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계부채 대책 올스톱.. 한국경제 '기·승·전·최순실'
◇ 최순실 게이트
이른바 '최순실 블랙홀'에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가 소비 감소와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올해 1200조원을 돌파해 '우리 경제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최순실 파문이 '조기 레임덕'·관료의 복지부동으로 이어지면서 국회 예산안 심사·처리가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동력을 잃는 등 경제정책이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이 31일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25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조원 늘었다. 가계부채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4년 이후 지속해서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를 웃돌고 있다.
현경연이 국내총생산과 소비자물가지수, CD금리, 주택가격지수, 가계부채 추이 등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말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0.6% 늘어난 13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 말에는 9.8% 증가해 146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연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159%에 이를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2013년~2017년) 들어 5년간 가계 빚은 총 496조원 불어나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증가액인 200조7000억원과 이명박 정부 때의 298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대선 공약 1호로 가계부채 해소를 내걸었던 현 정부의 부채 관리 정책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조규림 현경연 선임연구원은 "정부 정책 수립 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일자리 대책과 서민금융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 각종 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광공업이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마비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4분기를 고비로 경기하강 국면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갤럭시노트7 단종과 파업이라는 악재를 겪은 영향으로 9월 산업 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했다. 소비(소매판매)는 승용차 판매를 비롯한 전체 소비가 4.5% 감소했다. 2011년 2월(-5.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최순실 특검 방식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에 대한 여·야간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와 부별심사 등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부총리 등을 상대로 한 최순실 파문 관련 질문이 쏟아져나오는 통에 흡사 '최순실 청문회'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 '최순실 파문'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올해 12월 2일)을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정치적 리더십은 실종 되는데 경제적 위기는 다가오고 있어 외환위기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국가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두 가지를 함께 진행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정부 부처들간 이견을 조율해야하는 국정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상실하면서 정부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내각총사퇴가 현실화할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 작업이 당분간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이 나라의 경제와 민생을 살피는 콘트롤타워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경제가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국민은 참담한 정치상황과 힘겨운 경제현실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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