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부동산]① 집값, 쉬어가나.."정부 대책 수위가 관건"

온혜선 기자 2016. 11. 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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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조정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정부 대책이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신 청약 1순위 요건 강화로 끝난다면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정부 규제 수위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며 "지금 부동산 시장을 잘못 건드리면 집값이 급락하고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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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오르는가 하면 아니고, 내려간다 싶으면 또 들썩이기 시작한다. 볼 때마다 다르고, 이를 보는 시장 해석도 제각각.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엇갈린 해석들과 갑론을박인 상황을 조선비즈가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세기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김규정 NH 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세무팀장,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

“오를까, 내려갈까?”

부동산 매매 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집값 등락에 대한 전망이다. 계속 오를 것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시장 열기가 꺼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만만찮다. 여기에다 오는 3일 달궈진 시장을 진정시킬 부동산 대책 발표도 예고된 터라 집값 전망을 시원하게 내놓기 힘들어졌다. 강남의 재건축 단지 상승세도 눈치보기 때문이지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조선비즈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문가 10명 중 5명은 “집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3명은 “정부 규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고, 나머지 2명은 국지적 상승을 점쳤다.

◆ 급락 없어도 집값 조정 받을 것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짧은 기간에 집값이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금리가 낮고,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급매로 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가격 조정기에 들어갔으며, 이 추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조정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정부 대책이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신 청약 1순위 요건 강화로 끝난다면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단기적으로 시세가 하락하고 거래가 줄면서 주택 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장은 “정부가 규제 카드를 만지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고 보금자리론도 사실상 중단됐다”며 “주택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집값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한 해 집값이 급등해 과열 현상까지 빚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잠실주공 5단지. /조선일보 DB

실수요가 탄탄해 집값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 부동산투자자문 TF 팀장은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자로 돌아서고 있다”며 “실제로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떨어지기보다는 완만하게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국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주 수요가 더해지면서 서울의 전세가가 상승하면 매매가도 따라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정부대책 수위 따라 시장 전망 엇갈릴 듯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3일 발표될 대책의 수위에 따라 시장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정부 규제 수위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며 “지금 부동산 시장을 잘못 건드리면 집값이 급락하고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지역별로 정책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규제를 잘 만들면 효과적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대출 규제는 강남 부동산 투자자에게 큰 의미가 없다”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수요자들은 자산이 있어서 대출 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투기과열지구로 정하거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청약 당첨자 가운데 30~40%가 투기 수요인데, 이런 가수요가 제거되면 분양권과 아파트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 분위기가 규제로 인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 공급 상황을 보고 시장을 판단하는 것이 낫다”며 “당장 나올 정부 정책보다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정책 공약들이 나오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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