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종합]따뜻한 격려 "3년의 노력이 좋은 결실로"

배동민 2016. 11. 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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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광주 동구 26지구 25시험장(전남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16.11.17.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제26지구 제10시험장인 광덕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2016.11.17. guggy@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배동민 신대희 기자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광주 지역 시험장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생들을 위한 교사와 후배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이어졌다.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입실 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을 순찰차와 구급차, 오토바이에 태운 경찰과 119 대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 차분하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

수능 한파는 없었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광주 8.6도를 비롯해 순천 8.0도, 목포 7.4도, 담양 5.9도, 장성 5.7도 등을 기록했다.

광주는 예년(3.5)보다 5도 이상 기온이 높았으며 전남 지역도 2~3도 가량 높은,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날씨만큼 시험장 앞은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로 채워졌다.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제26지구 제10시험장) 정문에는 송원고 2학년 학생 4명이 오전 6시부터 자리를 잡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만'이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선배들에게 사탕과 초콜릿을 건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원고 학생회 소속인 2학년 정수민(17)양은 "오늘 하루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처럼 긴장하지 말고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어 "최근 최순실과 정유라 때문에 수험생 언니, 오빠들의 사기가 말이 아닌 것 같다"며 "시국을 비판하는 피켓도 생각했지만 미리 준비한 것만 가져왔다"고 전했다.

장휘국 교육감도 이날 오전 광덕고를 찾아 '수능 너의 꿈을 위하여'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으라차차'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매년 응원의 열기로 넘쳤던 전남여고(제26지구 25시험장) 앞은 예년보다 차분했다.

후배들의 격정적인 응원 대신 들어가는 자녀를 가만히 안아주는 부모, 초콜릿과 사탕을 건네며 격려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

숭일고(제26지구 제12시험장) 정문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 속에 수험생들의 입실이 이뤄졌다.

살레시오고 학생들이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교가를 부르며 선배들의 고득점을 기원했지만 대부분 캔커피와 차, 초코바를 건네며 조용히 응원했다.

'3학년 재수 없다' '잘 보고, 잘 듣고, 잘 찍고' '고생 끝 낙이 온다' '정답 폭격기'라는 피켓이 눈에 띄었지만 함성이나 응원가는 울리지 않았다.

빛고을고 남지윤 영어교사는 "예년과 달리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교사들만 응원하기로 했다"며 "전반적으로 응원 분위기가 줄고 있는 추세다. 모든 수험생들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고 학생 4명은 담임교사에게 큰 절을 한 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잘 보고 오겠습니다"라는 말로 은사와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더 긴장한 부모와 교사

교사들은 제자들보다 더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광덕고 앞에서 만난 전남고 수학교사 강수연(29)씨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제자들마다 손을 잡고 "차분히 잘 봐"라는 말을 반복했다.

또 다른 교사들은 "오늘은 졸면 안 돼", "점심은 적당히 먹어야 해", "오늘 내가 좋은 꿈을 꿨다"며 제자들을 응원했다.

학부모들의 애타는 마음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한 어머니는 늦둥이 아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기도했다. 교문을 지나 들어가는 아들을 안고 차마 놓지 못하는 어머니들도 있었다.

"아들에게 끝나면 연락하라고 휴대전화를 줬다. 혹시 시험장에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잘 챙겨달라"는 아버지의 부탁 전화도 이어졌다.

"실내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발이 차가워 시험을 망칠까 걱정된다"는 한 어머니의 걱정에 학교 관계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

광덕고 앞에서는 굳게 닫힌 정문 사이로 한 어머니가 "2고사장에 있는 아들에게 (아날로그)시계를 전달해 달라"며 애타는 목소리로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 수험생 총알 수송…경찰·119도 분주

수능 날 늦잠으로 지각하거나 수험표를 집에 두고 온 학생들의 모습도 빠지지 않았다.

광덕고 앞에서는 이날 오전 8시20분께 경찰 112 순찰차를 타고 학교 안까지 들어가는 수험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7시45분께 전남 여수시 주삼동에서는 어머니 차를 타고 가던 수험생이 길을 잘못 들어 119 구급차의 도움을 받았다.

전남여고에서 시험을 치르는 한 학생은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왔다"며 격려나온 교사에게 울면서 토로했다. 교사는 감독관을 통해 팩스로 수험표를 재발급받도록 조치했다.

수험표는 챙겼지만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학생의 부모가 입실 통제 시간에 맞춰 다급하게 학교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 북구 제일고등학교에서는 "시계를 챙겨오지 않았다"며 당황하는 수험생 김모(18·여)양에게 의무경찰이 자신의 시계를 건네기도 했다.

광주와 전남에서 경찰의 도움을 받은 수험생들은 32명씩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시험장 수송 24건, 시험장 착오 수송 2건, 신분증 및 수험표 전달 4건, 기타 2건이었으며 전남은 시험장 수송 25건, 신분증 및 수험표 전달·기타 7건이었다.

소방 당국의 도움을 받은 수험생들은 광주 1명, 전남 4명이다.

◇ 병원서 수능 치르기도

광주는 수험생 2명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2017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지난 15일 밤 뇌출혈 증세를 보인 남학생이 광주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척추를 다친 여학생은 광주의 한 종합병원 입원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

전남에서는 완도에 살고 있는 수험생 김모(18)군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 병실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병원 시험장 학교로 운영해 파견관 1명, 감독교사 3명, 경찰관 2명 등 6명을 각각 병원에 보내 감독을 하고 있다"며 "시험 시간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세 학생 모두 상태가 양호해 시험을 보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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