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산 트레킹 | 하치만타이 & 하야치네] 몽환적 분위기의 '늪산' 하치만타이, 일망무제의 '조망명산' 하야치네

글·사진 월간산 한필석 편집장 2016. 12. 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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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트레킹단, 일본 명산의 가을빛 찾아나서

“몽환적 풍광이 일품이에요. 정말 감동 먹었어요.” - 조용환

[월간산]하치만타이누마 부근의 늪지 평원지대. 지금은 황금빛 초원이지만 6월부터 9월말까지 다양한 야생화가 만발한다.

“동북지역의 산봉이 한눈에 다 들어오네요. 태평양까지 바라보이고요. 대단해요.” - 정진국

일본 도호쿠관광추진기구 협찬 <월간山>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 명산 트레킹단이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4일간 하치만타이(八幡平)와 하야치네(早池峰)에서 가을빛을 만끽하고 귀국했다. 일본 트레킹 마니아 정진국(71)씨를 비롯한 27명의 참가자들 모두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자연풍광과 조망에 감동의 시간을 즐겼다.

도와다하치만타이국립공원(十和田八幡平國立公園)에 속한 하치만타이(1,613m)는 이와테현 북단에 위치한 고원화산으로 해발 1,400~1,600m대 능선 곳곳에 형성된 크고 작은 습원과 다양한 고산식물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이와테현 중앙부에 솟아 있는 하야치네(1,917m)는 1982년 야쿠시다케(藥師岳·1,645m), 케이토산(鷄頭山)과 더불어 하야치네국정공원(早池峰國定公園)으로 지정된 산이다. 키타카미산지(北上山地) 최고봉인 하야치네는 사문암(蛇紋岩) 암질의 산으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식물종이 자라는 고산식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식생 보호를 위해 등산 시즌에는 하야치네 신사가 있는 산기슭에서부터 등산로 입구까지 자동차 출입이 통제된다.

오전, 아키타현 센보쿠에 위치한 무사의 거리 탐방을 마친 트레킹단이 버스를 타고 하치만타이 어깻죽지로 이어지는 산복도로를 따라 오르는 동안 구상나무 종인 ‘아오모리 분비나무’와 너도밤나무 원생림이 울창했고, ‘오가라모미지’라는 활엽수 잎들은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런 날 산에 올라가는 건 옳지 않은 게 아닌가요?”

[월간산]하치만타이에서 가장 큰 산중호인 하치만타이누마. 때마침 쏟아진 햇살에 트레킹단이 즐거워하고 있다.

오후에 비가 멎는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산행 계획을 점심 이후로 미루었지만 등산로 기점인 미가에시도오게 고갯마루(1,541m, 이와테·아키타현 경계)에 도착하는 순간 강한 바람과 짙은 안개에 산행의욕이 꺾였다. 하지만 우장을 제대로 갖춘 가이드는 “산의 날씨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트레킹단을 이끌고 산 안으로 들어섰다.

“하치만타이는 오우산맥(奧羽山脈) 중앙에 솟은 산으로 100명산 중 하나예요.”

가이드는 산길을 걸으며 하치만타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도호쿠 3현, 즉 이와테·아키타·아오모리에 걸쳐 있는 약 4만ha의 도와다하치만타이국립공원에 속한 ‘하치만타이’는 화산 활동에 의해 생긴 장대한 산릉(山陵)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면서 사철 다양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5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각종 고산식물들과 40여 종의 야생화들을 9월 말까지 꾸준히 감상할 수 있어요. 나무마다 눈꽃 만발하는 겨울 또한 환상적이고요.”

가이드는 산길을 걸으며 새로운 식물이 눈에 띌 때마다 설명해 주었다. 그는 블루베리 같은 열매가 열리는 오바스로키, 산벚 일종인 미네사쿠라, 붉게 물들어가는 고오카미노키와 나나카마도 같은 식물을 설명하며, “하치만타이 일원은 이런 고산식물 보호를 위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고 알려 주었다.

“겨울철엔 눈이 켜켜이 달라붙어 정말 괴물 같은 풍광을 보여 줘요. 그래서 수빙(樹氷), 스노몬스터(Snow Monster)라 부르는 거예요.”

궂은 날씨임에도 이미 산행을 마치고 하산길에 접어든 일본인들이 줄을 이었다. 그들 역시 “멋지네요, 아름답네요” 하며 길가에 서서 감동적인 표정을 짓곤 했다.

[월간산]일본인 가이드가 한국 트레커에게 식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안개가 살짝 걷히자 산중호수인 카가미코(鏡沼)가 바라보인다.

