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진단>"저금리 탓 시중 유동자금 부동산 시장에 과다 유입" 73%

최재규 기자 2016. 11. 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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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택) 시장 거품(버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월 말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거품이 우려된다’와 ‘거품이 아니다’라고 각각 14명(46.7%)이 응답, 팽팽하게 맞섰다. 20명(66.7%)이 저금리를 부동산시장 활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았고, 이어 각 5명이 투기 수요(5명·16.7%)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꼽았다. 주택 공급 과잉 우려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는 의견이 24명(80%)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거품 논란을 떠나서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의 부동산 시장 과다 유입에 대해서는 22명(73.3%)의 전문가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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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30명 설문

부동산(주택) 시장 거품(버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규제를 두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서울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탓이다. 이런 사이 지방 중소도시는 ‘청약자 제로(0)’단지도 속출하는 등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혼선의 본질은 현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시장에 대해 정부가 명민한 판단과 대책을 내놓지 못한 탓이 크다. 주택 공급과잉 논란에 이어 버블 논란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는 10월 24~28일 건설·부동산 관련 학계, 연구기관, 건설업계, 민간 리서치 회사 등의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버블 논란을 진단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나오는 ‘거품 논란’의 진원지이자 현재이다. 서초구 반포에서 촉발된 고분양가는 강남구 개포주공 단지에서 논란으로 비화했고, 이어 강남권 전체 재건축단지 집값 급등으로 번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월 말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거품이 우려된다’와 ‘거품이 아니다’라고 각각 14명(46.7%)이 응답,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2명(6.7%)은 ‘거품’이라고 명확히 했다. 16명이 ‘거품’을 경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격 급등에 대해 미래가치를 반영한 정상적인 오름세(18명·60%)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올라 거품이라는 의견(7명)과 일시적인 급등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5명)도 많았다. 12명이 거품으로 단정한 것이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상승 등 부동산 시장 활황에 대해서는 전문가 다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명(66.7%)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올 하반기에 가격 상승이 끝날 것(4명·13%)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있었지만,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6명·20%)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에 대해 저금리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20명(66.7%)이 저금리를 부동산시장 활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았고, 이어 각 5명이 투기 수요(5명·16.7%)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꼽았다.

실수요자 주택 구매(입주 기준)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의미심장한 답변이 나왔다. 응답자의 절반(16명) 이상이 2018년 이후(2019년)를 노리라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버블’ 이라는 인식과 공유하는 대목이다. 현재는 버블 시기인 만큼 버블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시기인 2018년 이후를 내 집 마련의 적기로 본 것이다. 다만 30%(9명)가 내 집 마련 적기를 ‘올해 안’, 16.7%(5명)가 ‘내년 이내’를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가격 급등 여파에 대해 대부분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93.3%(28명)가 ‘일부 지역과 그 주변부 등의 급등에 그쳐 국지적인 영향이 존재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거품 우려와는 달리 ‘급등세 종료 후 폭락’에 대한 답변은 한 명도 없었다. 또 2명(6.7%)은 특별한 급등 상황이 아닌 만큼 여파는 없을 것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은 ‘거품’과 ‘거품 우려’로 응답한 질문과 배치돼 주목된다.

정부의 현재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조금 더 우세했다. 14명(46.7%)의 전문가가 전반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의견을 밝힌 가운데 잘못된 부분도 있다는 의견 15명(50%), 방향 전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전문가도 1명(3.3%)이 있었다.

주택공급 과잉 논란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았다. 주택 공급 과잉 우려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는 의견이 24명(80%)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더 많은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1명)도 있었다. 하지만 명백한 공급 과잉이라는 의견도 5명(16.7%)이나 됐다.

주택시장의 침체 혹은 회복 시기에 항상 언급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현재 최대 70%)의 적정선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LTV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전문가 16명(50% 이상 12명, 50% 미만 4명)이 LTV 적정선을 50% 내외로 보았다. 다만 60% 이상도 14명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자금의 과도한 부동산 시장 유입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거품 논란을 떠나서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의 부동산 시장 과다 유입에 대해서는 22명(73.3%)의 전문가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시장으로 편중 유입돼 심각하다는 전문가도 2명 있었다. 하지만 지방의 청약률 제로 사태 등을 감안해 보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도 6명(20%)이나 됐다.

최재규·김순환 기자 jqnote91@munhwa.com

설문조사에 응해 주신분

△강석태 GS건설 상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대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이사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노형기 포스코건설 상무 △박병찬 리얼피에셋컨설팅 대표 △박승화 대한건설협회 시장개척 실장△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종복 미소부동산연구센터 원장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 △배선용 대림산업 상무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엄수원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 △우윤석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 △유승하 현대건설 전무 △윤주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이동준 엠디엠한국자산신탁 전무 △이만호 삼일피시엠 대표 △이성원 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위원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정창두 대우건설 상무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조인창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한부연 부영주택 상무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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