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기업 절반 올해 '마이너스 성장'

[경향신문] ㆍ영업이익·매출 작년보다 감소…전자·자동차·철강 특히 부진
ㆍ제조업 매출도 2년째 줄어들어

올해 국내 30대 대기업 중 절반은 매출 및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자, 자동차, 철강 등 대표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의 성장 부진이 두드러졌다.

재벌닷컴이 지난 28일까지 올해 1~3분기 실적을 발표한 매출 상위 30대 기업(금융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인 15곳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30일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13곳이었고,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곳도 10곳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매출이 148조53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영향으로 1.2% 줄어든 20조1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0.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는 매출이 2.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4조1723억원으로 13.8%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7.2%에서 6.0%로 떨어졌다.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2조3726억원으로 14.6% 증가했지만 매출은 14.0%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도 매출이 각각 21.5%, 15.6%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매출이 17.4%나 감소했으며 구조조정에 힘입어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을 이룬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제조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3% 줄어드는 등 저성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0.3%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2013년 2.1%, 2014년 1.3%에서 지난해 0%대 초반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경제성장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 매출은 지난해 3% 감소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은 2002년 이후 최대폭(23.2%)으로 증가했다.

<목정민·선명수 기자 mo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