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근대' 대구로 가보입시더

송세진 여행 칼럼니스트 2016. 12. 23.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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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진의 On the Road – 대구 약령시
이번엔 대구 중구 남성로 23, 24, 25로 떠난다.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고 했던가. 앞집, 옆집이 모두 의미 있는 여행지라 다리품이 줄었다. 근대로의 여행이 이렇게 편하다. 전통의 한약방 골목 약령시에서 잘 보고 잘 쉬어보자.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

대구 약령시 가운데에 오래된 교회 하나가 있다. 1936년 지어진 대구 제일교회다. 교회는 현재 예배를 보지 않는 공간으로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채 지난 21년 동안 잠겨 있었다. 그러다 지난 가을 ‘대한민국 여행주간’을 맞아 한시적으로 문을 열었다.

사실 교회는 오랫동안 기독교박물관으로 개관하기 위해 준비해왔지만 운영과 재정 문제로 미뤄졌던 것. 예상보다 여행자들의 호응이 높아 현재는 주말마다 개방한다.

교회의 시작은 1896년. 선교사 아담스 목사가 경북지역 최초로 세운 교회다. 최초의 입신자 정완식 소유의 저택 중 한채를 ‘야소 교회당’으로 만들었다. 1908년 교세가 급격히 확장하자 같은 자리에 함석지붕으로 된 140평짜리 단층 예배당을 건립했다. 사람들은 남문 안에 있는 교회라고 하여 ‘성내교회’, ‘남문내교회’, ‘남문안예배당’ 등으로 불렀다.

지금의 예배당은 1933년 지어졌다. 2층짜리 붉은 벽돌 교회당을 짓고 ‘제일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3년 뒤 1936년에는 5층 높이의 종탑을 세워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1994년 성도의 증가로 동산동에 새 건물을 짓고 이전하면서 이곳은 가끔 특별예배만 진행하는 기념관이 됐다.

근대화 시기 제일교회는 대구 일원에서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1899년 12월 동산의료원의 전신인 ‘제중원’을 설립해 경북지방 최초로 서양의술을 펼쳤고 대남소학교, 신명여자소학교 등의 학교를 건립했다. 1919년 만세운동 때는 이만집 목사가 대구에서 독립운동을 이끌다 옥고를 치렀다. 제일교회 창립 이후 개척하거나 분립한 교회 숫자가 무려 23개에 이른다.

현재 제일교회 1층은 자료전시관으로 꾸며졌다. 벽에는 빈 액자가 걸려 있는데 그림의 주인공이 ‘벽’이기 때문이다. 얼룩진 벽에서 80년 세월이 느껴진다. 지금도 연주가 가능한 전자오르간, 당회록, 찬송가, 성경, 피아노 등이 있고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철을 빼앗아 갈 때 땅에 묻고 숨겨서 보존한 쇠종도 있다.

교회와 함께한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들도 흥미롭다. 2층에 올라가면 본당이 있는데 요즘 교회들이 설교단을 높이 한 것과 반대로 단을 낮추고 객석의 기울기를 완만하게 준 것이 인상적이다.

2층의 테라스도 아름답다. 가끔 2층 테라스를 무대로 진행하는 ‘테라스 콘서트’도 인기가 높다. 날씨가 풀리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 때 약령시를 음악으로 물들일 콘서트를 기대해 본다.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 내부
대구제일교회 본당

◆에코웰빙한방체험관

이곳은 원래 병원이었다. 1966년 김일진 교수가 설계한 이해영정형외과 건물로 대구의 현대식 건물 1호다. 흰색 외관과 큰 창문, 발코니, 옥상 등 그 당시 기준으로 최신 사조가 총동원됐다. 건축학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어 건축과 학생들의 단골 견학 코스이기도 하다. 이해영 선생 타계 후 철거 위기가 있었는데 2011년 대구 중구가 이를 매입해 에코웰빙한방체험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1층은 친환경체험시설로 꾸며졌다. 한방 약재상인 약령시 성격과 통하도록 환경과 자연이 주제다. 입구 쪽은 ‘에너지 슈퍼마켓’으로 태양광제품, LED제품, 단열제품 등 친환경 에너지와 에너지 절약 제품들을 소개한다. 전시관 안쪽은 물 부족, 지구온난화로를 막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체험물과 함께 전시물을 관람한다. 열심히 자전거를 달려 나무가 자라게 하고 압전에너지 블록을 굴려 만세길과 제일교회에 불을 켜 보기도 한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작품들도 재미있다.

