세종과 태종의 도성 쌓기를 이야기한다. 【∼ 태조 대에 쌓은 도성은 흙으로 된 부분도 일부 있었는데, 세종 대에는 이를 석성으로 완비하였다. 실제로 수축을 주도한 것은 태상왕있었던 태종인데, 백성들의 고통을 감수하고도 전국 팔도에 32만여 명을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였다. ∼ 그에 반해 세종은 수축에 주도적 역할을 맡지는 못했으나, 고된 노동과 병에 시달리는 백성을 위해 이런저런 조처를 취했다. ∼】

저자는 특히 외면당하곤 하는 백성들의 눈높이에서도 도성을 바라본다. 【∼ 도성을 쌓을 때 직접 돌을 뜨고, 쪼고, 나른 이들은 백성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백성들이 죽거나 다치기도 하였다. 시대에 따라 달리 다듬어진 성돌들의 모양, 지금은 낯설기도 한 지역명에서 500여 년에 걸쳐 고된 성역에 동원되었던 백성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

원래 천조 (天朝)는 중국의 전통적인 중앙왕조 개념으로 천자가 다스리는 중국의 왕조가 주변 국가를 신하처럼 거느린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천조'는 조선(북한)을 포함한 중국 주변 국가를 중국의 지도를 받는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중국 공산당 정부를 의미한다.
모택동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이 구상하던 이같은 '천조' 정부의 꿈은 조선의 독립을 추구하던 김일성과 약간의 충돌은 있었으나 냉전시대에는 조선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이해와 중국을 자신의 '대후방'으로 세우려는 조선의 입장이 맞아 떨어져 중조 양국간에는 '천조' 개념이 내포된 일종의 특수동맹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과 미국간 외교 관계 수립 등으로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중조 동맹관계는 외교전략 단계에서 균열이 생겼고, 모택동이 꿈꾸던 '천조'는 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중국의 대외관계에 큰 결함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결함을 야기한 중대한 사건들의 인과관계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김준성은 한국은행 총재, 경제부총리, 삼성전자 회장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경제인이면서, 동시에 다수의 문제작을 발표한 소설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김준성의 소설 세계는 자본주의 혹은 물질 중심의 사회적 현실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가운데 인간성의 회복을 향한 개인의 노력과 꿈을 부단히 환기시켜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김준성 10주기를 기념하여 출간된 『김준성 소설 선집』에는 '인간 상실' '흐르는 돈' 붉은 악마' '물구나무서기'등 김 작가의 중.단편 9개가 실려 있다.

1955년 김준성을 소설가로서 문단에 알린 '인간 상실'은 타락한 현실의 한가운데를 허우적거리며 걸어가는 한 가여운 인간의 갈팡질팡 혼란스러운 몸과 마음의 행로를 통해 인간상실의 비정한 세태를 고발한다. '흐르는 돈'은 재벌의 세계를 내부자의 시각으로 파헤친 것으로 자본주의가 빚어낸 인간 상실의 현장에서도 도덕성과 구원을 추구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탈 쓴 사나이'와 '물구나무서기'도 타락한 기업인을 고발하는 것으로 돈의 욕망으로 오염된 현대 사회의 실체를 보여준다.
정일태기자 (ji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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