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계림, 봉화 닭실마을..경북 곳곳에 닭 지명

대구는 치킨 프랜차이즈 뿌리..정유년 '닭의 해' 눈길

(안동=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대구와 경북에는 닭과 관련한 지명이 얼마나 있을까.

국토지리정보원이 '닭의 해' 정유년을 맞아 조사한 결과 대구에 1곳, 경북에 26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봉화 닭실마을이다.

이 마을은 닭이 계란을 품은 형상을 띤다고 해서 닭실이라고 한다.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충재 권벌 선생의 후손이 500년간 살며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달실마을이라고도 하는 이곳은 주민이 모여 전통한과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청도군 각북면에는 닭이 우는 지형이라고 해서 계명동이, 예천군 감천면에는 닭이 알을 품은 지형인 유동(酉洞)이 있다.

울릉도에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는 닭바위가 있으며 영주시 풍기읍에는 바위 꼭대기가 계란처럼 생긴 데다가 바위 주변에 금이 있다고 전해져 이름이 붙은 금계바위가 있다.

이 밖에도 상주시 청리면 달내, 문경시 문경읍 황계산, 군위군 의흥면 계명동, 경산시 자인면 계림 등이 있다.

대구에는 북구 구암동에 구명(鳩鳴)이란 곳이 있다.

마을 앞산이 닭 나는 모양과 같이 생겨서 닭이 아홉 번 울어야 날이 샌다는 뜻에서 구명(九明)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 마을 뒷산에 산비둘기가 많이 살아 울음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구명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말이 나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조사한 지명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대구와 경북에는 닭과 관련한 얘기가 많이 전해진다.

경주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는 사적으로 지정한 계림(鷄林)이란 숲이 있다.

경주김씨 시조인 김알지 탄생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서기 60년(탈해왕 4)에 호공이 월성 서쪽 마을을 지나가다가 시림에 빛이 차 있어 가보니 금으로 된 궤가 나무에 걸려 있고 나무에 흰 닭 한 마리가 울고 있었다고 한다.

왕이 궤를 열어보니 한 사내아이가 있어 알지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신라 건국 때부터 있던 이 숲은 김알지가 태어난 뒤 시림(始林)에서 계림으로 바뀌었다.

대구와 경북은 무엇보다 치킨 프랜차이즈 뿌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전국에 명성을 얻은 교촌치킨, 땅땅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멕시카나치킨 등이 대구와 경북에서 출발했다.

대구시는 치킨 산업이 발달한 점과 무더운 날씨를 활용해 치킨과 맥주를 결합한 '치맥페스티벌'을 해마다 열고 있다.

일각에선 대구 옛 지명인 달구벌이 닭의 경상도 사투리인 달구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닭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한다.

그러나 대구시가 홈페이지에 올린 지명유래에 따르면 삼국시대 대구 옛 이름은 다벌(多伐), 달벌(達伐), 달불성(達弗城), 달구화(達句火), 달구벌(達句伐)이다.

달은 넓은 공간, 벌은 촌락이나 읍성을 가리키기 때문에 닭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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