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는 조금만 주세요" 급식 가리는 아이들 어떡하나

2016. 11. 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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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도민이 많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급식. 화가 나서 미칠 거 같네요'라는 제목에 제주시 한 학교 급식 사진과 함께 "사진을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학교장은 "모든 학생에 정량을 배식하자 한 학부모는 '아이가 싫다고 한 반찬을 왜 배식하느냐'고 전화하기도 했다"며 "채소를 안 먹는 아이가 있는 반면 두세 번씩 더 먹는 아이들도 있다. 전교생이 1천여 명인데 좋아하는 메뉴를 달라는 대로 더 주거나 먹기 싫다는 걸 억지로 먹일 순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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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싫다는 반찬 적게 주면 부실해져..학부모 "잔반 나오더라도 정량 줘라" 도교육청 "정량 배식하고 편식지도 강화..메뉴 개선 노력하겠다"

먹기 싫다는 반찬 적게 주면 부실해져…학부모 "잔반 나오더라도 정량 줘라"

도교육청 "정량 배식하고 편식지도 강화…메뉴 개선 노력하겠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지난 3일 제주도민이 많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급식. 화가 나서 미칠 거 같네요'라는 제목에 제주시 한 학교 급식 사진과 함께 "사진을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주도 내 모 초등학교 급식 사진

지금은 삭제된 이 글에 첨부된 사진 속 식판에는 밥과 국은 가득 있는데 반찬은 김치 조금과 감자 한 조각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밥을 다 먹기에는 반찬이 터무니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다른 사진은 식판 3개가 나란히 있는데 반찬 칸에는 포도 네다섯 알과 생선튀김 한 조각이 들어있고 나머지 한 칸은 브로콜리가 한 조각 있거나 비어있었다.

이 글에는 '채소도 애들이 좋아하는 형태로 조리하면 잘 먹을 텐데 학교에서 고민을 안 하나 보다', '반찬 종류도 양도 진짜 너무하다',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어린이집 급식도 저것보단 잘 나오던데 사진 보니까 화가 난다'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반면 '저학년은 배식할 때 보니까 조금만 주세요, 안 먹을래요 주지 마세요 라고 애들이 말하던데요. 입맛에 맞지 않아 안 먹겠다고 했을 수도 있다', '애들이 안 먹는다고 해서 안 받은 건 아닐까요' 등의 의견도 제기됐다.

이 사진은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급식을 모니터링하다가 촬영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지난 7월 급식 배식 지원 겸 모니터링을 해보니 급식의 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2학기 들어 2주 간격으로 불시에 모니터링하다가 이런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확인하다 보니 감자 한 조각을 받은 아이는 당일 닭볶음탕이 주메뉴로 나왔는데 닭고기를 먹기 싫다고 해서 감자만 받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한 브로콜리와 생선튀김이 메뉴로 나온 날은 아이들이 해당 음식들을 먹기 싫다고 했고, 잔반이 많이 나올 것을 우려해 적게 배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부모 A씨는 "잔반이 생기더라도 정량만큼 다 배식해달라. 메뉴도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개선하고 밥을 다 먹을 수 있는 만큼 반찬을 충분히 달라고 요청했고, 학교에서도 요구를 수용했다"며 "당장 싹 바뀌긴 어렵겠지만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고, 모니터링은 수시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학교장은 "학부모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여 보조메뉴 열량을 낮추고 주메뉴 양을 늘리는 방안 등 메뉴 개선 방법을 고민해보기로 했다"며 "아이들이 고기류의 주메뉴 등은 더 달라고 하는데, 양이 정해져 있어서 더 주기 어렵다. 다만 밥과 김치 등은 자율배식대에 충분히 배치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장은 "모든 학생에 정량을 배식하자 한 학부모는 '아이가 싫다고 한 반찬을 왜 배식하느냐'고 전화하기도 했다"며 "채소를 안 먹는 아이가 있는 반면 두세 번씩 더 먹는 아이들도 있다. 전교생이 1천여 명인데 좋아하는 메뉴를 달라는 대로 더 주거나 먹기 싫다는 걸 억지로 먹일 순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연합뉴스TV 캡처]

이번 논란은 다행히 학교 측과 학부모의 소통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하며 원만히 마무리됐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급식교육과 올바른 식생활 교육을 강화하고 급식 개선책도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학생들이 먹기 싫다고 해도 정량을 배식한 뒤 편식지도를 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돕기로 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야채를 기피하는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주간식단을 안내할 때 가정통신문을 통해 채소의 우수성을 홍보한다.

몸에는 좋지만 아이들이 기피하는 식재료를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기 위해 각 영양사가 개발한 메뉴 우수사례를 모아서 안내하는 등 식단 개발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순관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학부모들도 오늘은 급식이 확실히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미 불신이 커진 만큼 앞으로 요구사항을 충분히 듣고 학부모들이 타 학교 급식도 먹어보면서 건강한 급식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며 "교육청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식생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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