2층에는 안마체험실이 있다. 함께 운영하는 카페 ‘다향’과 연계해 차도 마시고 안마도 받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근대골목투어 중 지친 사람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다녀간다고 한다.

이웃한 붉은 벽돌집은 1914년 건립된 옛 YMCA 건물이다. 이후 YMCA는 반월당으로 이사했고 이해영정형외과가 모자라는 병원 공간을 충당하기 위해 건물을 매입했다. 병원 측에서는 이를 개조해 온돌방 20여개를 입원실로 이용했다고 한다.

에코웰빙한방체험관 2층에서 보면 흰 병원집과 붉은 벽돌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중정원을 공유한다. 몸이 아파 입원한 사람들이었지만 병원의 아름다움에 조금은 위로받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건물은 다시 YMCA 소유로 돌아가 내년 봄쯤 YMCA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등록문화재 570호로 지정됐다.

 
에코웰빙한방체험관
청춘살롱

◆청춘살롱
이곳은 대구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지원센터다. 제일교회기독교역사관 옆에 한의약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있고 그 골목 건너 약령시관광기념품전시판매장 지하에 ‘청춘살롱’이 있다. 이곳은 여행자 쉼터라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일방일회춘’(一訪日回春). 한번 방문하면 하루 젊어진다는 문구가 재미있다. 

와이파이 이용과 커피 또는 한방차를 마실 수 있고 특히 ‘내일로’ 여행자에게는 한방족욕제를 선물로 준다. 도시락을 가져와 먹어도 눈치주는 사람이 없으니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엔 주머니 얇은 청춘들의 따뜻한 사랑방이 된다. 한쪽에 마련된 컴퓨터로 사상체질감별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모두 지원되고 결과에 따라 특징과 정보도 찾아준다. 대구 여행정보는 물론 때마다 여는 작품 전시도 흥미롭다.
청춘살롱에서는 문화교실도 운영한다. 수제맥주 만들기, 약선요리, 캘리손글씨, 한방 디저트 만들기, 사주명리, 관상보기 등을 배우는데 수강료는 무료다. 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요즘 여행자들은 유물 구경, 경치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 하나쯤 경험하는 추세라 반응이 좋다. 비정기적으로 장터를 열기도 하고 여러 이벤트도 진행하니 대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인터넷에서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더 한옥 앤 스파
돈까스백반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대구제일교회기독교역사관, 에코웰빙한방체험관, 청춘살롱: 동대구역 – 401번 버스 탑승 – 약령시앞 정류장 하차 – 약령시 해당 지점까지 약 450m 걷기(3곳 모두 이웃에 위치)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대구제일교회기독교역사관: 검색어 ‘대구제일교회기독교역사관’ / 대구광역시 중구 남성로 23
에코웰빙한방체험관: 검색어 ‘에코웰빙한방체험관’ / 대구광역시 중구 남성로 24
청춘살롱: 검색어 ‘덕신빌딩’ / 대구광역시 중구 남성로 25

대구광역시 중구 문화관광
문의: 053-661-2000
http://www.jung.daegu.kr
*사이트에서 대구골목투어 2코스 참고

대구제일교회기독교역사관
문의: 053-253-2615 / 010-4521-1233
관람일: 주말 오픈 (오전 10시 ~ 오후 5시)
관람료: 무료

에코웰빙한방체험관
문의: 053-661-2043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날 휴무)
관람료: 무료
힐링안마체험: 안마+한방차 5000원 / 안마+아메리카노 4000원 / 안마+수제차 6000원

청춘살롱
문의: 053-431-0244
운영시간: 오전 9시 ~ 6시

음식
돈까스백반: 돈까스와 김치찌개라는 절묘한 조합의 밥상이다. 제일 먼저 스프가 나오고 백반과 돈까스까지 나오니 줄 거 다 주고 가격도 저렴하다. 찌개도 무한 리필이라 근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수제돈까스+김치찌개+가정식백반 7000원 / 직화불고기+김치찌개+가정식백반 7000원
053-257-2585 /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 415길 21

숙소
더 한옥 앤 스파: 한옥 마당에 수영장이 있는 독특한 숙소다. 여름에는 풀파티로 활동적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고 겨울에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매력이 있다. 온돌, 침대, 도미토리 등 다양한 객실이 있다.
예약문의: 053-214-6116 / 대구광역시 중구 서내동 53-3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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