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노선 위례신사선 원점..위례신도시 부동산 '먹구름'

정다슬 2016. 10. 3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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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사업포기로 교통난 불보듯"강남 잇는 경전철인데.." 주민 분통현재 입주율 30%..혼잡 가중 될듯강남권 규제와 '겹악재'로 거래 줄듯"지난주 집값 보합세로 돌아섰는데..문의없어 84㎡ 3000만원 빠질듯"
△위례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에 붙여 있는 현수막. [사진=원다연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원다연 기자] 지난 28일 오후 5시께 서울 잠실에서 위례신도시로 들어가기 위한 10차선 규모의 송파대로는 차량이 몰려 움직이기 어려웠다. 차량은 신호마다 멈춰서 잠실역에서 위례신도시까지 6㎞가 안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은 삼성물산이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위례신도시 24단지에 산다는 50대 남성은 “차를 타고 강남까지 출퇴근하는데 50분이 넘게 걸리는데 사업이 또 늦어진다니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위례신도시 트랜짓몰 인근 단지 출입구에 ‘위신선(위례신사선) 말고 뭣이 중헌디!’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삼성물산(028260)이 위례신사선 사업을 8년 만에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정부가 내달 3일 서울 강남권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대책을 내놓는다고 밝힌 가운데 2021년 준공 예정이었던 위례신사선까지 개통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승승장구하던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위례~강남 신사역’ 경전철 개통 지연 불가피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중심부에서 가락시장역와 학여울역을 거쳐 강남 신사역까지 가는 경전철(총연장 14.83㎞)이다. 강남과 직결되는 데다가 정차역 11개 중 8곳이 환승역이어서 위례신도시를 진정한 서울 송파·강남 생활권으로 탄생시키는 황금노선으로 평가됐다.

위례신도시는 현재 몇몇 버스 노선 외에는 대중교통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신도시를 빠져나가 지하철8호선 복정역까지 버스 등을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렇다 보니 모든 주민이 헌릉로와 위례중앙로에 집결되고 출퇴근 교통지옥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전체 4만여가구 중 현재 입주한 가구는 30%(1만 2000여가구) 수준이어서 입주가 늘어날수록 교통난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2019년에는 지하철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우남역이 개통될 예정이지만 신도시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데다가 지하철2호선으로 직결되는 위례신사선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위례신사선의 최초 사업제안자였던 삼성물산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위례신사선 개통은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시는 삼성물산이 사업 포기 공문을 보내는 31일을 기점으로 최초사업제안자 지위를 박탈하고 다른 업체들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에는 삼성물산 외에도 대우건설·두산건설·SK건설·포스코건설·GS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주관사인 삼성물산을 빼고 가장 지분이 높은 회사는 GS건설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GS건설이 삼성물산의 바통을 이을 것이란 소문도 돌았으나 GS건설 관계자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주관사 지위를 획득할 것인지는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내달 3일 서울 강남권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 규제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삼성물산의 위례신사선 사업 철수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중심부에 조성된 트랜짓몰 전경. [사진=원다연 기자]
◇규제 발표 앞두고 매수 문의 뚝…위례신사선 지연 소식에 “악재겹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 3.3㎡당 1969만원에서 지난 28일 기준으로 3.3㎡당 2285만원으로 올해 들어 16% 올랐다. ‘위례 사랑으로 부영’(성남시 소재)의 경우 지난 1월 5억 8960만원(7층)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85㎡형이 이달 8억 3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불과 7개월 만에 2억 4000만원 넘게 오른 셈이다.

그러나 위례신사선 사업 속도가 미진할 경우 이런 상승세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위례신도시는 내달 3일 발표될 부동산 규제 대책을 앞두고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은 전주 0.16% 상승에서 10월 마지막 주 보합세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위례신사선 사업에서 발을 빼자 일대 주택시장은 악재가 겹쳤다는 분위기다. 서판교 사례를 들며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위례신도시보다 한발 앞서 형성된 판교신도시의 경우 신분당선이 지나는 동판교와 지하철역이 없는 서판교의 시세 차가 뚜렷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동판교 대표 지역인 삼평동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376만원이지만 서판교 내 판교동은 3.3㎡당 2181만원이다. 같은 신도시이지만 지하철역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송파구 장지동 M공인중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부동산 규제에 들어간다고 해서 문의도 뚝 끊겼다”며 “여기는 교통이 너무 안 좋아서 위례신사선이 늦어진다고 하면 전용 84㎡형 아파트가격이 2000만~3000만원은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가시장은 이번 소식을 더욱 큰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지동 한 공인중개사는 “위례신사선 개통 지연 소식이 들려온 이후로는 위례중앙역 인근 트랜짓몰에 있는 상가의 경우 호가도 5000만~1억원까지 내리고 매수 문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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