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규제 앞두고 강남재건축 3천만~5천만원 하락.."거래실종"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가 강남권 등 특정 지역에 대한 선별적인 규제를 예고한 만큼 모두가 숨죽이고 대책 발표를 기다리고 있네요. 투기과열지구 지정 같은 초강수를 내놓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어요."(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A공인)
정부가 다음 달 3일 부동산 과열 지역에 대한 '선별적·단계적'인 대책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강남 재건축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3000만~5000만원까지 떨어지고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 문의가 따르지 않아 거래는 실종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만큼 오히려 대책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돼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지난 14일 정부의 규제 검토 소식이 처음 전해진 때부터 지리한 관망세가 계속돼 매매 호가가 3000만~4000만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찾는 이가 없어 거래는 전무한 상태다.
연초부터 재건축 열풍을 주도하며 기록적인 가격 상승을 보인 만큼 이번 선별적 규제의 직접적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9억4000만원에 호가되던 개포주공1단지 전용 35㎡ 주택형(구 11평형)은 9억원까지 값을 낮췄으며 옛 13평형인 42㎡ 주택형은 10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오면서 호가가 3000만원 떨어졌다.
개포주공1단지 인근 F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뒤 매수문의가 그야말로 뚝 끊겼다"면서 "가끔 걸려오는 전화는 규제와 관련해 걱정하는 매도자들 뿐"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역시 마찬가지다. 재건축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수직적으로 가격이 오른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물을 구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급매물이 나와도 수요가 없어 거래가 더디다.
이 단지 전용 76㎡(구 34평형)의 경우 지난주 가격을 5000만원 낮춘 급매물이 처음 등장해 화제가 됐으나 현재는 비슷한 가격대의 급매물이 추가적으로 나오고 있다.
인근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한 일부 집주인들이 규제가 나오기 전에 팔고 나오기를 원한다"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가격을 최저가로 낮출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의 경우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한 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72㎡주택형은 종전 시세보다 1000만원 가량 떨어진 15억40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84㎡주택형은 1주일 전 시세인 25억~26억원선에서 소폭 하락했다. 서초구의 경우 높은 입지 선호도로 실수요가 많아 규제 소식에도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집값 상승률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 집값은 지난주 각각 0.02%와 0.03% 떨어졌고 서초구는 0.04% 올라 상승세는 유지했으나 그 폭이 둔화됐다.
한편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이 내수를 지탱하는 상황에서 초강수를 쓰기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예상하는 수준의 대책이 나오면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이 제거돼 반발매수가 몰려 반등할 거라는 얘기다.
개포주공1단지 인근 S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가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만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수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시장 예측대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이나 청약조건 강화 정도의 규제책이 나온다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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