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터미널 화장실 '휴지 없음'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은 866억원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17. 1. 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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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 경북 구미시 구미종합터미널 화장실에 붙은 안내문이 6일 누리꾼들 사이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안내문은 ‘구미시청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음’이라고 이용자가 사용할 휴지가 없음을 밝히고 담당부처인 구미시 교통행정과 연락처를 명기해 놓았다.

구미시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하는 등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벌여왔다. 이 ‘새마을테마파크’에는 박정희 생가 관리 및 추모예산, 박정희 탄생 기념사업,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등에 866억원이 들어갔다.

구미시는 매해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날과 숨진 날에 ‘탄신제’와 ‘추모제’를 열고 있다. 지난 6년간 이 행사에 들어간 예산은 5억 4000만원에 달한다.

지자체에는 ‘새마을과’와 ‘박대통령 기념사업계’ 등 전담부서도 있다. 올해는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예산도 늘어났다. 새마을 선진화 운동 사업에 17억 8000여만원이,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에 91억 9000여만원이 책정됐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28억원을 들여 박 전 대통령 뮤지컬을 만들려고 했다가 여론의 비판에 이 사업을 철회하는 대신, 기념연극 제작과 기념 동산 조성, 기념사업 전시회 등에 약 5억5000만원을 배정했다.

구미시 남유진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일 기념행사때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반신반인(半神半人)”,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구미시 당국은 이에 대해 예산항목을 바꾸는 바람에 터미널 휴지 공급 집행이 늦어졌다며 “다음주 초에는 휴지와 청소도구를 사도록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지난해 구미시는 보조금 1080만원을 지원했고 구미터미널은 이를 휴지, 청소도구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반인반신이라던 박정희 대통령조차 화장실의 화장지 문제는 해결 못하나 보다”며 “하루 수천 명이 이용하는 버스터미널에 화장지 놓은 예산이 없다는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쏟아 붓은 국민혈세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죽은 대통령을 위해 살아있는 시민들이 고통 받는 비상식적인 상황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오늘의 현실과 닿아있다”며 “정책도, 예산도 특정인을 위한 것일 수 없다. 제발 기본만 하자. 상식만 지키자”고 말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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