‘맑은 날이면 바닥이 비칠 만큼 투명해 거울을 보는 듯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산중호수다. 곧이어 안개 속에 희끗 모습을 드러낸 메가네누마(眼鏡沼)는 이름 그대로 안경과 다름없었다. 맑은 날이면 작은 호수 물이 투명해 꼭 안경을 보는 듯하다는 산중호다.

“여러 분들은 정말 운이 좋네요. 여기 보이는 꽃은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쓰로진도예요. 이 점 박힌 흰 꽃은 야마하하코(山母子)고요.”

허리께까지 우거진 산죽길을 빠져나오자 조망대가 나타난다. 펑퍼짐한 능선 상에 망대가 세워진 이곳이 하치만타이 정상이었다. 전망대에 올라서자 희미하게나마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높낮이 없이 부드럽게 뻗어나간 산릉은 유순함의 전형이었다.

정상을 지나자 하치만타이는 구름이 오락가락하면서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과시했다.

막 퇴색해 가기 시작한 평원을 지나자 능선이 살짝 낮아지면서 산길 옆으로 하치만타이누마(八幡平沼)가 모습을 드러냈다.

때마침 빗방울이 멎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자 하치만타이누마는 환상적인 풍광을 자아냈다. 단풍빛의 수목이 호숫가를 수놓은 산중호수는 햇살이 비치자 영롱한 빛깔을 띠었다. 안개가 오락가락하자 꿈속 같은 분위기였고, 그 모습에 트레킹 단원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탄성을 자아내며 사진촬영에 바삐 움직였다.

[월간산]하치만타이 등산로 입구인 미가에시도오게(1,541m).

호숫가 길을 걷다가 관목숲길을 빠져나가자 눈앞이 반짝였다. 황금빛 고원 능선이 끝없이 뻗어나갔다. 한쪽에 우거진 구상나무 숲은 푸른빛을 띤 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황금빛 능선은 어느 순간 살짝 높아지더니 다시 관목 숲으로 들어섰다가 안개 속 슬쩍 솟아오른 봉우리로 안내했다. 겐타모리(源太森·1,595m)는 사방으로 조망이 가능하다는 봉우리지만 짙은 안개는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관목숲을 거쳐 버스가 세워져 있는 미가에시도우케 고갯마루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는 단원들의 표정은 뜻밖에 밝았다. 기자는 멋진 사진을 기대했기에 아쉬움이 많았지만 단원들은 안개 속 하치만타이에서 신선경을 본 듯 즐거워했다.

산행 안내

하치만타이는 대개 차량으로 ‘아스피테라인’이라 불리는 산복도로를 따라 해발 1,541m 높이의 미가에시도오게 고갯마루에 올라선 다음 산행을 시작한다. 고갯마루에서 정상에 오른 다음 하치만타이누마 호숫가 무인산장을 지나 능선을 타고 겐타모리와 차우스(茶臼)산장을 거쳐 차우스구치(茶臼口)로 내려서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월간산]안개를 헤치며 하치만타이 정상에 오른 트레킹 단원들과 일본 관계자들.

10km로 짧지 않은 거리지만 경사가 완만해 4시간이면 산행할 수 있다. 트레킹단은 날씨가 워낙 좋지 않아 겐타모리에서 다시 미가에시도오게로 돌아오는 약 2시간 코스를 따랐다.

이와테현과 아키타현을 잇는 도로인 아스피테라인은 첫눈이 내리는 11월 말 폐쇄된 이후 4월에 길이 열린다. 하치만타이는 6월에도 잔설이 있으므로 아이젠과 스패츠를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교통

센다이역(仙台)→도호쿠신칸센→모리오카(盛岡)역 약 43분. 모리오카역→버스→하치만타이 정상(八幡平山頂) 정류장 약 1시간50분. 이와테현포쿠버스(岩手縣北) 운행.

승용차는 센다이미야기(仙台宮城) IC에서 모리오카IC(盛岡)까지 약 2시간.

산행문의

브라이트스푼 02-755-5888.

[월간산]가을이면 단풍빛과 어우러져 더욱 화려한 빛을 자아내는 하치만타이. / 사진 아키타현 제공

하치만타이가 안개 속 무릉도원을 걷는 분위기였다면, 하야치네산은 우주선 타고 하늘을 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북도호쿠 일원 파노라마 이루는 고산식물의 보고

하치만타이 산행 때 흩뿌리던 빗줄기와 안개는 이튿날 아침 해가 떠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하나마키에서 하야치네로 향하는 사이 가을빛에 젖어든 일본의 농촌이 길 양옆으로 펼쳐졌고, 어느 순간 트레킹단원을 태운 버스는 산 안으로 들어섰다.

