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대건설 낙점 무혈입성?.. 매물 없는 '대조1구역'

김종윤 기자 2017. 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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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통일로 라인' 분양 흥행으로 자신감
시공사 입찰에 단 2곳 "리스크 있다고 판단"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모습.©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매물 내놓으시려고요? 지금 우리는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반가워요." (대조1구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18일 오후 찾은 은평구 대조1재개발구역 내 다수 공인중개업소 외관에는 '매물 구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공인중개사들도 매수상담 고객보다는 매도를 원하는 손님을 반가워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평구 재개발 단지가 분양에 성공하면서 집주인도 끝까지 기다려보겠다는 분위기"라며 "매물이 있지만 턱없이 비싸 손님에게 권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집주인, 집값 상승 자신감 '버티기' 돌입

대조1구역은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이 도보권에 있는데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3호선을 이용해 종로·시청·광화문 등 강북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이 수월하다. 6호선을 통하면 DMC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다. 특히 연신내역 GTX 착공 호재가 등장하면서 호가는 한층 올랐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계가 하나씩 진행되면서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라며 "대조1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GTX 호재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조1구역에선 녹번동과 응암동 등에서 분양이 성공하면서 투자 문의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이른바 '통일로' 라인 단지가 주목받으면서 대조1구역 역시 건설사뿐 아니라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부족한 매물과 높은 가격대로 급매를 제외하고 거래가 쉽지 않다. 실제 3.3㎡(대지지분 기준)당 거래가격은 2000만원 이상이다. 일부 소형 매물은 3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H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녹번역 인근 힐스테이트와 래미안에 웃돈이 붙자 투자문의가 증가했다"면서 "녹번역세권으로 입지가 우수한 응암1구역도 관심이 높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조1구역 내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홍보 문구© News1

◇시공사 입찰, 현대건설·대우건설 참여

건설사들은 택지지구 공급이 줄어들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대조1구역은 약 2500여가구 규모로 사업비만 4600억원 이상이다. 상반기 수주전에 등장한 매물 중에서도 대어급으로 통한다.

건설사들도 대조1구역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3월 시공사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 당시 15개사가 몰리며 입찰에도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주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만이 참여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은평구는 당사가 공을 들이는 지역으로 힐스테이트 단지가 포진돼 있다"면서 "대조1구역도 지역 내 랜드마크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도시정비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10대 대형건설사 중 수주액 1조8883억원으로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3개 대형사가 수주혈전을 벌인 과천주공1단지를 품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울 도심과 같은 양질의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8년간 조합에 대여금 지급

현장에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다수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2003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등장하기 전 시공사 지위를 획득해 2010년까지 조합에 사업운영을 위한 대여금을 지급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0년 조합 집행부가 변경되면서 대여금 지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합이 상당기간 현대건설에 도움받은 사실은 시공사 선정에 절대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대다수는 한 번씩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다"면서 "최근에는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찾아오는 건설사 직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미 조합과 건설사 간 교감이 진행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주전에 뛰어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수주권을 확보해도 대여금 반환과 추가적인 소송 등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사업성 하락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은평구라는 입지도 대형사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은 랜드마크라는 성격이 있지만 은평구에선 무리하게 홍보비를 투입하지 않는다"면서 "수주전에 실패하면 불필요한 예산만 낭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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