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요새 대구, 와봤능교?

송세진 여행 칼럼니스트 2017. 5. 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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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진의 On the Road –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동성로
요즘 대구는 여기가 핫하다. 여행자와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 발품을 팔아도 힘들지 않고 걸음을 뗄 때마다 새로운 호기심이 생겨나는 곳,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과 동성로를 걸어보자.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김광석다시그리기길과 방천시장
가요에 클래식이 있다면 ‘김광석’을 빼놓을 수 없다. 작년에 20주기를 맞이한 김광석은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됐다. 김광석은 1964년 1월22일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서울로 이주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김광석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노래하는 철학자’로 불렸고 나이 서른셋에 자살로 생을 마감해 팬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 그의 죽음과 화장 후에 사리 9과가 나왔던 사실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노랫말 하나하나가 깊이 있고 철학적인 데다 죽음까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보니 팬들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구는 2010년 ‘방천시장 문전성시사업’의 일환으로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을 조성했다. 초기에는 김광석 벽화가 전부라 그의 팬에게만 의미 있는 장소로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르며 온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의 거리로 변모했다. 방천시장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문화예술거리가 더 넓어지는 추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드라이플라워 자판기가 있다. 꽃집의 낭만은 없지만 이게 ‘요즘 스타일’이다. 꽃 자판기 건너편으로는 자물쇠와 군번줄 벽이 있다. 일명 ‘이등병의 편지’ 코너는 사랑과 소원을 비는 곳으로 어느덧 커다란 하트가 자물쇠로 빼곡 채워졌다.

골목 안에는 어김없이 김광석의 명곡이 흐른다. 소리가 크게 들리는 쪽에 가보면 라이브다. 김광석의 후예들이 그를 기리고 있다. 가수 앞에는 기타를 멘 그의 동상이 있다. 마치 스승이자 지휘자인 김광석을 보며 제자가 노래하는 것 같다. 옛날 교복을 빌려 입고 사진 찍기 바쁜 여학생들, 손을 꼭 붙잡고 추억을 만드는 연인들이 눈에 띈다. 김광석의 부조 앞에서 사진을 찍는 중년의 여행자는 표정만 봐도 그의 오랜 팬임이 확실하다.
(위부터) 쇼롱, 김밥 모양의 찹쌀떡

흑백사진관도 인상적이다. 문에는 사진 가격과 함께 ‘포토샵도 없고, 화질도 별로’라는 주인장의 거침없는 소개가 적혔다. 이어서 ‘하지만 이번 주에 젤 잘하신 일일 겁니다.’라는 멘트까지 읽으면 머리를 탁 치는 반전이 느껴진다. 주인장 말대로 앞서 사진을 찍고 간 사람들의 표정에는 ‘젤 잘한 일’에 대한 만족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자연스레 ‘한장 찍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름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 툭 걸쳐 놓은 천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혼자는 조금 어색하다. 역시 가족, 친구와 함께해야 더 분위기가 살 것 같다.

이 거리에서 먹거리와 카페를 빼놓을 수 없다. 김밥처럼 길쭉하게 뽑아 놓은 찹쌀떡은 윤기가 자르르 도는 것이 먹기 편할 것 같고, 대구의 유명 메뉴 ‘납작만두’에도 군침이 돈다. 플레이팅이 예쁜 브런치와 스테이크, 파스타를 먹을지, 푸짐한 닭볶음과 족발을 먹을지도 고민이다. 날씨가 더워지니 빙수도 먹고 싶고 구석구석 예쁘거나 편안해 보이는 카페에도 다 들어가 보고 싶다. 고민에 빠져있는 중에도 김광석의 노래는 끊이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 어느덧 핫도그 하나를 손에 쥐고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동성로와 약령시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점점 뜨거워지는 곳이 있다. 동에서 서는 반월당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하철 2호선이, 남에서 북은 중앙로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하철 1호선이 가로지르는 동성로다. 굳이 위치를 확인할 필요도 없다. 그저 북적거리는 분위기만 따라가면 된다. 이곳에는 로데오거리, 커피골목, 화장품거리, 퓨전음식골목, 떡볶이골목, 간식골목, 학사주점골목 등 골목마다 비슷한 업종을 가진 상점들이 모여 있다. 각기 개성 있는 제품과 메뉴, 인테리어가 눈을 끌어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시간이 빠르게 지난다.

학사주점골목.

