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공공기관' 취업 비결..직무지식과 문제해결능력

정순우,나현준 2017. 4.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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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4만호에 대한 사업승인을 계획하고 있으나 계획대로 사업승인이 완료될 확률은 90%이다. 2017년에는 4만2000호에 대한 사업승인을 계획하고 있다. 만약 전년의 계획대로 사업승인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에는 사업승인 호수를 5% 증가시키고 전년의 계획대로 사업승인이 완료된 경우에는 사업승인 호수를 5%감소시키기로 방침을 확정하였다. 2017년 공공임대주택 사업승인 호수의 기댓값은?"

이 질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필기시험 샘플문항이다. 답은 4만320호다. 전년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확률 10%(42000x1.05x 0.1)와 계획대로 진행될 확률 90%(42000x0.95x 0.9)를 곱하면 해당 수치가 나온다.

이같이 해당 직무와 관련된 추론 직무 지식 등을 물어보는 것을 이른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전형이다. 토익점수 학점 등 '스펙' 위주의 채용에서 벗어나 직무와 관련된 전문성 직업윤리 등을 물어보기 위해 NCS 테스트가 고안됐는데 올해부터 모든 공공기관 채용에 의무화됐다. 이에 구직자들은 '5월 공공기관 공채시장'을 대비해 NCS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5월에만 615명의 정규직 직원을 선발한다. 한국가스공사가 102명으로 채용인원이 가장 많고 교통안전공단 한국남동발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NCS를 만들고 보급하는 산업인력공단의 한 관계자는 "행정직이라면 문제해결능력이 그리고 기술직이라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며 "NCS 홈페이지를 가면 직무 분야별로 문제 사례와 합격수기가 있다. 이를 참조하면 더욱 채용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동서발전의 경우 대졸 채용자 출제범위가 발전기계 분야에선 재료 유체 열역학 동력학 등 기계일반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어떤 분야를 공부하면 되는지를 미리 구직자는 확인할 수 있다.

채용공고뿐를 확인하면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NCS기반 채용의 특징은 직무와 관련된 최소한의 사항만 물어본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 입사지원서는 사진 나이 가족관계 등 실제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을 기재하게끔 되어 있었다"면서 "하지만 NCS기반 채용은 직무지식과 관련된 교육정도 그리고 자격 및 경력을 주로 물어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입사지원서(예시)를 보면 경영지원 관련 직무에 응시할 경우 해당 직무와 관련된 학교교육이나 직업교육 혹은 기타교육을 이수한 경험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교통안전공단에 입사한 고씨는 "NCS 자소서의 경우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들었던 수업을 묻거나 교통에 관련된 경험들을 묻는 항목이 있었다"면서 "학교에 다닐 때 의무로 가야 하는 현장실 습에서 주차 기획 업무를 맡으면서 겪었던 일들이 그 항목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 후엔 필기 전형을 거치게 되는데 인재상과 직무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을 물어보는 항목이 많다.

필기 전형은 수치계산 추론문제 그리고 해당 직무에 대한 지식 등이 주로 출제된다.

가령 경영직렬의 경우 홍보제품별 수익체계를 나타낸 표와 분기별 매출 증감률이 제시되고 '어떤 제품을 출시해야 가장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NCS 홈페이지에는 필기평가 샘플이 있다. 화물운송 가방제작 보증료계산 등 각 상황에 맞춰 NCS 기반 필기가 어떤 식으로 문제를 내는지를 상세히 적어뒀다. 2016년 한국마사회에 입사한 서씨는 "문제집을 고르기 전 우선 NCS 홈페이지에 가서 예시 문제를 풀어보며 감을 잡았다"며 "특히 전공 문제는 전공 서적들을 읽으며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을 다시 한 번 이해하고 꼼꼼하게 암기를 했는데 시험이 전공 이해도를 바탕으로 출제되다 보니 해당 범위 안에서 굉장히 많은 문제가 나왔다"고 밝혔다. LH의 경우 올해부터 '직무수행능력평가'를 만들었는데 기사 자격시험과 유사한 문제를 객관식으로 출제할 예정이다.

면접 역시 직무와 관련된다.

NCS 면접은 이른바 '구조화 면접'으로 직무 관련 주제에 대한 해결과제를 부여한 후 그룹별로 토론을 실시하는 것이 골자다. 가령 국제협력분야라고 한다면 파트너 국가와 문제가 생길 때 어떤 식으로 원만하게 풀어낼 것인가 등이 질문으로 나오면 해외여행이나 교환학생 등 자신의 경험과 연관지어서 답을 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입사한 김 사원은 "제가 여행 했던 경험과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경험을 직무와 연관 지어서 어필한 점이 좋게 보였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NCS는 공공기관과 채용자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평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지난해 NCS를 도입했는데 신입사원의 업무 배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47점을 기록할 정도로 높아졌다. 또한 입사 후 이탈률은 기존엔 28.6%에 달했는데 이 제도 도입 후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공단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업무만족도가 늘었다"면서 "이를 통해 퇴직 이직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순우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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