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은 약사에게, 악기는 낙원상가 전문가에게!.. 김광석·한대수 등 뮤지션들의 聖地

강정미 기자 2016. 11.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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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악기 천국' 낙원상가
'6현의 오케스트라' 기타.. 우쿨렐레는 가격 저렴해 진입장벽 낮아
바이올린, 직접 소리 듣고 골라야.. 알토 색소폰 가장 많이 불어

"여기가 김광석 단골 가겐가요?" 1987년부터 낙원악기상가 2층을 지켜온 '경은상사'에는 가수 김광석 이름을 대며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통기타 전문 매장으로, 생전 김광석이 김지화(59) 대표와 호형호제하며 악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던 곳이라 팬들 사이 소문 난 곳이다. "대학로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동안 광석이가 그렇게 오라고 했는데 안 가본 게 후회되네요." 경은상사는 180년 전통의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 '마틴(Martin)'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 곳이기도 하다. 올해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마틴에서 헌정한 52대의 'M-36 김광석 트리뷰트 에디션' 한정판을 주문받고 있다. 고가의 빈티지 기타도 뚝딱 수리해내는 곳이라 한대수, 송창식, 서유석, 한동준, 박학기부터 곽진언, 김필 같은 신예들까지 뮤지션 단골이 많다.

악기의 성지(聖地)라고 불리는 낙원악기상가. '세계 최대의 악기 상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곳엔 총 300여 개의 전문 악기 매장이 모여 있다. 악기는 물론 음향기기,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악기 수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낙원악기상가에선 원하는 악기는 물론이요, 못 구하는 악기가 없다고 하지요." 낙원악기상가 유강호 번영회장의 말이다. 종로에 1969년 세워진 낙원상가는 우리나라 주상복합건물의 효시(嚆矢)로, 마치 필로티 건물처럼 1층이 뻥 뚫려 왕복 4차선 삼일대로가 통과한다. 건물 지하에 낙원지하시장이, 2·3층에 낙원악기상가, 4층에 실버영화관과 야외공연장·합주실이, 6층부터 16층까지 낙원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종로와 율곡로를 잇는 왕복 4차선 도로 개설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인근 상권과의 상생을 고민해 내놓은 묘안이었다. 개발 강풍으로 철거 위기도 맞았지만 보존 가치가 재평가되며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곳을 터줏대감처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1976년 문을 연 '한양악기'는 한 자리에서만 40년째,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가업을 이어 새 역사를 쓰는 중이다. 최신해(44) 대표가 악기 제작과 수리 기술을 배우러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것도 가업을 잇기 위해서다. 아버지는 클라리넷 전공자였다. 누나는 비올라를 했고 최 대표의 딸은 바이올린을 배운다. 40년 넘도록 한 자리에 있다 보니 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는다.

'에클레시아'는 기타와 우쿨렐레 전문 매장이다. 기타가 낙원악기상가의 베스트셀러라 손님이 많다. 통기타부터 전자기타까지 종류와 색상도 천차만별. 박주일(51) 대표는 "10대부터 60대까지 기타를 찾는다"면서도 "요즘엔 사나흘 연습하면 한 곡 뚝딱 연주할 수 있는 우쿨렐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고 했다. "작아서 휴대하기 쉽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니까요." 최근엔 아코디언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중앙악기 원정숙(60) 기획실장은 "손풍금이라고도 하는 아코디언은 중장년의 향수를 자극하고 트로트와 같은 전통 가요 가락과 잘 어울려 수요층이 늘고 있다"고 했다.

[E ditor's Pick] 낙원상가 추천 베스트-반려악기 입문자용 악기

1 기타

‘6현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기타는 가성비 좋고 대물림해 쓸 수 있는 반영구적 악기다. 국산 기타 중에도 섬세하고 음질 좋은 저렴한 제품이 많은 편. 디자인과 소리 둘 다 만족시키는 덱스터(dexter) AD-100S는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만하다. 30만원대. (에클레시아 02-742-6009)

2 우클렐레

배우기도 쉽고 가격이 저렴해서 진입 장벽이 낮은 악기 중 하나다. 그래도 15만~20만원대 제품은 돼야 기본을 갖췄다고 본다. 와일드우드(wildwood)의 WS300K는 자개가 더해진 디자인은 물론 소리도 부드러워 입문자 들이 연주하기 좋다. 25만원. (에클레시아 02-742-6009)

3 바이올린

성인이라면 사이즈를 바꿀 필요 없이 한번 구매해 쭉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고를 때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현악기는 브랜드가 없어 전문가 조언이 더욱 중요! 입문자용으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JY베르나드(Bernarde) 300호를 추천한다. 50만원대. (지윤악기 02-741-1016)

4 색소폰

부는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 색소폰이 비싸다고 소리가 잘 나고 싸다고 소리가 안 나는 게 아니다. 야마하 제품을 가장 추천할 만하다. 색소폰은 총 8종으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알토 색소폰이 음역대가 자유롭고 모든 곡을 소화할 수 있어 입문자들이 애용한다. 야마하280YAS, 105만원. (베델악기 02-744-6502)

5 아코디언

이탈리아 제품이 가장 유명하고 많이 쓰이지만 고가(高價)다. 입문용이라도 건반이 34건, 60베이스 이상을 충족하면 된다. 건반과 베이스가 이보다 낮으면 코드가 부족해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많지 않다.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한 리베라(RIVERA)Ⅱ는 34건 60베이스. 85만원. (중앙악기 02-3672-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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