해발 1,220m 높이의 고갯마루를 10km 앞두고 도로의 폭이 좁아져 대형버스는 올라갈 수 없었다. 때문에 단원들은 중형버스를 이용해 산복도로를 따라 고갯마루인 오다고에(小田越)에 올라야 했다.

“꽃이 너무 좋아요. 6월부터 9월 초까지 여러 종의 야생화가 번갈아 가면서 피어나요. 에델바이스 다섯 종을 모두 볼 수 있는 산이에요. 야생화가 너무 예쁘고, 조망과 풍광이 아름다워 어려서부터 3,400회 가까이올랐어요. 100명산에 꼽히는 것도 그런 자연환경 때문이고요.”

[월간산]

76세의 가이드는 “중년 이상이 많이 찾지만 젊은 여자들한테도 인기 있고, 최근 들어 유럽인들도 찾아온다”며 하야치네산의 자연풍광에 대해 극찬했다. 오다고에 부근 화장실 한쪽에서는 가이드가 자랑하는 하야치네산의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휴대용변기도 팔고 있었다.

오전 9시 조금 넘은 시각인데 벌써 산을 오르는 현지인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높은 연령층으로 70대 안팎은 돼 보였다.

“이 깡통은 곰이 나타나면 두드려 소리 내라고 나무에 매달아놓은 거예요.”

가이드는 “하야치네는 곰이 자주 출현하는 산”이라고 깡통의 용도에 대해 설명한 다음 돌무더기 쌓인 지점에서 잠시 쉬자고 하더니 큰 소리로 “오하이오!”를 외쳤다. 가이드는 “산신께 지금부터 산을 오르겠다는 신호”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곰과 같은 야생짐승의 접근을 막는 의미인 듯했다.

‘一合目’이라 적힌 돌비석이 박힌 지점(산정 1.9km, 오다고에 0.8km)을 지나자 숲이 벗겨지면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등 뒤로 야쿠시다케(藥師峰·1,644.9m)는 산정 일원이 붉게 물들어 가고, 길가에 뿌리내린 도우츠소 역시 단풍 빛에 물들고 있었다.

어느 순간 거대한 암벽이 눈앞에 솟구치고, 가파른 바윗길 따라 높이를 더하자 사다리꼴 형상의 정상 능선이 빤히 바라보였다. 정상은 능선 왼쪽 꼭짓점이었다.

“왼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은 야케이시연봉(燒石連峰)이에요. 저기 초카이산(鳥海山·2,236m)도 보이네요. 야마가타(山形)현 최고봉이에요. 원추형 산이라 어디서 보든 알 수 있어요. 오른쪽 카타바야마(片羽山) 너머로 태평양도 보이네요. 이렇게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조망과 야생화가 아름다워 ‘은하철도 999’ 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도 이 산을 좋아했대요.”

[월간산]트레킹 단원들이 하야치네산 정상능선을 오르고 있다. 단원들한테는 멀리 야마가타현 최고봉 초카이도 보였지만 사진에는 모습을 감추고 있다.

하야치네산의 9월 말은 야생화를 탐닉하기에는 늦은 시기였다. 하지만 간간이 나타난 야생화는 싱그럽기 그지없고, 전형적인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은 산을 오르는 이들 모두의 마음을 앗아갔다.

5합목 부근에는 이스터섬에서 옮겨놓은 듯한 거석이 우뚝 서있다. ‘御金藏’. 금화를 보관하는 금고(金庫)와 같아서 이름 또한 그렇게 붙여 놓았다 하고, 옛날부터 사람들이 산을 오르내리면서 엽전 던지며 소원을 빌던 장소라고 한다. 트레커들은 기념 촬영에 최적인 장소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너도나도 올라 기념사진을 찍기에 분주했다. 5합목을 지나면서 산길은 바윗길로 완전히 변하고 경사도 가팔라지다가 철사다리를 타고 정상 능선으로 올라선다. 짤막한 완경사 능선은 곧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을 거쳐 슬쩍 튀어 오른 정상으로 이어졌다.

하야치네산 정상은 일본의 여느 명산과 다름없이 신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신사 너머로는 또다른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처럼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도시락을 펼친 트레킹 단원들은 시간이 흘러가는데도 내려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동행한 도호쿠관광추진기구와 도호쿠교통국 관계자들 역시 이렇게 ‘멋진 성찬’을 그냥 놔두고 내려간다는 게 아쉬운 듯했다. 그러다 가이드의 요청에 마지못해 한 명 한 명 올라온 길을 되짚어 발걸음을 옮겼다.

