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좋은 코치 만나 골프인생 바뀐 주타누간 자매

2016. 12. 2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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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길크리스트 스윙코치(가운데)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리야(왼쪽)와 에리야 주타누간 자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한국 사회에서 프로골퍼는 선망의 대상이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곳에 가며 좋은 음식을 먹는다. 상금과 후원금 등으로 돈도 잘 번다. 하지만 이는 박세리나 신지애, 박인비, 최경주, 김경태, 안병훈, 김효주, 박성현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일부 선수들에 국한된 얘기다.

성공 확률로 따지자면 상위 1% 미만이다. 100명이 동시에 골프를 시작하면 1명 정도가 그런 성공을 거둘까 말까다. 하지만 자녀에게 골프채를 쥐어주는 부모들은 성공한 선수들만 바라본다. 그래서 모든 걸 쏟아 붓는다. 골프 대디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음에도 ‘올인’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동물적으로 아는 사람들 같다.

한국에서 골프로 성공한 선수들은 3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첫 번째다, 아무리 부모가 뒷바라지를 잘 하고 코치가 뛰어나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 두 번째는 부모의 헌신이다, 골프는 선수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개인종목이다. 축구나 야구 처럼 프런트라는 지원부대가 없다. 오로지 선수와 가족이 모든 걸 헤쳐나가야 한다. 마지막이 좋은 코치다. 골프는 섬세한 운동이기 때문에 스윙과 멘털, 체력 등 각 파트별로 좋은 코치가 있어야 한다.

올시즌 LPGA투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에리야-모리야 주타누간 자매를 보면 좋은 코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다. 주타누간 자매는 코치를 바꾼후 세계랭킹을 대폭 상승시켰다. 일년 전과 비교했을 때 동생 에리야가 113위에서 2위로, 언니 모리야가 72위에서 47위로 세계랭킹을 끌어올렸다. 특히 동생 에리야는 거리만 많이 나가는 불운한 선수에서 투어를 주도하는 간판스타가 됐다.

주타누간 자매는 지난 2월 게리 길크리스트를 새 스윙코치로 임명했다. 그리고 3월엔 비전54의 피아 닐슨과 린 메리어트를 멘털 코치로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가레스 레플스키와 퍼팅 코칭 계약까지 맺었다. 이들은 모두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일해 협업이 가능했다. 선생님을 바꾸자 자매에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2세인 언니 모리야는 완벽주의자였다. 하지만 피아 닐슨의 멘털 지도로 자기 자신에게 덜 비판적인 사람이 됐다. 그 결과 그린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평균 퍼팅수가 26위(29.52개)에서 4위(28.85개)로 상승했다. 모리야는 그 결과 작년 64위(28만 1940달러)이던 상금랭킹을 올 해 40위(44만 6906달러)로 끌어 올렸다.

한 살 아래 동생인 에리야는 느낌으로 골프를 치는 선수다. 그녀 역시 코치 교체후 코스 매지니먼트와 감정 컨트롤에서 다른 사람이 됐다. 에리야는 “새로운 코치들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볼을 페어웨이에 올리는 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에리야는 올 해 5승을 거두며 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상금은 작년 48만 2527달러(35위)에서 255만 0928달러(1위)로 5배 이상 많아졌다.

주타누간 자매는 유능한 코치들을 고용하느라 더 많은 교습비용을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자매의 부모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다. 방콕 인근의 골프장에서 프로샵을 운영하며 두 딸을 뒷바라지했다. 하지만 승부를 걸 때 잘 걸어 올해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주타누간 자매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의 골프 대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선생님을 붙여주면 아이의 골프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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