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 시장 향방 결정지을 '3대 키워드'

강남 재건축, 조기 대선, 트럼프 리스크
11.3 대책후 급락했던 강남 재건축 빠르게 회복
탄핵으로 조기대선땐 신규분양시장 타격받을듯
美 보호무역주의로 금리, 산업계 영향도 주목을

강남 재건축, 조기 대선, 트럼프 리스크
11.3 대책후 급락했던 강남 재건축 빠르게 회복
탄핵으로 조기대선땐 신규분양시장 타격받을듯
美 보호무역주의로 금리, 산업계 영향도 주목을

11.3 부동산대책을 포함해 정부의 잇단 규제로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주택시장이 설명절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 업계에서 올 한해 부동산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주택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탄핵정국과 이로인한 조기대선 실시여부는 봄 분양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강남 재건축 열풍이 지속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이로인한 국내 금융.산업계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도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24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조기 대선', '트럼프 리스크' 등이 설 이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혔다.

■도계위 통과 단지들이 신호탄… '강남 재건축' 부활하나?

설 이후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지난해 11.3 대책 이후 최고 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통과된 단지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최고 5000만원 이상 상승하는 등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2달째 급락한 재건축아파트와 올해 안에 관리처분 계획 인가를 받는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며 "짧은 기간 많이 떨어진데다 올해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급락하던 강남 재건축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회복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때문이다.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의 일정분(0~50%)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 제도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올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일몰을 앞두고 재건축 추진 속도와 사업진척에 따라 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라며 "지난해 3월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 분양 성공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이 반등세로 돌아선 적이 있기 때문에, 설 이후 일반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단지의 분양성패에 따라 전체 시장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조기 대선' 영향은? 분양일정.주거정책 등 변수 커져

올해 '이슈 블랙홀'로 꼽히는 헌법재판소 탄핵 일정과 조기 대선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4~5월에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건설사들은 올해 첫 주택 분양 일정을 3~4월로 늦춰 잡거나, 상반기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내 불안요소도 있는데다 대선 변수까지 생기면서 전반적인 일정 조정이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여소야대 국면과 맞물려,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부동산 정책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로 부동산 완화 정책을 써왔던 이번 정부와 달리, 야권에서는 전월세상한제 등의 규제 정책들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대선 때면 후보자의 공약에 힘입어 반짝 호황을 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지난해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도 나타났듯, 이번 대선은 개발 위주의 공약 보다는 주거 복지와 안정에 초점을 맞춘 공약들이 주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 트럼프 정부 출범… 금리인상.산업경기 후폭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트럼프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국내 금리 불확실성 증가와 더불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국내 산업 침체 등이다.

우선 우리나라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관건이다.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의 계획보다 금리를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 거래량은 물론,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도 필연적으로 내려간다.

또한 우리와의 무역 규모가 큰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설 경우, 국내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산업 경기 악화는 유동성을 떨어뜨리며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미 지난해 울산과 경남 거제.창원 등 일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산업경기 악화로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자국우선주의를 내걸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 정책들이 나올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시장 유동성도 악화되고 국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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