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변칙세습' 합병안 통과

조현 2017. 3. 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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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초대형교회인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가 19일 저녁예배 후 연 공동의회에서 사실상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변칙세습을 해주는 방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명성교회 공동의회는 김삼환 목사가 1980년 개척한 명성교회와 3년 전 명성교회가 경기도 하남시에 설립한 새노래명성교회를 합병시키는 안과 함께 새노래명성교회 담임인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명성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의견을 동시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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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원로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 위임안 등 가결
김하나 목사는 "후임 될 생각 없다" 밝혀 귀추 주목

[한겨레]

김삼환 목사. 사진 명성교회 누리집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초대형교회인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가 19일 저녁예배 후 연 공동의회에서 사실상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변칙세습을 해주는 방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명성교회 공동의회는 김삼환 목사가 1980년 개척한 명성교회와 3년 전 명성교회가 경기도 하남시에 설립한 새노래명성교회를 합병시키는 안과 함께 새노래명성교회 담임인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명성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의견을 동시에 물었다. 교회개혁연대 소속 목사와 회원들은 교회합병이 교회 담임목사의 가족세습을 금지한 교단법을 피하기 위한 변칙세습으로 보고, 이날 아침부터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하라” 등의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8104명의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 투표에선 합병 건은 찬성 5860표, 반대 2128표, 기권 116표로 가결됐다. 김하나 목사에 대한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 건도 찬성 6003표, 반대 1964표, 기권 137표로 통과됐다. 이로써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가 부친에 이어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을 세습할 수 있는 합병 절차를 끝냈다. 새노래명성교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면 합병이 성사되고, 세습이 현실화한다.

명성교회 김성태 청빙위원장은 공동의회 뒤 연 기자회견에서 “청빙위원과 당회원들은 후임목사와 관련해 1년4개월 동안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기도한 끝에 명성교회 신앙공동체의 장기적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에 따라 교인들의 총의를 물어 김하나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명성교회쪽은 교구별 일괄투표를 통해 합병안과 김하나 목사 청빙안에 대한 찬성표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성교회 신자는 ”세습에 반대하는 측은 단체행동을 하지 않았으나, 찬성하는 측 교구에서는 구역별로 평소에 보이지 않던 신자들까지 모두 동원해 구역장 지시에 따라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방문하던 중 예정보다 일주일 앞서 지난 17일 급거 귀국한 김삼환 원로목사는 공동의회 전 “교회는 절대로 어떤 세상에 있는 권력이나 기업과 같이 그런 영광을 이어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며 “명성교회 오면 어느 교회보다 고생하는 것이니 이 교회를 누가 맡든지 불쌍히 여기고 적극적으로 잘 도와줘야 한다”고 설교했다.

김하나 목사는 이날 새노래명성교회의 주일예배 광고시간에 “명성교회와 합병하거나 명성교회 후임목사가 될 생각이 없다”며 “합병에 필요한 공동의회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그가 실제 세습을 거부할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20일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려는 의도로 담임 임기가 끝났음에도 담임목사 청빙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김삼환 목사는 김하나 목사가 청빙과 합병을 공개적으로 거절했으므로 이제 아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새로운 담임목사 청빙 절차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또 “ 김하나 목사는 교회 합병도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소신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되지 않는 것만이 김 목사와 아버지는 물론이고 명성교회와 한국 교회를 지키는 길임을 꼭 기억해달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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