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 전 감비아 대통령, 대선 불복하더니 130억원 '먹튀'까지?
[경향신문]
23년 간의 통치를 끝내고 지난 21일(현지시간) 해외로 망명한 감비아의 야흐야 자메 전 대통령이 망명 직전 1100만달러 이상의 금품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비아의 새 대통령 아드마 바로의 특별보좌관인 마이 아흐메드 파티는 22일 세네갈에서 기자들에게 “자메 전 대통령이 망명하면서 1100만달러(약 130억원)가 감비아 국고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국고가 사실상 비어 있다”면서 “금융 전문가들이 정확한 손실 규모를 계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감비아 주요 공항에서 자메의 자산들이 반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자메 전 대통령이 망명하는 날 밤 여러 대의 고급차들과 물건들이 이웃 국가 차드의 화물기에 실려 반출되는 게 목격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자메는 1994년 29세 때 중위 신분으로 쿠데타로 집권한 뒤 23년 동안 권좌를 유지했다. 지난달 1일 대선에서 야당연합 단일후보인 바로에게 패했지만, 재선거를 주장하면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인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가들이 퇴진을 요구하면서 군사개입 움직임을 보이자 ECOWAS 지도자들의 중재를 받아들여 21일 적도 기니로 망명했다.
▶‘대선 불복’ 서아프리카 감비아 일촉즉발
지난 19일 세네갈 주재 감비아 대사관에서 취임식을 한 바로 대통령은 아직 세네갈에 머물러 있다. 그가 언제 귀국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의 입국 준비 등을 위해 서아프리카 연합군이 감비아의 수도인 반줄에 이미 들어갔다.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세네갈 장군은 시민들과 시설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전략 거점들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서양에 면한 감비아는 경기도 정도의 면적을 갖고 있으며, 인구 200만명에 군 병력은 2500명밖에 되지 않는다. 1965년 영국의 지배에서 독립했다. 온화한 날씨에 대서양을 낀 해변으로 유럽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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