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총리 교체]정국 타개 '김병준', 경제 돌파 '임종룡' 꺼냈지만..정국은 악화일로

성현희 2016. 11. 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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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정국 타개 카드로 `김병준 총리`를 택했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김 신임총리가 `원조 친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최근 들어 친노 계열과 거리를 두고 있는데다 이념적으로 중립적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수월하게 발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신임총리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시국에 대한 인식수준과 정국을 풀어가는 접근방식에 국민들이 문제를 삼고 있다"면서 "이러한 `마이웨이` 방식의 정국 돌파 카드는 불신만 깊어져 정국을 더욱 경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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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정국 타개 카드로 `김병준 총리`를 택했다. 비상정국 수습을 위해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로, 대한민국 경제호를 살릴 구원투수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각각 내정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고위 참모 5명을 한꺼번에 물러나게 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단행된 2차 인사 교체다.

개각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수렁`에서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다시 한 번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야권은 일제히 맹비난했다. 급기야 내각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면 거부키로 하면서 정국은 경색됐다. 박 대통령이 꺼내든 난국 수습 개각카드가 흔들리는 국정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무현의 브레인 `김병준` 통할까

참여정부 출신 총리 발탁은 파격적이다. 새 내각 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 핵심브레인으로 통한다. 참여정부가 실시한 개혁정책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행정복합도시 이전, 부동산 정책, 전자정부 등 당시 수립된 대부분의 주요 정책이 입안 단계부터 집행과 점검에 이르기까지 김 신임 총리 내정자 손을 거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벼랑 끝에 몰리면서 야권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 신임 총리를 지명했다. 야권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책임총리제 도입으로 국정농단 사태까지도 수습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김 신임총리가 `원조 친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최근 들어 친노 계열과 거리를 두고 있는데다 이념적으로 중립적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수월하게 발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기대와는 달리 국정 상황은 악화일로다. 무엇보다 여야에 의견을 구하는 절차가 없었다. 김 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준부터 힘들어졌다. 박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여전히 국정 주도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야당은 “일방적인 총리 지명은 야당과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반박했다.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조차도 총리 지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신임총리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시국에 대한 인식수준과 정국을 풀어가는 접근방식에 국민들이 문제를 삼고 있다”면서 “이러한 `마이웨이` 방식의 정국 돌파 카드는 불신만 깊어져 정국을 더욱 경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종룡 부총리, 경제 살리기 최후 처방

경제부총리 교체는 사실상 `깜짝` 인사다. 총리 교체 이후 순차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고 없이 이뤄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기획재정부 내부도 당황했다.

임종룡 카드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경제정책과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자 `마지막 승부수`로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경제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가 감소하는 `트리플 침체`에다 수출 부진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임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금융·경제 정책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려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언젠가는 중용될 것이란 얘기들이 계속해서 나돌았을 정도로 임 내정자의 능력은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다. 임 내정자는 이로써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에서 이어 장관급 직책만 세 번째로 맡게 됐다.

임종룡 내정자는 “엄중한 경제상황 하에서 경제부총리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현재의 대내외적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위험요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대 구조개혁은 우리 경제의 생존과 성장 능력 확충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특히 안정적 거시경제 관리를 위해 가계부채를 철저치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총리·부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태라 자칫하면 식물 내각 사태마저 초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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