얼핏 보면 크고 화려한 가게들이 눈에 띄지만 중심가의 큼직큼직한 건물 뒤를 자세히 살펴보면 좁은 골목에 옛집을 개조한 작고 소박한 집들이 숨어 있다. 학사주점골목은 옛정취가 흐르는 좁고 오래된 길이다. 그러니까 화려한 불빛의 도시에서 옛 골목으로 가는 데 불과 몇걸음이면 충분한 참 매력적인 번화가다.

중앙로역을 중심으로 길을 건너면 약령시다. 동성로가 북적북적 화려하다면 저녁의 약령시는 비교적 조용하다. 약재상들이 문을 닫아서다. 약령시는 점심부터 저녁 사이의 시간에 가장 에너지가 넘친다. 한자리에서 밥도 먹고 디저트까지 해결하는 예쁜 카페는 저녁 때가 되면 국악공연을 하는 반전이 있다. 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한 상 떡벌어지게 차려 먹을 수 있는 가게도 있어 점심시간 근처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약재상 사이사이로 분위기 있는 카페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도 매력이다. 와중에 옛 대구제일교회, 옛 교남YMCA회관,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등 볼거리가 있어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다.

대구 시내에서 놀다 보면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된다. 작정한 걷기 길도 아닌데 은근히 운동이 된다. 그렇지만 다이어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골목마다 유혹적인 먹거리들이 여행자를 가만 두지 않아서다. 어쨌든 대구는 재미있다.
(위부터) 커핑포스트, 캐주얼하우스 소노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대구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하차 - 3번 출구로 나와 도보 이동
대구 동성로, 약령시: 대구 지하철 1·2호선 반월당역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검색어 ‘김광석다시그리기길’ /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문의: 053-661-2173
이등병의 편지(김광석길 공연): 매주 토·일 / 오후 3시·5시
방천아트마켓: 매주 목 ~ 일 / 오후 1시 ~ 오후 7시

대구 중구 골목투어
문의: 053-661-2000
http://www.jung.daegu.kr/new/culture

청라버스(대구 중구 투어버스)
승차권의 해당 날짜에 횟수 제한 없이 탑승 가능
문의: 053-255-0531
http://alleybus.jung.daegu.kr
노선: 향촌문화관 - 대구근대역사관 - 동성로 -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김광석다시그리기길 - 봉산문화거리 - 청라언덕 - 서문시장 - 향촌문화관
운행시간: 오전 10시부터 매일 7회 운행 (매주 월요일·설날·추석 휴무)
가격: 일반 3000원 / 장애인·국가유공자 1500원

음식·카페
커핑포스트: 김광석거리에 있는 카페로 커피 맛에 충실한 로스터리 카페다. 독특한 에스프레소 머신과 다양한 스페셜티 원두가 특징으로 커피매니아를 위한 커피 드립 교실을 진행한다.
핸드드립커피 5000원 / 아메리카노 4500원 / 비엔나커피 5500원 / 시나몬오렌지 5500원
010-2241-2442 /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2232-15

카페무아: 약령시에 위치한 식사와 디저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카페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음식 하나하나의 플레이팅이 예쁘다. 저녁에는 국악공연도 볼 수 있다.
옥수수고로케 8,00원 / 첫사랑설기단지 8000원 / 호호팬케익 1만원 / 수수꽃떡샐러드 1만5000원
053-255-4717 / 대구광역시 중구 종로 38-1

서영홍합밥: 푸짐한 상차림과 깔끔한 밥맛, 옛날 집을 개조한 멋스러운 분위기로 식사 때마다 손님이 줄을 선다.
홍합밥 8000원 / 녹두전 8000원 / 손칼국수 5000원
053-253-1199 / 대구광역시 중구 약령길 33-8

쇼롱: 위치는 남산동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동성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차림새와 맛이 좋아 찾아가서 먹는 브런치카페다. 인기 메뉴는 에그베네딕트.
에그베네딕트 1만3000원 / 팬케이크 1만1000원 / 그릭샐러드 1만3000원
053-254-0520 / 대구광역시 중구 명륜로11길 7

개정: 동성로에 있는 한식집으로 냉면과 육회비빔밥이 인기 메뉴다.
물냉면 1만원 / 돌솥비빔밥 1만1000원 / 육회비빔밥 1만2000원
053-422-0366 /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36-6

숙박

캐주얼하우스 소노: 반월당역과 남문시장 사이에 위치해 동성로 등 중심가를 여행하기 좋다. 여성 여행자 취향을 잘 맞춘 인테리어에 카페, 커뮤니티 공간 등 시설을 갖췄다.
예약문의: 053-423-7778 / 대구광역시 중구 명륜로 86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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