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작명가는 바리스타, 앱은 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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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의 큰 고민 중 하나다.
최근 둘째 아이가 태어난 경기 수원의 박모(38)씨는 고민 끝에 작명 앱을 통해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서소옥 원광디지털대학 교수(동양학)는 "작명 앱을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이름은 함부로 짓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개명을 해야 할 이름을 지을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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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부르기 쉽고 예쁜 이름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데다 운명까지 이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고민의 강도는 더 깊어진다. 주부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작명 방식을 묻는 질문이 심심찮게 오른다. 작명소를 추천하는 댓글이 있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마음에 드는 이름을 지었다”는 답변도 많다. “가장 유명한 (작명) 앱에서 이름 7개를 3만4000원 정도에 받았다. 이름을 2만원에 되판다”는 글도 있다.
스마트폰 ‘작명 앱’이 인기다. 무료 또는 3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아기 이름을 지을 수 있어 젊은 부모들이 자주 찾는다. 최근 둘째 아이가 태어난 경기 수원의 박모(38)씨는 고민 끝에 작명 앱을 통해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박씨는 “첫째 아이는 작명소에서 30만원을 주고 이름을 지었다”며 “둘째도 작명소를 찾을까 하다 주변에서 (작명 앱) 추천을 많이 해서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된 대표적인 작명 앱은 4개. 1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한 앱이 2개, 나머지도 5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했다. 작명 앱은 작명 이론을 설명해 사용자들이 직접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기능은 무료로, 적합한 이름을 추천하는 기능은 유료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업체들은 “정통 성명학 이론을 기반으로 다수의 전문인력들이 만들었다”며 “알기 쉬운 성명학과 작명 도우미를 통해서 편리하게 이름풀이와 검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정말 괜찮은 앱이다”, “아이 이름을 지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고 뜻도 좋은 것 같다”는 등 평가도 나쁘지 않다.
물론 작명가들의 시선은 차갑다.
‘백운학 작명소’를 운영하는 백운학(75)씨는 “이름을 지을 때는 81수리, 자원오행, 삼원오행 등 따질 게 많다”며 “알고리즘에 의해 이름을 짓는 앱이 이 복잡한 원리들을 따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작명연구원의 임성준(53)씨는 “비유를 하자면 작명가는 커피를 직접 만드는 바리스타, 앱은 커피로 보면 자판기 믹스커피”라며 “사람은 각각 사주도 다르고 가족관계 등도 고려해야 해 앱이 구현하기 불가능한 부분이 크다”고 주장했다.
동양철학 전문가들은 작명앱의 사용이 일장일단이 있다며 이름을 짓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규문 경기대 초빙교수(동양철학)는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히 이름을 지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앱에서 프로그램화돼 나오는 이름은 사람이 신중을 기해서 하는 것보다 정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소옥 원광디지털대학 교수(동양학)는 “작명 앱을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이름은 함부로 짓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개명을 해야 할 이름을 지을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선영·배민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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