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놀기' 최적화된 가구가 '대세'

이정국 2017. 3. 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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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라이프
이사·인테리어철 집 꾸미기에 도움 될 올해 가구 유행 전망

미니멀라이프·휘게 열풍 힘입어
실용적인 '북유럽풍' 인기 여전
거실·주방 다용도로 활용하거나
첨단기술 접목한 제품도 눈길

[한겨레]

최근 가구 트렌드는 단순하면서도 집의 기능을 확장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거실을 서재와 카페로 꾸민 예. 가구는 일룸 ‘리브레’ 시리즈. 일룸 제공

‘인테리어의 완성’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구는 집 꾸미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쉬운 인테리어를 살릴 수도, 잘 해놓은 인테리어를 한방에 망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가구다. 봄 이사철을 맞아 가구 구매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올해 가구 트렌드를 짚었다.

여전히 계속되는 북유럽 인기

올해도 북유럽 스타일 가구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둘러본 ‘2017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국내외 300여개 가구·인테리어 업체가 참여했다. 이날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덴마크 가구회사 ‘프리츠 한센’과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시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동희의 협업 전시였다. 장식을 최대한 절제한 북유럽 디자인 특유의 단순함과 기능성이 돋보였다. 북유럽 스타일을 지향하는 캐나다 가구 브랜드 ‘거스’도 단순미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호평을 받았다. 안톤 획크비스트 ‘이케아코리아’(스웨덴) 인테리어디자인 총괄, 야코브 홀름 ‘프리츠 한센’ 대표, 페테르 프란센 ‘베르판’(덴마크) 대표는 ‘스칸디나비안 트렌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여전히 소비자의 관심이 ‘북유럽’에 쏠려 있음을 보여줬다.

북유럽 가구의 인기가 지속되는 이유는 뭘까. 일룸의 김태은 사업팀장은 “‘미니멀 라이프’와 덴마크식 행복추구 방식 ‘휘게’ 열풍이 세계적으로 불면서, 이런 경향이 가구 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집중할 것에만 집중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소비 패턴과 디자인 양식이 가구를 더 실용적이고 단순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북유럽식 가구”라고 말했다. 수제 가구 브랜드 ‘비아인키노’ 지은석 실장은 “디자인적으로는 10여년 전부터 유행이 시작됐지만, 대중들이 본격적으로 구매를 시작한 것은 3~4년 전부터다. 작고 소박한 스타일이 한국인의 주거환경과 잘 맞아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룸의 홈카페 가구 라인 ‘레마’시리즈. 일룸 제공.

홈퍼니싱 부상…첨단기술 가구도 눈길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집콕족’이 늘고, 홈파티가 인기를 끌면서 거실과 주방 같은 가족 공용공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가구들이 속속 나온다. 일룸은 ‘홈카페’와 ‘홈라이브러리’를 콘셉트로 하는 별도의 가구 라인을 내놨다. 커다란 가죽소파를 치우고 작은 탁자나 책장 등을 활용해 거실을 카페나 서재처럼 만드는 것도 주요한 흐름이다.

책상, 침대처럼 덩치가 큰 가구 대신 작은 가구나 조명, 침구 등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도 부상하고 있다. 비용은 저렴한 반면 활용도가 뛰어나 도전해보기 쉽다. 프렌치 스타일을 지향하는 ‘마틴싯봉리빙’, 합리적 가격의 다양한 북유럽식 홈퍼니싱 제품을 내놓는 이케아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다. 이케아코리아의 김지훈 커머셜피아르(PR) 매니저는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제한적인 공간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소비자들은 필요에 따라 집안 곳곳에서 자유롭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과 인체공학 등의 기술을 가구에 접목시키는 움직임 역시 활발해졌다. 각자의 수면 스타일에 따라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유에스비(USB) 충전단자까지 갖춘 전동침대, 홈오피스 환경을 구축할 때 전선과 케이블 정리를 쉽게 해주는 다용도 책상,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사무용 책상과 인체공학 기술을 적용한 의자 등이 주목을 끈다.

키덜트족을 겨냥해 만화나 영화의 캐릭터를 가구에 접목하는 것도 트렌드다. 디즈니코리아는 미키·미니마우스, 마블코믹스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가구와 침구 등 ‘디즈니 홈 컬렉션’을 내놨다. 스타워즈 서재, 마블 거실의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아이들 방에서나 보던 만화 캐릭터가 이제 집의 중심으로 나온 셈이다.

고밀도 메모리폼을 사용한 슬로우 ‘폼 매트리스’. 슬로우 제공
각도 조절이 가능한 ‘아르지안’ 모션베드. 일룸 제공.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퍼시스 ‘모션 데스크’. 퍼시스 제공
선 정리 기능이 있는 데스커 ‘컴퓨터 데스크’. 데스커 제공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디즈 티(T)-40. 시디즈 제공

욕심은 금물…‘단순하게’

가구를 살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건 집 안의 분위기다. 가구 자체의 화려한 디자인이나 색깔에 ‘꽂혀서’ 구입을 했다간, 어설픈 포토샵 작업을 해놓은 사진처럼 가구와 집이 따로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완성도 있는 인테리어를 위해선 “욕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한화엘앤씨(L&C)의 이수진 디자이너는 “단순화된 선 또는 정제된 무늬로 질감과 색상에 집중한 가구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자인만큼 색도 단순한 게 좋다. 바닥이나 바닥의 색 가운데 하나에 맞춰 비슷한 느낌의 가구를 배치하면 공간이 넓어 보이고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이 디자이너는 “집 안이 어두운 인테리어라면 가구는 월넛과 마호가니처럼 무게가 느껴지는 색이 좋고, 밝은 쪽이면 가구도 밝은 베이지나 흰색으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인가구는 집 면적이 좁은 경우가 많다. 이럴 땐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가구, 좁은 공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수납 기능이 강화된 다용도 가구 등을 골라야 한다. 색도 밝은 게 좋다.

스마트폰에서 미리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는 ‘하우셀’앱. 구글플레이 갈무리.

가구를 골랐다면 그다음은 배치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것과 실제 배치한 뒤의 느낌이 달라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구 배치를 계속해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럴 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하우셀’은 가상의 공간에서 가구를 배치하고 소품으로 방을 꾸며볼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 앱이다. ‘하우즈 인테리어 디자인 아이디어’는 인테리어 디자인 플랫폼으로, 방대한 양의 홈 디자인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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