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 하디 보이즈, WWE 태그팀 챔피언 등극

조형규 2017. 4. 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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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WWE 태그팀의 전설 하디 보이즈가 마침내 돌아왔다.

매트 하디와 제프 하디로 구성된 형제 태그팀 하디 보이즈는 3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슬매니아 33’의 4자간 태그팀 사다리 경기에 깜짝 출전하여 WWE RAW 태그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초 레슬매니아 33에서 예정된 태그팀 사다리 경기의 출전 팀은 전 챔피언이었던 더 클럽(루크 갤로우스-칼 앤더슨), 그리고 엔조 아모레-빅 캐스, 세자로-셰이머스로 총 세 팀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레슬매니아 33의 호스트인 뉴 데이의 소개로 하디 보이즈가 깜짝 등장했고, 결국 네 번째 출전 팀으로 발표되며 공식적으로 경기 참가가 확정됐다.

출전이 확정되는 순간 현장 관객들의 폭발적인 환호가 이어졌다. 하디 보이즈 또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경기 내내 사다리 꼭대기에서 장외로 몸을 날리는 위험한 스턴트를 펼치며 WWE RAW 태그팀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디 보이즈의 이번 복귀는 실제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졌다.

프로레슬링 전문 매체 레슬매니아닷넷(http://wmania.net)은 하디 보이즈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TNA에서의 활동에 크게 만족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신이상자를 연기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브로큰(BROKEN)’ 캐릭터로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동생의 인기에 가려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형 매트 하디가 브로큰 캐릭터로 인해 커리어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였다.

실제로 TNA는 딕시 카터가 단체의 운영 전면에 나서고 헐크 호건 등의 스타들을 거액에 영입하던 시점인 2011년부터 꾸준히 하락세가 두드러진 단체다. 그렇게 무너져가던 TNA를 겨우 지탱하던 건 하디 보이즈 덕분이었다. 하디 보이즈는 브로큰이라는 독창적인 기믹을 창조하면서 팬들을 다시 TNA로 불러들였다. 이를 통해 하디 보이즈는 자신들의 자유로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각본 통제권까지 보장받았다.

TNA의 생활에 만족하던 하디 보이즈가 갑자기 WWE 복귀로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게 된 건 경영진과의 마찰이었다. 지난 1월 ‘앤썸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가 TNA를 완전히 인수하면서 새 경영진의 자리에 앉았는데, 하디 보이즈의 ‘창조적 각본 통제권’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펼친 것이다.

소유주가 바뀌면서 하디 보이즈의 권한에도 제동이 걸렸다. 애초에 TNA 활동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자유로운 캐릭터의 창조’를 주장했던 하디 보이즈는 더 이상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지난 2월 28일을 끝으로 TNA와 결별했다. 

급하게 TNA와의 계약을 마무리 지은 하디 보이즈는 곧 WWE와 접촉을 시작했다. 그 사이 하디 보이즈는 ROH(Ring of Honor, 링 오브 아너)와 계약을 맺고 태그팀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계약이 WWE 레슬매니아 33이 펼쳐지기 하루 전인 4월 2일(한국 시각)에 만료되는 한 달 짜리 단기 계약임이 알려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WWE 또한 대외적으로도 이러한 분위기를 암시했다. WWE 자사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과거 하디 보이즈의 활약상이 담긴 경기들을 포스팅하며 ‘BROKEN'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을 정도로 이들의 복귀에 공을 들였다.

다만 하디 보이즈의 복귀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브로큰 캐릭터를 두고 TNA의 현 소유주인 앤썸스포츠 측과의 법적 분쟁이 남아있었던 것.

매트 하디는 지난 3월 TNA 결별과 동시에 자신이 창조한 브로큰 캐릭터에 관한 상표권을 신청했다. 그런데 앤썸스포츠 측에서 “브로큰 캐릭터가 매트 하디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도 해당 기믹을 유지하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결과물은 TNA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앤썸스포츠는 “매트 하디가 상표권 등록을 완료하고 이를 통해 타 단체에서 수익활동을 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고수했다. 상표권 분쟁이 깔끔하게 종결되지 않는 이상 WWE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26일 매트 하디가 최종적으로 브로큰 캐릭터의 상표권을 획득하면서 WWE 복귀도 급물살을 탔다.

하디 보이즈는 지난 2일 ROH에서 열린 ‘슈퍼카드 오브 아너 XI’에서 영벅스에게 패배하여 타이틀을 건넸다. 이로서 ROH와의 계약이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레슬매니아 33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순식간에 복귀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리고 레슬매니아 33 현장에서 RAW 태그팀 타이틀전에 긴급 투입되며 마침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직후 매트 하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정말 놀라운 여정이었고 결국 이렇게 RAW의 태그팀 타이틀을 획득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프 하디 또한 “올랜도에서 열린 레슬매니아를 통해 마침내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대단히 자랑스럽다”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한편 매트 하디는 영상을 통해 “우리가 클럽의 태그팀 타이틀을 삭제시켰다(We deleted the Club's tag team title)”는 말을 남기며 브로큰 시절의 캐치프레이즈인 ‘삭제(Delete)’를 직접적으로 언급, 향후 WWE 활동에서도 브로큰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사진] ⓒWWE/매트 하디 SNS
조형규 기자 (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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