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유통 ③] 패션, 위기 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다

2016. 12. 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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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패션 키워드는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가성비’로 요약되는 2016년의 소비트렌드는 패션시장에 ‘위기감’을 안겼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백화점 코트 대신에 10~20만원 대의 로드샵 코트를 사는 것은 가성비에 점령당한 의류 아이템 소비의 현주소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SPA가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전통적인 패션기업들은 최근 몇해동안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행보를 걸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도 했고, 위기를 맞아 내실 다지기에 충실했던 곳도 있었다. 패션기업으로서 쌓아온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이들은 꾸준히 변화를 시도했다. 

[사진출처=123rf]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SPA에 수요가 높다고 해서 결코 싼 가격의 옷을 원하는 소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 정체성을 얼마나 확고히 하고 그 속에서 고객들이 로열티를 얼마나 두텁게 형성하는 지가 핵심”이라며 “올해 패션업계는 대체적으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손보는 작업들이 이뤄졌다. 경쟁력이 부족한 브랜드에 대한 과감한 시장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대형 패션기업의 패션 부문에 대한 인수 소식도 있었다. 제일모직은 지난 하반기 캐주얼 브랜드인 ‘바이크리페어샵’을 정리 한 것에 이어 올해 중순 남성복 엠비오와 잡화브랜드 라베노바를 철수키로 했다. 매출 감소가 주요이유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내 패션브랜드의 할인행사 모습

실적부진의 늪에 빠졌던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은 12월 초 한섬에게 인수됐다. 지난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 334억원보다 50.9% 감소했고 관련업계는 이를 전반적인 패션산업 침채와 새브랜드 론칭에 대한 비용부담 확대로 분석했다.

동시에 자체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하며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보여온 한섬은 금번 SK네트웍스 패션사업 인수를 통해서 단숨에 약 1조 3500억원 매출의 국내 4위 패션기업으로 올라섰다.

패션 시장의 변화, 타깃 확대를 목표로 브랜드력 강화를 중점으로한 대대적인 리뉴얼작업들도 진행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8월 자체 여성캐쥬얼 브랜드 톰보이를 ‘스튜디오 톰보이’로 새롭게 론칭했다.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라인부터 매장인테리어까지 새롭게 바꿨고, 디자인과 가격대에 따라 라인도 다양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 톰보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을 두배 키워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 백화점 할인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옷을 고르는 모습.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여성복 빈폴레이디스에 대한 개편에 나선다. 현재 캐주얼 시장에서의 성장한계를 벗어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컨템포러리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골자다. 빈폴레이디스는 내년 봄부터 콘셉트와 제품라인 등에 변화를 줌으로써 고가와 저가로 재편되고 있는 패션시장에서 2030과 시니어층을 모두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다는 목표다.

비교적 브랜드 론칭에 대한 위험이 적은 ‘수입판권 확보’ 경쟁도 올해 치열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폴스미스와 끌오에의 수입판권을 확보했고, 한섬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에밀리오 푸치와 프랑스 브랜드 로샤스의 판권 확보에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판로를 ‘SI 빌리지’, ‘LF몰’ 등 온라인으로 확장, 채널수수료로 인한 비용누수를 막고 동시에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있는 소비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일찍이 온라인몰에 집중한 LF는 올해도 수익성을 개선,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한 대형패션업체 관계자는 “올해 패션시장은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볼 수있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피부로 느낀 한 해라고 생각된다”며 “패션시장의 저성장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느냐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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