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행복카드 결제시스템 '구멍'..정부 "모니터링 강화"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보육료 결제시스템 허점 노출돼]

아이행복카드 결제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 아이행복카드는 무상보육 시행과 함께 도입된 어린이집 보육료 결제 카드다. 아이행복카드의 결제시스템을 악용해 제3자가 보육료를 빼돌린 것인데,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경기 이천시의 어린이집 원장인 A(37)씨가 원생들의 보육료를 부정 결제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자신의 자녀 몫인 아이행복카드 2장으로 지난해 7월 원생 51명의 보육료 7500만원을 결제했다. 결제횟수는 총 294회다.
아이행복카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육료를 결제할 수 있는 카드다. 어린집이 부모에게 결제를 요청하면 부모가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카드사는 5일 후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입금한다. 이후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이 카드 대금을 정산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1장의 아이행복카드로 여러명의 보육료를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부모 입장에선 악용할 여지가 없지만, 어린이집은 이를 언제든지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선결제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아이행복카드의 선결제 시스템도 가능하다는 지적인데, 정부는 이 같은 가능성은 일축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천 어린이집 사건은 본인이 부모인 것처럼 속여서 악용한 사례"라며 "여러 아동의 여러 개월치 보육료를 결제해서 294건이 결제된 것인데, 과거의 보육료를 취소하고 재결제했던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정 행위가 다른 곳에서도 이미 만연해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사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모와 아동이 같은 가구원이 아닐 경우 보호자 유형을 확인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닌 경우 결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 등에 대해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설 입소아동이나 실제 부모가 보호하고 있지 않은 아동 등의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일 카드로 집중 결제하는 건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카드사 간 협력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필요할 경우 제도개선 등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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