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스위스 원전 국민투표
파이낸셜뉴스 2016. 11. 28. 17:31
스위스인들이 또 놀라운 선택을 했다. 27일(현지시간) 원전 가동 조기중단 법안을 국민투표로 부결시켰다. 원전 폐쇄 드라이브를 건 녹색당이 아니라 점진적 탈(脫)원전론을 펴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스위스는 올 들어 두 차례 국민투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연금 인상과 기본생활비 보장 법안을 폐기하면서다.
스위스인들이 포퓰리즘 법안을 마다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일까. 인구가 적은 스위스는 이따끔 국민투표를 실시해 민의를 확인한다. 행정은 7인의 장관으로 구성된 연방평의회가 맡는다. 이들이 교대로 1년씩 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국민들은 잘 모를 정도다. '제왕적 대통령'을 노려 인기에만 매달리는 정치꾼도 없을뿐더러 있다 하더라도 이에 현혹될 국민도 없다.
스위스인들이 원전을 전폭 지지한 건 아니다. 원전 조기중단에 54.2%의 국민이 반대표를 던져 졸속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을 직시했을 뿐이다. 스위스 정부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반면 녹색당은 2029년까지 원전 5기를 모두 셧다운하자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경우 전력을 수입하거나 새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 원전 3기를 내년에 폐쇄하고 수력발전 등으로 대체하는 데 약 47조원이 소요된다. 스위스인들이 '세금 폭탄'을 우려한 배경이다.
세계적으로 탈원전은 궁극적으론 가야 할 길일 듯싶다. 다만 현실적 대안 부재가 걸림돌이다. 독일이 '원전 제로'를 지향한다지만 원전 강국인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고 있지 않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겪은 석유 부국 러시아조차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에 집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이 더딘 것도 문제다. 핵융합 에너지만 해도 그렇다. 현재의 핵분열 원전에 비해 방사능 안전성 면에서 강점은 있지만, 아직 경제성과는 거리가 멀다. 2007년 개발해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형 핵융합로 '케이스타'의 외벽을 만드는 데 아파트 3000채 분량의 시멘트가 들어갔다니….
스위스인들의 분별력이 그래서 돋보인다. 우리도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 추이를 살피면서 원전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고민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스위스인들이 포퓰리즘 법안을 마다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일까. 인구가 적은 스위스는 이따끔 국민투표를 실시해 민의를 확인한다. 행정은 7인의 장관으로 구성된 연방평의회가 맡는다. 이들이 교대로 1년씩 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국민들은 잘 모를 정도다. '제왕적 대통령'을 노려 인기에만 매달리는 정치꾼도 없을뿐더러 있다 하더라도 이에 현혹될 국민도 없다.
스위스인들이 원전을 전폭 지지한 건 아니다. 원전 조기중단에 54.2%의 국민이 반대표를 던져 졸속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을 직시했을 뿐이다. 스위스 정부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반면 녹색당은 2029년까지 원전 5기를 모두 셧다운하자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경우 전력을 수입하거나 새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 원전 3기를 내년에 폐쇄하고 수력발전 등으로 대체하는 데 약 47조원이 소요된다. 스위스인들이 '세금 폭탄'을 우려한 배경이다.
세계적으로 탈원전은 궁극적으론 가야 할 길일 듯싶다. 다만 현실적 대안 부재가 걸림돌이다. 독일이 '원전 제로'를 지향한다지만 원전 강국인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고 있지 않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겪은 석유 부국 러시아조차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에 집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이 더딘 것도 문제다. 핵융합 에너지만 해도 그렇다. 현재의 핵분열 원전에 비해 방사능 안전성 면에서 강점은 있지만, 아직 경제성과는 거리가 멀다. 2007년 개발해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형 핵융합로 '케이스타'의 외벽을 만드는 데 아파트 3000채 분량의 시멘트가 들어갔다니….
스위스인들의 분별력이 그래서 돋보인다. 우리도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 추이를 살피면서 원전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고민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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