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남자의 향수 | 어디까지나 신선하고 자연스럽게

2017. 5. 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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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한 체취는 1년 365일 내내 관리해야 하지만 여름이 가까워올수록 한층 긴장해야 한다. 아침 샤워와 애프터셰이브, 기초 제품의 향 정도로 저녁까지 버티기는 어렵다. 튀지 않게 적당히, 상쾌하고 은은하게 향수가 활약하기 좋은 때다.

요즘 향수는 중성적이고 내추럴한 향이 은은하게 유지되는 것이 트렌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베르사체, 샤넬 등 디자이너 향수는 기존의 스테디셀러들을 현대적이고 신선한 감각으로 리뉴얼한 제품들로 부지런히 선보이고 있으며 조말론 런던, 아닉구딸, 바이레도 등 ‘니치(niche, 틈새라는 뜻처럼 소수 고객의 디테일한 취향을 위한) 향수’는 점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사실 향수의 전성기는 1980~90년대였다. 남녀 할 것 없이 향수를 진하게 뿌려서 ‘음, 쁘와종이군’ ‘트레졸이군’ ‘캘빈클라인이군’하며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해야 멋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알 법한 향은 오히려 촌스럽게 느낀다. 화려한 향보다는 나무나 풀, 과일 등 자연 소재의 향취를 선호하고 남녀 구분 없이 중성적인 향이 트렌드다. 니치 향수의 인기가 여기에 기반하지만 디자이너 향수의 스테디셀러 리뉴얼은 지금의 30~50대가 처음 향수를 사용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맨에게 향수란 좀더 엄격해야 한다. 일단 ‘저 사람이 향수를 썼군’이라고 타인이 알아채면 안 된다. 타인이 느낄 듯 말 듯한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향이 섞이면 낭패다. 샴푸나 남성 화장품 중에는 향이 강한 경우가 많다. 향수를 쓰지 않더라도 샴푸나 화장품의 향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여기에 향수까지 쓰게 되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 무향 또는 향이 적은 샴푸나 화장품을 선택하자. 또 아무리 은은한 향수라도 처음 뿌렸을 때와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는 확실히 다르다. 또 제대로 된 향수 연출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체취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을 때 완성이 되는 것이다. 출근 준비의 마지막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출근 준비를 시작할 때 뿌려두면 출근길 또는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까지 세심해야 한다면 아예 안 쓰는 게 편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침의 상쾌한 비누향은 고작해야 1시간도 넘기기 힘들다. 애프터셰이브 향이 아무리 멋지더라도 점심시간 지나 외근이라도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체취가 올라오는데, 체질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특히 흡연과 음주는 샤워와 양치만으로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또 육류를 많이 섭취하거나 양념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의 로망인 여자들의 은은한 비누향은 사실 향수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남자 역시 상쾌하고 깔끔한 향취는 노력을 동반한 향수 사용으로 가능하다.

시향을 해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지만 실제로 향을 맡아보고 비교할 수 있는 가짓수는 2, 3가지 정도다. 또 매장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뿐 아니라 한나절 이상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체취와 어우러지는 과정을 점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애인이나 아내가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판매원의 추천에 의존하기 쉬운데 많이 팔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인기가 좋은 향수는 일단 제외해보자. 그만큼 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향수는 어디까지나 나만의 시그니처가 됐을 때 가장 멋지다.

이것만 기억하자. 은은하게, 그리고 기존의 ‘남성적인’ 향보다는 중성적으로. 향수를 패션의 완성이라고 하는 까닭은 마지막 순서라는 뜻이 아니라 이토록 복잡미묘하고 섬세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멋의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글 박윤선(기업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 네오메디아 국장)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81호 (17.06.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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