산행 안내

트레킹단이 산행한 코스는 왕복 4시간 거리로 가장 짧은 코스다. 편도 약 2.7km. 정상에서 서쪽 계두산(鷄頭山·1445.1m)까지 능선을 따른 다음 대형버스 주차장이 마련된 다케(岳)로 내려서는 코스는 산행시간만 9시간 가까이 걸려 쉽지 않다. 하야치네는 눈이 내려 도로 통행이 어려워지는 11월 중순이면 입산이 금지돼 이듬해 6월 12일에서야 다시 산행이 허용된다.

[월간산]정상능선에서 바라본 하야치네산 정상.

교통

센다이역→도호쿠신칸센→모리오카(盛岡)역 약 43분, 모리오카역에서 오다고에(小田越)까지 버스로 약 2시간 10분. 이와테현교통(岩手縣交通) 버스 운행. 센다이미야기 IC에서 하나마키IC(花卷)까지 차로 약 1시간 30분.

산행문의

브라이트스푼 02-755-5888.

[세계문화유산 히라이즈미 유적군]

‘도호쿠 지방 천태종 총본산’ 주손지

[월간산]산길 바위틈에서 자라는 야생화. 하야치네는 야생화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산이다.


이와테현에 위치한 히라이즈미(平泉)’는 12세기 도호쿠 지방에서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이상세계 실현을 위한 정치와 행정의 중심으로, ‘불교국토(정토)를 표현하는 건축·정원 및 고고학적 유적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일본에서 16번째, 홋카이도·도호쿠 지방 최초다.

삼나무 숲에 자리한 ‘주손지(中尊寺)’는 천태종의 도호쿠 지방 총본산으로, 진입로 양옆으로 하늘 높이 쭉쭉 뻗은 삼나무 숲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주손지는 850년 지카쿠 대사 ‘엔닌’이 창립했으며, 12세기 초 ‘오슈 후지와라’의 1대손인 ‘기요히라’가 젠쿠넨·고산넨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평등하게 공양하고 불교정토를 이룩하기 위한 대가람으로 키워 나갔다.

주손지는 오슈 후지와라 가계가 멸망한 뒤에도 많은 후손들에 의해 보호 받아왔으나, 겐무(建武) 4년(1337) 큰 화재로 곤지키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각이 불타버렸다.

절 입구에 자리한 ‘산코조’ 보물관 전시실에서는 불상·불구, 경전·서화, 후지와라 가문의 부장품 등 3,000여 점의 국보·중요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월간산]하야치네산 등산로 입구인 오다고에 (小田越·1,220m).

1124년에 건립된 국보 제1호 ‘곤지키도’는 금빛 찬란한 극락정토를 표현하는 매우 화려하고 정교한 보물로서 당 전체에 금박이 입혀 있다. 내부는 나전세공·마키에 등의 칠기공예와 정교한 금속세공으로 장엄한 분위기가 감돌며 헤이안 불교미술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중앙 수미단 안에는 기요하라 가문, 4대의 수급(首級)들이 안치되어 있다.

교통

다이(仙台)역→도호쿠신칸센(東北新幹線)→이치노세키(一ノ關) 약 35분, 도호쿠본선(東北本線)→히라이즈미(平泉) 약 8분.

센다이(仙台 IC)에서 히라이즈미마에자와(平泉前澤 IC)까지 차로 약 1시간 10분.

[아키다현 센보쿠시 다자와호수]

423.4m 깊이의 일본서 가장 깊은 호수

[월간산]하야치네산 정상 뒤쪽 바위지대에서 기쁨의 환호를 외치는 트레킹 단원들. 등뒤로 야마가타와 아키타 일원의 산봉 산릉이 멋들어진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다.

아키타현 센보쿠시에 있는 다자와호수(田澤湖)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알려져 있다. 최대 수심은 423.4m로 세계에서는 17번째로 깊으며, 이러한 깊이 탓에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다고 한다. 호수 물은 비취색에서 감색 빛깔을 띠고 있는데, 생성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되지 않고 있다. 다만, 거대한 분화에 의해 형성된 칼데라호라는 설이 유력하다.

