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씨의 #소소한_취미생활] <7>성인의 퍼즐놀이
어느새 2016년의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광화문 집회에 나가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 해돋이를 보러 일찌감치 출발하신 분들도 계시겠죠. 저는 광화문이 집에서 가까워 잠시 구경갔다가 조용히 퍼즐놀이나 하며 새해를 맞으려고 합니다.
다 큰 어른이 웬 퍼즐이냐구요. 노노 그렇지 않아요. 퍼즐은 일과 스트레스와 잔소리와 주택담보대출에 지친 현대의 어른들을 위한 참 좋은 놀이라고, 여러분의 취미 큐레이터인 저는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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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침대 머리맡에 놓인 퍼즐 완성본입니다. ‘월리를 찾아라’ 황량한 서부 편이고 총 1,000조각짜리죠. 교보문고 영풍문고 혹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2만원 이하로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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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 연휴. 시간도 있겠다 어디 한번 조금만 맞춰볼까, 하는 마음으로 퍼즐 조각을 집어든 저는 5시간 동안 1,000조각 퍼즐을 전부 맞춰버리는 기염을 토하고 말았습니다. 5시간 동안 바닥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퍼즐을 맞춘다는 것은 마치 5시간 내내 마늘을 깐다거나 5시간 동안 주저앉아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것과도 비슷하죠. 허리엔 가벼운 초기 디스크 증상이 생길 것이고 무릎 관절이 쑤시며 무엇보다도 목과 어깨가 80대 어르신처럼 굳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5시간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일단 그림이 너무 귀엽습니다. 보통 퍼즐놀이 하면 고전 명화나 스위스 풍경화 같은 그림들을 많이 떠올리실 텐데 특히 이 월리 퍼즐은 참 아기자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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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 어른들에게도 이런 놀이의 미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퍼즐, 레고, 나노블럭, 뜨개질, 아직도 꽤 유행인 컬러링북(‘비밀의 정원’류) 같은 놀이는 내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하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해 줍니다. 정해진 규칙만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규칙도 없고 수많은 변수에 대응해야 하는 현실과는 반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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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퍼즐놀이는 멀티태스킹을 허락해주는 훌륭한 취미활동입니다. 퍼즐 맞추며 음악 듣기, 차 마시며 퍼즐 맞추기, TV 틀어놓고 퍼즐놀이도 가능하고 와인 한 잔 마시며 퍼즐 조각을 찾아도 됩니다. 혼자가 아니라 친구와 수다떨며 놀면 더 재밌습니다.
오늘의 퍼즐은 500조각짜리 유럽 마을 퍼즐입니다. ‘뮤직 인 타운’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네요. 얼핏 중세의 마을같지만 관람차도 있고 전기수리공도 눈에 띄고 트램 같은 차도 오갑니다. 전 이렇게 색깔과 인물과 건물이 많은 아기자기한 퍼즐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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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대형 서점에 갈 때마다 퍼즐 코너를 살펴보곤 하는데 제 취향에 맞는 퍼즐은 그닥 많지 않더군요. 아직 성인용보단 아동용 시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해외 여행을 갈 때 퍼즐도 쇼핑 리스트에 넣어둔다거나 혹은 가끔 아마존을 기웃거려 보곤 합니다. 취미가 있어 오늘도 힘이 납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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