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지일 교수 "최순실, 최태민의 후계자라는 개연성 있다"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아버지 고(故) 최태민씨가 목사로 행세하기 전 저명한 무속인이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당대의 무당으로 활동하던 최태민씨가 목사 직위를 급조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 이어 딸인 최순실씨까지 대대로 권력 곁에서 사리사욕을 챙겼다는 것이다.
사이비종교 전문가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최태민을 목사라는 호칭을 통해서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태민을 목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지 그가 1975년도에 급조된 목사 호칭을 가졌기 때문인데 저희 선친이 수집한 모든 자료들과 최태민을 설명하는 모든 자료들은 그가 기독교 목사가 아니라 한국의 여러 사이비 종교 단체들처럼 종교 혼합주의 배경을 갖고 있는 무속인, 혹은 유사 무속인인 것을 노출해 주고 있다"며 "목사는 그의 어떤 사리사욕을 위한 필요성에서 급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 교수의 아버지는 한평생 한국 사이비·이단종교를 연구하며 해악성을 알리다 1994년 피살된 탁명환씨이다.
탁 교수는 "선친께서 1973년 한국 신흥종교들을 연구했는데 '원자경'이라는 인물의 활동이 눈에 띄어 1973년에 직접 만나 자료들을 입수하고 그가 활동했던 상황들을 조사를 했다"며 "두 번째 만남은 이듬해인 1974년 이루어졌는데 그런 활동을 확대하고 있던 최태민과 다시 만나 자료를 얻고 만나서 대화를 나눈 기록들을 남기셨다"고 증언했다.
탁 교수는 원자경에 대해 "그 당시에 '영세계 칙사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자기가 '영적인 세계에 빙의를 전수하겠다, 불치병도 고치겠다' 이런 광고들을 냈다"고 탁 선생이 1988년 월간지 '현대종교'에 기록한 글을 소개했다.
이어 "당시 어떤 예식장에서 제(祭)를 가졌는데 계룡산에서 활동하는 교주들, 무속인들 기십명이 참석했다. 선친의 기록을 그대로 보면 원자경, 즉 최태민 앞에 무당이 오면 절을 하고, 또 최태민의 치료를 무당이 받게 되면 신기(神氣)가 떨어져서 무당업을 폐업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기록들로 보면 어쨌든 최태민이 무속인이면서 주변 무속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을 자기에게로 끄는 능력은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탁 교수에 따르면 탁 선생과 최태민씨는 1974년 수차례 만남을 가진 뒤 연락이 끊겼고 1975년 다시 만나게 된다.
탁 교수는 "1975년도에 갑자기 선친께서 구국선교단에서 활동하는 최태민이라는 인물을 보게 됐는데 그 인물이 바로 원자경이라는 걸 알게 됐다. 직접 구국선교단 사무실로 찾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최태민)이 당황하면서 선친과의 관계가 그때부터 굉장히 어색해졌던 것으로 기록들에 나타나 있다. 불과 1, 2년 만에 무속인 원자경이 목사 최태민으로 바뀌어 있었으니 그것을 그 스스로도 선친에게 설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탁 교수는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형성되고 난 뒤에 예장종합이라는 교단에서 안수를 받았다고 한다. 선친의 기록을 보면 최태민이 주관하던 기독교 행사에서 최태민이 역할을 맡기 어색했을 정도로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고 목사로서의 역할도 어색했던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목사 안수가 어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기보다는 급조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친의 기록을 토대로 "그 당시에 구국십자군에서 활동하던 핵심 인물들이 파란 군복에 고급 계급장을 붙이고 무소불위로 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계시다. 선친께서 쓴 그 글의 제목은 '부끄러운 권력의 시녀 목사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제목을 통해서 구국십자군에 대한 선친의 평가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통경찰들한테도 호통을 쳤다거나 등의 에피소드들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탁 교수는 최태민의 딸 순실씨가 박 대통령 곁에서 영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란 일각의 추측에 대해 "종교적으로 공식적인 후계자로 정하는 의식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역할에 있어서 동일한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후계자라고 하는 데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일제강점기부터 늘 정치권력에 기대고 정치권력을 통해서 부족한 자신의 정통성을 위장하고, 사리사욕을 채워왔던 것이 한국 사이비 종교의 역사"라며 "이렇게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 혹은 사이버 종교의 역기능이 나타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의 종교에 대한 건강한 견제기능이 이 기회를 통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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