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가 혐오시설?..길 하나 사이두고 편갈린 금천 주민
독산2동, "왜 우리가 희생" vs "지나친 지역이기주의"
일부서 토지보상금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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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대로 기준 찬반 나뉜 주민들 …‘근조(謹弔) 현수막’ 등장도
서울시는 금천구 중심인 독산동 1054-8번지 등 3192㎡(약 966평)의 부지에 지상 4층·지하 1층 규모의 금천소방서를 짓기 위한 설계 공모를 오는 25일까지 받고 있다. 직할대를 포함해 소방대원 170명 정도가 근무하게 된다. 부지 선정 기준에 대해 서울시는 “왕복 12차선인 시흥대로를 접한 교통 요충지여서 재난 발생시 금천구 전 지역에 5분 내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방서 건립작업은 예정지인 독산 2동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소방서 건립에 따른 혜택은 금천구 전체가 나눠 받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독산2동 주민들 몫이라며 건립지역 변경이나 보상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손정임 독산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더 좋은 자리가 있는데도 말미고개 얼굴인 자리에 굳이 소방서를 세우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주민 이모(53)씨는 “시흥대로를 사이에 두고 성장 중인 독산1·3·4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독산2동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까지 옮기면서까지 신설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토지 매입가에 대한 불만도 크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토지 소유주들과 본격적인 대화에 나섰지만 아직 토지 매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을 근거로 시가 제시한 가격에 대해 소유주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예정지 인근 건물주인 송모(75)씨는 “지난 2015년쯤 제안을 받았지만 감정가대로 하는 게 아니어서 바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의견 수렴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5일 독산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금천소방서 건립(안) 설명회’에는 주민 100여명이 몰려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는 소방서 내 편의시설인 북카페와 안전체험실 등을 함께 만들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주민 반발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대적 박탈감…“지역민 배려로 풀어야”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집단 행동에 들어갔다.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협의회 등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자치구 25곳 중 관내 소방서가 없는 곳은 사실상 금천구가 유일한 탓에 신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근 한 상인은 “주민 부탁이라 등떠밀리듯 서명을 하긴 했지만 소방서가 생기긴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통장협의회 한 관계자도 “소방서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금천구 10개동 가운데 독산2동 주민들이 희생하라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시는 추가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소방서가 들어서면서 생길 수 있는 피해가 과도하게 부각됐지만 주민들도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돼 입게 되는 피해를 감안하면 걸국 소방서를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섭 금천구의원은 “예정지가 최적의 위치인 것은 맞지만 소음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주변에 완충 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한다든지 서로 간의 배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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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욱 (fourleaf@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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