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임종룡 "투기는 용납될 수 없는 폐해"..강남재건축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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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진원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아파트 투기 열풍에 사실상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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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진원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아파트 투기 열풍에 사실상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전격적인 개각 발표 후 1시간 반 만인 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에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일성은 ‘위기’와 ‘안정’이었다.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위기 요인을 안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부총리 내정자로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해 소비와 투자의 활력을 살려나가되 가계부채 안정과 기업구조조정의 차질 없는 수행, 공공부문과 노동, 교육, 금융분야 4대 구조개혁 완수, 민생안정, 경제부처의 유기적인 협력 등 4가지 중점 추진 과업을 밝혔다.
단연 관심은 3일 오전 발표할 예정인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 대한 발언이다. 임종룡 부총리 내정자는 2014년 최경환 부총리의 LTV(주택가격대비대출비율)와 DTI(소득대비대출비율)를 포함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은 당시 경제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정책 대안이었다면서도 “성장을 위해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밝혔다.
[SBS 뉴스 사이트에서 해당 동영상 보기]
대표적인 부동산 투기 조장 정책으로 지목돼 온 아파트 분양권 전매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재건축 아파트 재당첨 횟수 완화, 분양가 자율화 등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모든 경제부분에서 소비와 투자가 활력을 잃은 상황에서 그나마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주택투자 열풍이 갑자기 냉각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역풍이다. 지난 3/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3분의 2를 건설투자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주택투기 바람을 연착륙시키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시작된 국내 정치의 불안에 미국의 대선과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2일 코스피는 28.45p가 하락한 1978.94로 2천선이 붕괴됐고, 코스닥 지수는 3.24%(20.32p)가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이제 ‘탐욕’의 반대편인 ‘공포’ 분위기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 31일 발표된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은 그저 일시적인 연명을 위한 대책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대책을 담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꺼번에 대규모 실직사태와 금융부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혈세만 더 투입하고 오히려 부실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이 위기에 빠진 해운 3사의 컨테이너 선 분야를 통합 운영하기로 한 정책과 너무 대조된다는 얘기다.
세종대학교 김경원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를 ‘화전민 경제’라고 불렀다. 우리의 경제정책이 큰 그림 없이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오랫동안 보존하고 관리해 함께 먹고살아야할 생활터전을 불태워 버리는 정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투기는 용납될 수 없는 경제적 폐해’라고 규정했다. 그 말의 이면에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이 과실을 따 먹는 경제정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깔고 있다. 판돈을 걸고 좋은 자리를 차지해서 매매차익을 남기기보다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성과를 내는 경제주체가 대우받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은 임 내정자의 말대로 위기상황이다. 과속하는 분야에 대해 제동을 걸되 자동차가 뒤집히지 않도록 미세조정이 필요하다. 위기가 닥친 분야에 대해서는 부양을 하되 수익자 부담원칙을 지키고 불로소득을 허용해선 안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확장적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면 철저하게 투입대비 산출이 제대로 나는 분야에 투입하고, 정부의 사업이 민간분야를 침해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부담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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