호숫가에는 다츠코상(たつこ像)이라는 유명한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의 모티프가 된 다츠코는 먼 옛날, 다자와호수가 작은 샘이었을 무렵 근처에 사는 아름다운 소녀였다고 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백일기도를 올리던  그녀는 마침내 백일이 되던 날 관음보살에게서 샘물을 다 마시라는 계시를 받는다. 다츠코가 샘물을 다 마시고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자 번개가 치고 폭우가 내려 샘은 금세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다츠코는 호수로 들어가 타로와 결혼하게 되었고, 지금도 매년 겨울에 타로가 찾아와 다츠코 곁을 지키기 때문에 다자와호수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로맨틱한 이야기다.

이러한 로맨틱한 이야기를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키타현=다츠코상’이라는 공식이 머리에 새겨지게 되었다.

교통

[월간산]늦가을에 접어들었는데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하야치네산의 야생화.

센다이역→아키타신칸센→ 다자와호역(田澤湖) 약 1시간 20분. 다자와호역→우고(羽後)교통버스 다자와호 일주선 약 10분.

[‘무사의 거리’ 가쿠노다테]


사무라이의 생활 모습 남아 있어


[월간산]곰의 습격을 막기 위해 산길 초입 나무에 매달아놓은 깡통.

아키타현(秋田縣) 센보쿠(仙北)에 있는 가쿠노다테(角館)는 에도(江戶)시대에  조성된 사무라이 마을로 1620년 이 지방을 통치하고 있던 아시나 요시카츠(芦名義勝)에 의해 만들어졌다.

가쿠노다테는 성이 있던 고죠산(古城山) 남쪽에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마을 중앙 히요케(火除け)광장을 경계로 성에 가까운 우치마치(內町)와 성에서 먼 토오마치(外町)로 나뉘어 있다.

전통 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는 우치마치에는 부케야시키도리(武家屋敷通り, 사무라이가 모여 살던 지역)이 조성돼 있고, 토오마치에는 사다케가(佐竹家)의 죠다이(城代, 성주 대신 성을 지키는 사람)의 집과 상가들이 늘어서 있다.

부케야시키는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아오모리현을 뜻하는 미치노쿠(みちのく)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데, 마을 앞쪽에 흐르는 히노키나이강(檜木內川) 변은 4월 말이면 벚꽃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부케야시키 내 아오야기 저택(靑柳家)은 대대로 난도야쿠(納戶役, 금·은, 세간 등의 출납을 담당하는 직명)를 맡아 온 집안으로, 1987년 야외박물관으로 새롭게 개장해 17~20세기 도검류, 도구, 의상, 족자, 회화, 문헌 등을 전시하고 있다.

본채에는 사회적 위치에 따라 사용하는 3개의 출입구가 있고, 정원에는 약 60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계절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이시구로 저택(石黑家)은 가쿠노다테에서 가장 오래된 저택이다.

[월간산]

에도시대 다이묘 밑에서 서무와 출납을 맡아 보던 가문의 집이다. 신분 높은 사무라이 저택의 특징을 갖춘 건물 양식으로, 인공산, 돌, 대나무 등 가레이산스이(枯山水)식 정원이 꾸며져 있다.

교통

센다이(仙台)역에서 아키타신칸센(秋田新幹線)으로 가쿠노다테역까지 1시간 30분.

[하마나키(花卷)온천]


4개의 대형호텔 들어선 대형 리조트

[월간산]일본 국보 제1호인 곤지키도 가는 길. 현대식 건물 안에 보존돼 있다.

하나마키 시내에서 약 8km 떨어진 온천마을이다. 예부터 벚꽃 만발한 언덕과 적송 숲, 마을 앞을 흐르는 강에 둘러싸여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922년, 모리오카전기철도가 온천리조트 사업을 시행한 후 ‘하나마키온천’ 이름으로 하나의 리조트화되었다. 리조트 내에는 카쇼엔(佳松園), 호텔 센슈가쿠(ホテル千秋閣), 호텔 하나마키(ホテル花卷), 호텔 코요칸(ホテル紅葉館) 4개의 대형호텔이 있으며, 가부키 등 많은 공연이 열린다.

부지 내에는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가 설계한 ‘장미원(バラ園)’이 있어, 숙박자가 아니더라도 장미를 구경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하나마키시(市)에서 매년 개최하는 ‘이하토부 레이디스 역전’의 종료 지점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나마키온천 주소 花卷泉 岩手縣花券市湯本

 1-125, 전화 0198-37-2111, www.hanamakionsen.co.jp

교통

[월간산]다자와호수의 다츠코상.

센다이역→도호쿠신칸센→신하나마키역 약 1시간, 신하나마키역에서 택시로 약 20분. 센다이 IC→하나마키 IC 차로 약 2시간.


[월간산]무사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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