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양 접고, 수출-내수성장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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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송파·서초·강동구 등 강남 4구와 경기 과천시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신임 경제 사령탑인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새로운 거시경제 정책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때문에 임종룡 경제팀은 금융-부동산 등 미시적인 현안 관리에 집중하고 김 후보자가 거시 정책의 큰 방향을 직접 챙기는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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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유일호 부총리가 진두지휘했지만 사실상 부총리로서 임 후보자의 첫 번째 정책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후보자는 지명 직후 “성장을 위한 (부동산) 투기를 허용하지 않겠다. 투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경제적 폐해”라며 자신의 정책 소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책이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컸다고 평가한다. 애초 부동산을 시작으로 해 소비 진작-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에서만, 그것도 분양권 및 신규 아파트 거래에서만 돈이 도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부동산 부양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단기적인 성장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고정자본형성 기여도가 0.6%포인트였는데 여러 요소 중 건설투자(0.6%포인트)만 기여했을 뿐 설비투자와 지적재산 생산물 투자 기여도는 ‘0’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선택이 결과적으로 경제 체질 개선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부양에 따른 착시 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정부가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바탕으로 내수 촉진과 수출 활성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부동산은 특정 지역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되 적극적인 확장정책으로 경제가 일시에 위축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사회정책 전반에 걸쳐 지휘권을 행사하겠다”는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에도 눈길이 쏠린다. 김 후보자가 평소 규제개혁, 복지재정 확대, 소득세 면세자 축소 등을 강하게 주장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새 경제팀의 경제 정책에 이러한 색채가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 사회 부분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김 후보자는 올 2월 동아일보 칼럼에서 “증세 없는 복지만을 고집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중간계층의 부담이 수반되지 않는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복지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임종룡 경제팀은 금융-부동산 등 미시적인 현안 관리에 집중하고 김 후보자가 거시 정책의 큰 방향을 직접 챙기는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임 후보자와 김 후보자 모두 실질적인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해 거시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꿀 정도의 큰 변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국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두 사람의 주요 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정도의 현상 유지·관리 외에 뚜렷한 대안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강유현·신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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