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간도 사랑방 주택

매거진 2017. 5. 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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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섬을 풍요롭게 품다

육지에서 배로 한 시간. 소박하지만 인심 좋은 횡간도에 들어선 새 집은, 섬마을 이웃들의 사랑방이자 자랑이 되었다.


횡간도 앞바다에서 본 주택


서울에서 열차와 승용차, 배를 갈아타길 다섯 시간. 정기선이 다니는 노화도에서 마침 외출을 마치고 섬으로 돌아가려는 건축주 권진욱, 김송금 씨 부부와 딸 권현아 씨를 만났다. 건축주 가족과 횡간도행 배편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 서울에서 잠시 건축업을 했습니다. 그러다 건강이 상하게 돼 고향인 횡간도로 내려오게 되었죠. 여기에서 전복양식을 시작했고,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네요.”


주택 외벽의 그레이 컬러는 데크의 우드톤 컬러와 차분한 조화를 이룬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

대지면적 : 222㎡(67.1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8.48㎡(26.76평)

연면적 : 113.12㎡(34.22평)

건폐율 : 39.85%  /  용적률 : 50.95%

최고높이 : 7.3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

지붕마감재 : 이중그림자싱글

단열재 : 수성연질폼 200㎜(가등급)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 적삼목사이딩

창호재 : 엔썸 독일식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LPG

실시설계 : 광야건축사사무소

계획설계 및 시공 : 꿈꾸는목수 http://woodenhouse.kr 1599-1723


ELEVATION


주택의 입면. 각각 다른 지붕의 경사각과 형태가 독특한 리듬감을 준다.
BEFORE › (왼쪽)김송금 씨는 섬에서 난 돌로 손수 쌓아 올린 돌담이 구옥과 함께 허물어지는 것을 아쉬워 했다. (오른쪽)분재와 화분 가꾸기를 좋아했지만 집짓는 동안 주변에 나눠줬다는 권진욱 씨. 봄이 왔으니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집을 높게 앉힌 주변으로 데크를 둘러 활동 공간과 하부 보관창고를 마련했다.


20년 넘게 횡간도에서 열심히 일한 부부는 문득 고생한 오랜 시간만큼 함께 한 집도 많이 낡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데군데 천장에서 비가 새거나 바닥이 침수되기 일쑤였고, 지붕에 얹혀사는 고양이 가족은 위생 문제를 점점 키웠다. 처음엔 그저 옛집을 허물고 빨리 새로 짓는 정도만 생각했지만, 딸 부부의 지원으로 점차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나갔다. 마침 차량이 드나들기 어려웠던 마을에 도로가 확장되면서 새집에 대한 구상이 급물살을 탔다.

그 후 ‘꿈꾸는목수’를 만나게 된 것은 사위의 추천 때문이었다. 마루를 시공하는 가까운 지인이 다니는 현장 중 완성도 높은 주택들이 꿈꾸는목수의 작업이었다는 추천평에 큰 고민 없이 결정했다. 처음에는 콘크리트 주택이 아닌 목조주택이 익숙하지 않아 망설였지만, 친환경 목조주택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 온 딸 현아 씨의 추천과 꿈꾸는목수의 솔직한 설계 제안에 동참하게 되었고, 많은 부분을 믿고 일임했다.


천장, 조명, 벽지 등 인테리어의 많은 부분이 딸 현아 씨의 제안으로 결정되었다.


“남해안의 섬 지역은 종종 초속 30~40m 강풍이 불기도 하는 만큼 사전에 철저한 구조계산이 이 뤄졌습니다. 바다와 바로 접해있어 습기와 염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지요.”

함께 집을 찾은 꿈꾸는목수의 소태웅 대표는 섬이 가지는 기후적·건축적 환경에 집짓기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초와 벽체, 벽체 간, 벽체와 지붕을 강하게 연결하는 철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구조를 보강했고, 덕분에 자연스레 내진 성능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구조뿐만 아니라 단열재의 사용과 외장재도 섬 기후에 맞춰 결정되었다.


PLAN - 1F (88.48㎡)  /  PLAN - 2F (24.64㎡)


실내는 방 앞에서 거실, 식당, 현관까지 막힘없이 한 눈에 들어온다. / 건축주는 햇살이 깊게 들어오는 2층 공간에서 종종 티타임을 갖곤 한다.
장식장 겸 가벽은 식당과 거실에 적당한 분리감을 준다.
안방은 선착장과 바다 날씨를 한 번에 조망할 수 있게끔 코너창이 설치되었다. 


섬에서 이뤄진 집짓기인 만큼, 자재와 인력 수급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배를 타고 건너와야 했고, 그로 인해 자재비용이 상승하거나 종종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섬 건축은 이런 경우 바쁜 일정의 분야별 시공팀과 서로 갈등을 빚는 일이 적지 않다.

“건축주께서 매번 푸짐하고 신선한 식사와 섬 안내, 현장 정리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시공팀 대부분이 뭍으로 나갈 때는 반쯤 친구가 되어 나가기도 했다”라며 소 대표는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소문을 들은 일부 시공팀은 아예 캠핑 장비를 가지고 와 여가를 즐기면서 일을 하기도 했다고.


PROCESS


강풍부터 지진까지. 집을 지키는 철물

남해안의 섬 지역은 바람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특히나 여름-가을철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지역인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다. ‘홀다운’, ‘스트랩’, ‘허리케인 타이’ 등 각각 필요한 위치에 전용 철물이 시공되었다. 이러한 보강 기법은 주택의 내진 성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DID실크벽지, 신한벽지

바닥재 : 예림 강화마루 M301

욕실 및 주방 타일 : 상아타일건재(베이스), 힘찬타일(포인트)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에넥스키친

조명 : 광주 현조명

계단재 : 미송집성목

현관문 : 코렐시스템도어

방문 : 예림

붙박이장 : 에넥스

데크재 : ACQ 방부목


화려한 스타일의 타일이 포인트가 되어주는 욕실 / 2층에 위치한 방은 가족이나 손님이 머무르는 방으로 활용되곤 한다. 


손님이 많은 건축주 특성상 실내 구조도 그에 맞춰 1층의 공용공간의 크기는 키우고 안방과 개인 공간은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크기 정도로만 맞췄다. 지금도 한창 일을 하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용도실 구조와 동선 흐름도 이 집의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평소 딸인 현아 씨가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이기도 해 천장재나 실내 벽지 컬러 등 집 안 많은 부분에 직접 참여했다. 덕분에 빈티지하면서 모던한, 카페 같은 실내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

건축 당시에도, 준공 이후에도 섬마을 이웃들의 관심이 집중된 집이었던 만큼 집들이 때는 100여 명의 손님들이 모여서 마을 잔치가 벌어졌다고.

“이 동네는 흥이 많은 동네예요. 과거에는 마을 노래자랑이 빈번하게 있었고, 지금도 집집이 노래반주기가 있을 정도죠”

이웃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것을 즐거이 받아들이는 건축주. 넉넉한 마음씨를 지닌 건축주를 닮은 집은 그렇게 마을의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다.


데크에서 담소를 나누는 권진욱, 김송금 씨 부부와 딸 현아 씨.


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4월호 / Vol.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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